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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심화시켜 전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지만 방산 시장을 크게 키웠다. 정부가 방위 산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한 가운데 한화그룹이 한국 방산의 선봉에 섰다.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군사비 지출은 냉전 종식 이후 최고치인 2조7180억 달러(약 3912조 원)을 기록했다. 동유럽 국가들은 구소련제 무기를 나토 장비와 호환되는 무기로 바꾸려 하고 있으며 미국 무기를 쓰던 국가들도 미국의 아메리칸 퍼스트 전략으로 대미 의존도를 줄이는 추세다. 중동 국가들 역시 무기 수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가 발표한 전 세계 무기 수출 국가 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무기 수출 10위를 차지했다. 방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말 기준 방산 수출액이 1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정부는 방산 4대 강국을 목표로 컨트롤타워 신설과 방산 수출진흥 전략회의 정례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정책 금융 지원체계 재편과 방산 기업 R&D 세액 감면까지 약속하며 방산 업계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 방산의 선두에 선 기업은 한화그룹이다. 한화는 미국의 군사 전문지 디펜스뉴스가 발표한 2024 세계 100대 방산 기업 순위에서 7계단 상승한 19위를 기록해 한국 기업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한화그룹 방산 일등 공신은 전 세계적으로 명품으로 인정받는 K9 자주포다. K9자주포가 계약 물량을 차질 없이 공급한다면 K9 자주포의 글로벌 자주포 점유율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K9 △한국 △튀르키예 △폴란드 △핀란드 △에스토니아 △인도 △노르웨이 △호주 △이집트 △루마니아 등 10개국에서 운용되고 있다.
또한 노르웨이 국방연구소가 K9 자주포 도입 사업을 평가하며 예산·일정·성능 목표 등을 모두 충족했다는 평가를 내리며 추가 수주 가능성도 생겼다.
여기에 올해 초에는 베트남과 3억 달러(약 4127억 원) 규모 K-9 20문 수출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화그룹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미국 육군의 차세대 자주포 도입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세계 최대 규모의 방산 시장인 미국에 진출할 수 있다면 방산 업계에서 위상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연장로켓 ‘천무’도 힘을 보내고 있다. 2022년 체결한 폴란드 무기 수출 계약으로 지난달까지 126대를 납품했다. 물량 납품 기한은 2027년까지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년 앞당겨 조기 완료할 계획이다. 이집트와도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화그룹의 빠른 납기 능력은 갑작스러운 국제 정세 변화에 맞춰 단시간 내 군사력 강화를 원하는 국가들에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실제로 에스토니아와 프랑스 등은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다연장로켓 하이마스 대신 천무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조9188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며 글로벌 투자를 위한 총알 마련에도 성공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표 당시에는 논란이 됐으나 구주주 청약률 99.59%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확보한 자금은 방산 수출 확대와 인공지능·무인 등 미래 무기 체계 개발 등 핵심 분야에 전략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라며 “이번 유상증자 흥행은 회사가 추진하는 글로벌 방산 리더십 강화 전략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투자 계획이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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