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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국가 기간산업인 철강업을 영위하며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주도한 혁혁한 공로를 인정받는 기업이다. 포스코는 과거 주력 사업 자체가 공익적 성격이 짙은 탓에 공기업 형태를 갖추고 있었으나 지난 2000년 정부의 민영화 정책에 힘입어 민영기업으로 탈바꿈 했다. 그러나 지배구조 만큼은 정부 소유나 다름없는 구조를 보여 ‘반쪽짜리 민영기업’이라는 회의적인 평가를 받아 왔다. 이에 따른 부작용도 상당했다. 우선 포스코는 기업 경영에 있어 정부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의혹에 빈번히 휩싸여 왔다. 정권 교체시기 마다 그룹의 수장이 함께 교체돼 ‘낙하산 인사 논란’ 또한 끊이지 않았다. 정권 교체 직후에는 사정기관의 칼 끝에서 자유롭지 못한 채 숨을 죽이는 일도 다반사였다. 이 때문에 포스코를 두고 “마치 끓고 있는 냄비와 같다”고 표현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각종 의혹과 논란이 언제 터질지 모를 정도로 불안해 보인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최근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그동안 포스코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 등이 한 꺼 번에 터져 버리는 일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는 것이다. 사정당국 및 재계 등에 따르면 올 들어 포스코는 지난 MB정권 당시 자원외교와 관련된 비리 혐의의 핵심 기업으로 지목되면서 연일 사정당국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고 있고 있다. 문제는 수사 과정에서 포스코의 비리가 하나 둘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의혹에만 그쳤던 일이 사실로 밝혀진 사례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포스코의 비리 사건 대부분에는 협력업체가 깊이 관여돼 있다는 점이다. 이에 포스코 안팎에서는 “포스코가 ‘갑의 지위’를 이용해 비리 행위에 협력사를 끌어 들이거나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기존 갑질 논란을 확대시키는 구설수가 흘러나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포스코 사내 협력업체에 전직 포스코 출신 인사들이 주요 요직에 앉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협력사의 인사는 물론 소유관계(승계)까지 포스코가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하며 비상경영에 들어간 포스코와 협력업체 간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과 이에 대한 업계와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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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재계와 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가 사내 협력업체의 인사권은 물론 소유권(승계)까지 관여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이번 의혹이 ‘협력사와의 부정혐의까지 포스코가 개입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주장에 무게감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 포항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포스코 사내 협력업체 상상부분의 요직을 포스코 출신 인사들이 차지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포스코가 이 같은 행위에 관여돼 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포스코가 사내 하청업체의 소유권(경영 승계)과 인사권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번 의혹은 특히 최근 포스코가 처한 상황과 맞물려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포스코는 협력업체와 공조해 비리혐의를 받은 사실로 인해 “포스코가 ‘갑의 지위’를 이용해 비리 행위에 협력사를 끌어 들이거나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이른바 ‘갑질논란’에 휩싸여 있었다.
이 때문에 “이번 의혹이 ‘협력사와의 비리 행위를 포스코가 개입하고 있는것 아니냐’는 주장에 방점을 찍을만한 사실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 “하청업체의 소유권과 인사권을 움직일 정도라면 비리 행위도 관련이 있을 수 있을 수 있다”는 의혹 어린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룹 안팎 여론서 “포스코, 사내 협력업체 임원진 물갈이 관여돼 있다” 의혹 일어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기업의 수식어에 걸맞게 수많은 협력업체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 협력업체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사실상 포스코 단일 기업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는 기업과 포스코 외에 다른 기업들에게도 매출 일부를 의존하고 있는 기업이다.
금감원 및 고용노동부, 포스코와 협력업체 등에 따르면 그 중 포스코 내부에 사업장이 있는 기업, 소위 말하는 ‘사내 협력업체’ 대부분은 포스코 단일 기업에 상당부분 매출을 의존하고 있다.
▲ 포항제철소 내에 사업장이 있는 포스코 사내 하청 업체 중 상당수가 포스코 출신 인사들이 대주주에 올라 있거나 경영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포스코 센터 전경 ⓒ스카이데일리
이들 기업은 포항제철소 안에서 건설·운반·정비 및 사옥 관리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대부분은 자사 사옥이나 시설이 없지만 법적으로는 독립된 기업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포스코가 별개의 기업들을 상대로 소위 ‘밥줄’을 책임지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는 게 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주목할 점은 이들 상당수의 업체들이 포스코 출신 인사들이 대주주에 올라 있거나 직접 경영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이다. 포스코가 전직 포스코 출신 인사들의 노후를 책임져 주고 있는 모양이다. 이미 포스코 내부에서는 포스코 사내 하청업체에 대해 ‘전직 포스코 출신 인사들이 퇴직 후 재취업하는 기본코스’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게 포스코 내부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런데 최근 주변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포스코가 사내 협력업체 중 일부업체에 대해 소유권과 인사권에 관여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포스코 사내 협력업체 한 중역에 따르면 포스코가 일부 사내 협력업체의 경영권 승계 및 인사 시스템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포스코와 협렵업체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협력사의 내부 결속력 부실이나 전문성 결여와 같은 문제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포스코 사내협력업체 설립 당시의 그 성격과 연관이 있다. 현재 포스코 사내협력업체 중 상당수는 포스코 출신 인사들이 설립한 기업이다. 그 중에는 설립된 지 수 십년나 된 기업들도 더러 있는데, 이들 기업 또한 설립자는 고 박태준 명예회장과 함께 그룹을 일군 창립 멤버 이거나 오랜 기간 몸담아 온 원로들이다. 포스코가 전직 사우들에 대한 예우를 갖추기 위해 이들 기업을 사내 협력업체로 정하고 실적을 책임져 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전직 사우들의 숫자가 감당하기 힘든 만큼 점점 늘어갔다. 바로 이 시기부터 포스코의 간섭이 시작됐다고 그룹 내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포스코가 새롭게 퇴임하는 사우들의 ‘밥그릇’을 챙겨주기 위해 기존에 기업을 이끌던 ‘선배’들을 끌어 내리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시 말해 포스코 주도하에 협력업체 내부 임원진들의 물갈이가 꾸준히 실시된 것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개발·영남산업·유일·파인스 등 포스코 출신들 인사들이 대표이사 줄줄이 거쳐
▲ 포스코 일부 사내하청의 경우 포스코 출신 인사들로만 순차적으로 교체된 정황이 나타났다. 사진은 포항제철소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실제로 포스코 사내 협력업체 중 상당수가 타 기업과 비교해 유독 빈번하게 경영진 교체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교체는 포스코 출신 인사로 한정돼 있었다.
우선 포항제철소 내 조경 및 조경 시설 관리를 담당하는 동원개발은 지난 2005년 포스코 녹화담당 부장 출신의 김태갑 전 대표가 경영을 이끌었으나 지난해 6월 포스코 설비구매팀 출신의 임운기 대표가 경영권을 이어 받았다.
또 제철 설비 정비 및 보수를 맡고 있는 동성계전은 포스코 부장 출신의 나영기 전 대표에서 안전혁신사무국 본부장 출신의 배기홍 대표로 경영진이 교체됐다.
제철소 내 조업(용역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영남산업은 포스코 감사 출신의 조영오 씨가 대주주에 올라 있는데, 2000년 이후 최근까지 무려 5차례나 대표이사가 바뀌었다. 물론 그 자리를 거쳐 간 인물 모두는 포스코에 몸담았거나 관계있는 인물들이었다.
마찬가지로 제철소 내 조업(용역 공급)을 맡고 있는 유일은 포스코 환경에너지 실장 출신의 조성훈 전 대표, 포스코 상무 출신의 윤경일 전 대표를 거쳐 현재는 포스코 외주지원팀 출신의 남노수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다. 파인스(구·신립공업) 또한 포스코 출신 김호성 전 대표를 거쳐 현재는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위드 사장 출신의 이광호 대표가 이끌고 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피에스씨는 타 기업에 비해 그 역사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직의 변경 횟수 만큼은 다른 기업들에 뒤지지 않았다. 지난 2003년 이후 포스코 노무안전부장 출신의 김덕균 전 대표, 포스코 출신으로 현재는 대학 교수로 변신한 송동영 전 대표 등을 거쳐 현재는 포스코건설 상무 출신의 김현동 대표가 피에스씨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 자료: 대법원 및 금융감독원, 고용노동부 자료 종합 ⓒ스카이데일리
제철소 내 운반 작업을 대신하고 있는 포트랜스(구·대일기업)도 포항스틸러스 축구단 단장 출신의 황종현 전 대표, 포스코 출신 이정모 전 대표 등에 이어 현재도 포스코 출신 이재수 대표가 경영을 이끌고 있다.
이와 관련, 포스코 협렵업체 한 중역은 “포스코 사내 협력업체의 경영 승계나 인사는 대부분 포스코가 ‘기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일례로 한 기업은 사장 아들이 임원으로 실제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 포스코 쪽에서 ‘사장이 퇴진하지 않으면 물량을 빼거나 단가를 깎을 수 있다’는 뉘앙스의 말들을 흘리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공정위 “현행법상 하도급 업체 인사 관여는 불공정행위로 정황 있다면 철저히 조사”
바로 이런 사실들 때문에 여론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협력업체를 좌지우지하고 있으며, 최근에 벌어진 협력업체의 비리 또한 사실 포스코가 주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일련의 사실은 단순히 의혹만 낳고 있는 게 아니라 ‘위법’ 소지가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현행 공정거래법상 거래 상대방 업체, 그 중에서도 하도급 업체에 대한 임직원 선임이나 해임을 강제하는 것을 불공정행위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만약 실제로 협력업체의 경영 승계에 원청이 직접 관여했거나 압력을 행사하는 정황이 있다면 철저한 조사를 실시해 불법 여부를 따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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