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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자양4동 A구역이 서울시의 정비사업 규제 완화 정책의 첫 적용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조합 직접설립 보조금 동의율 완화’ 제도 적용으로 조합 설립 요건을 앞당긴 이 구역은 최고 49층, 약 3,000가구 규모의 한강 조망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하지만 사업 추진이 빨라지면서 세입자 이주 대책, 기반시설 부담, 고밀도 개발 부작용 등 사전 대비 없는 개발 가속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4일 자양4동 A구역을 직접 방문해 주민 간담회를 열고 “이번 규제 개편은 정비사업의 병목을 풀기 위한 결정”이라며 “사업의 속도와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자양4동을 포함한 주요 정비사업 후보지에 대해 정책적·행정적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자양4동 A구역은 전체 면적 약 13만9000㎡로 노후 주택 비율이 88.5%, 반지하 비율 62.5%, 세입자 비율이 74%에 달하는 주거 낙후지역이다. 한강과 인접한 입지에도 도시개발 지연으로 오랜 기간 방치돼 있었다. 서울시는 이 구역을 2022년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하고 최근 규제 완화 정책을 적용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은 조합 설립 절차 간소화다. 기존에는 주민 동의율이 75% 이상이어야 조합 설립을 위한 보조금이 지원됐지만 이번 제도 개편으로 기준이 50%로 낮아졌다. 자양4동 A구역은 이미 57%의 동의율을 확보하면서 추진위원회 구성 없이 곧바로 조합 설립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이로써 사업기간이 최소 6개월 이상 단축되는 효과를 봤다.
정비계획에 따르면 자양4동 A구역은 지하 3층~지상 49층, 총 2999가구 규모의 주택단지로 조성된다. 이 중 552가구는 임대주택으로 공급된다. 광나루역과 가까운 역세권 입지, 한강 조망권, 성수·건대 상권과의 연계성 등 입지적 이점이 부각되면서 사업성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이 구역은 서울시가 최근 시행에 들어간 정비사업 4종 규제 완화의 첫 실전 무대이기도 하다. 높이 규제지역의 공공기여 부담 완화, 입체공원 도입 시 용적률 완화, 역세권 준주거 종상향 기준 구체화, 선(先)심의제 도입 등 복수의 제도가 이번 사업에 적용된다. 이를 통해 정비계획 입안과 심의, 조합 설립까지의 모든 절차가 대폭 단축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규제 완화에 따른 속도전이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자양4동 A구역은 세입자 비율이 높아 이주·정착 지원, 임대주택 확보 등 주거 취약계층 보호 대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기존 주민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 임대주택 552가구가 포함됐지만 실제 세입자 수요와 보호 범위를 충족할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고밀도 개발로 교통·교육 인프라 부족, 일조권 분쟁, 집값 상승 등 후속 문제도 우려된다. 특히 최고 49층에 달하는 고층화는 인근 지역 주민과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다. 서울시의 주의깊은 관리가 요구된다.
자양4동 재개발은 정비사업의 새로운 속도와 방향을 보여주는 시험대가 되고 있지만 사업의 성공 여부는 규제 완화의 ‘속도’가 아니라 ‘책임’과 ‘균형’에 달려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자양4동은 단순한 정비사업이 아니라 정책 전환이 현실화되는 상징적 사례”라며 “제도 개편이 효과를 보려면 주민 보호, 지역 조화, 기반시설 확충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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