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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미흡’ 등급을 받은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 수장들의 자진 사퇴가 이어지고 있다. 경영성과에 따른 철저한 책임 추궁이 직접적 계기이지만 정권교체와 맞물려 정치적 인사 교체의 흐름도 함께 작용하는 모습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등 산하기관장 물갈이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건설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유병태 사장은 최근 국토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유 사장은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미흡(D)’ 등급을 받아 해임 건의 대상에 올랐다. 같은 국토부 산하 에스알(SR)의 이종국 사장 역시 연이은 저조한 평가 결과를 이유로 최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유 사장이 이끈 HUG는 지난해 2조5000억 원대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세보증 사고액만 4조 원에 육박하는 등 재무 리스크가 집중된 기관으로 지목돼 왔다.
SR도 경영관리와 주요사업 관련 정량평가 점수는 전년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평가위원 재량이 반영되는 가점 항목에서 점수가 하락했다. 특히 새로 추가된 ‘국정과제 등 핵심정책 이행 성과’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등급 강등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또한 음주운전으로 정직된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사회적 책임 준수 측면에서도 감점 요인이 있었다.
국토부 산하 기관장들의 잇단 사의로 전체 산하기관 수장 교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도로공사 등 정치권 인사 출신 기관장들에 대한 교체 전망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 밖에도 한국철도공사, 국토안전관리원 등 다른 기관장들도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경영평가를 통해 기관장의 성과를 점검하고 기준 미달 시 해임 건의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주관하는 경영평가는 수익성, 생산성, 효율성, 리스크 관리 등 종합 지표를 반영해 성적표를 매기고 있다. 이번 HUG와 SR의 사례는 그 기준이 인사에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다.
다만 경영성과가 명백한 기준인 것은 분명하지만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인사 교체의 정치적 성격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공존한다. 일각에선 이 같은 흐름이 기관의 정책 연속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산하 기관 내부에선 “낙하산 인사로 새로운 정책 추진이 어렵고 기존 사업도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치권에선 대통령 임기 종료 6개월 전부터는 공공기관장 인선을 제한하는 법 개정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종합해 보면 공공기관장 인사가 경영성과와 정치적 환경이라는 두 변수에 좌우되는 현실 속에서 실질적 성과와 전문성에 기반한 인사 시스템의 정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한 책임 추궁을 넘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정치적 논란과 정책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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