강남발 집값 상승 외곽으로 확산… 강남-강북 간 격차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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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불확실성과 대출 규제에 중저가 아파트 수요 집중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24 10:41:39

▲ 서울 송파구 한 상가 부동산에 잠실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이 붙어 있다. 스카이데일리

서울 아파트값이 6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면서 강남을 중심으로 번지던 집값 상승세가 강북과 서울 외곽까지 확산되고 있다. 강남권의 고가 아파트 매수 부담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저가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며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났지만 강남과의 가격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6% 상승했다. 2018년 9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강남구는 0.75%, 서초구는 0.65% 올랐고 강북권에서도 성동구(0.76%), 용산구(0.71%), 마포구(0.66%) 등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전방위적 오름세를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은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공급 부족 우려,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이 뒤섞이면서 실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서는 ‘패닉바잉’ 현상까지 자극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내달 시행되는 3단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앞두고 대출이 가능한 틈새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외곽으로 향하면서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쏠림이 나타나고 있다.

노원구와 도봉구, 강북구 일대 이른바 ‘노도강’ 지역은 최근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며 주목받고 있다. 월계동 동신아파트(84㎡)는 이달 7억9000만 원에 거래되며 이전보다 4500만 원이 올랐고 중계동 한화꿈에그린 더퍼스트(121㎡)는 13억2900만 원에 손바뀜하며 1억 이상 뛰었다.

서울의 주택 소비심리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5월 서울의 매매 소비심리는 131.5로 상승 국면 기준선(115)을 훌쩍 넘겼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더불어 “지금이 아니면 기회를 놓친다”는 불안 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0을 기록하며 2021년 10월 이후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는 향후 1년 내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소비자가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서울 외곽의 아파트값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약 2만4400가구로 올해(4만6710가구)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공급 부족이 현실화되면 추가 상승 가능성도 있지만 대출 규제 시행 이후에는 거래 감소와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강남-강북 간 가격 격차를 실질적으로 좁히기는 어렵다고 본다. 강남권은 재건축 기대감과 학군, 생활 인프라 등으로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외곽 지역은 대출 규제와 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상승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은 지금 강남의 ‘고공 행진’과 강북·외곽의 ‘키 맞추기’ 사이에서 복잡한 교차점을 지나고 있다. 하지만 수요 이동만으로 구조적인 가격 격차를 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단기적 불장 속에서도 서울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 놓여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 급등에 따른 상대적 저가 인식이 외곽 수요를 자극하고 있지만 이는 착시효과”라며 “격차는 여전히 크고 외곽은 대출 규제에 민감해 상승 여력도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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