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급 인사 위로 전화” 납북자 가족, 대북전단 중단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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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75주년, 참전기념탑 참배
“남북대화로 생사 확인 계기 되길”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25 16:00:33

▲ 19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경찰이 대북 전단 살포 예방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앞서 납북자가족모임은 지난 14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임진각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하겠다며 집회 신고를 마쳤다. 연합뉴스

납북 피해자 가족들이 정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위로 전화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그동안 이어온 대북 전단 살포 활동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중단 선언은 빠르면 이번 주 안에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24일 오전 경기 동두천시 벨기에·룩셈부르크 참전기념탑에서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 정부 고위급 인사로부터 위로 차원의 연락을 받았다”며 “식사 등 긍정적인 이야기도 나눴다. 피해 가족들과 상의해 전단 살포 여부를 곧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 대표는 “현 정부 인사들은 납북자 문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과거에도 도움을 줬던 분들”이라며 “이번 정부가 반드시 남북 대화를 통해 납북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납북자가족모임은 앞서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 앞 기자회견에서 “납북자 가족 할머니에게 밥 한 끼라도 사며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면 전단을 날리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실제 중단 선언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단체는 내부 논의를 거쳐 오는 7월 10일 집회 신고 마감 전까지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 단체는 올해 4월부터 △임진각(4월27일) △강원 철원(5월8일) △파주 접경지(6월2일) 등에서 전단 살포를 이어왔고, 풍선뿐만 아니라 드론을 활용하는 등 수단도 다양화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북전단 엄정 대응’을 지시한 이후, 정부는 접경지 일대에 경찰 기동대를 배치해 살포 시도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법적 처벌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관련 법 개정도 함께 검토 중이다.

이날 동두천에서 참배가 이뤄진 배경에 대해 최 대표는 “전단 살포로 인해 파주·연천·강화·강원 등 주요 접경지 접근이 어려웠다”며 “아버지가 켈로부대 출신이기도 해 동두천을 참배 장소로 택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의 아버지는 1967년 연평도 근해에서 조업 중 북한에 의해 납북됐고, 과거 6·25 전쟁 당시 미군 산하 비정규 특수부대인 켈로(KLO)부대에서 활약했던 경력이 드러나 1972년 북한에서 처형됐다.

전문가들은 “납북자 가족의 요구는 단순한 보상보다도 생사 확인과 최소한의 인간적 접촉을 바라는 호소”라며 “남북 간 신뢰 회복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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