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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문을 연 현대모터스튜디오는 국내 최초로 선보인 브랜드 체험공간이다. 올 5월로 설립 1주년을 맞았다. 이곳은 단순히 차를 전시하는 곳이 아닌 문화, 예술, 생활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꾸준히 강조해온 브랜드 경영의 일환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악재 속에 부회장으로 취임한 정 부회장은 취임 직후 품질경영과 함께 현대차의 고급화와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격경쟁력 있는 대중 브랜드’에서 ‘사랑받는 브랜드’, ‘갖고 싶은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것이 정 부회장이 강조사항이다. 그러기 위해서 고심 끝에 내놓은 답이 ‘감성’과 ‘고성능’이다. 현대차에 ‘기대’를 갖고 구매한 고객이 ‘감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어서 고객에게 사랑받는 현대차가 될 방법으로 내놓은 것은 찾아가는 서비스, 글로벌 문화 마케팅 프로젝트, 현대모터스튜디오 설립, 지속적인 연구개발, 고성능차 개발 등이다. 이 가운데 현대모터스튜디오는 현대차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자동차들을 전시하는 공간이자 고객이 직접 현대차에 대한 브랜드를 체험할 수 곳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현대모터스튜디오가 기업이 고객을 만나는 최전선이 되는 장소로서 현대차의 현주소가 여기에 있다는 평을 내놓았다. 스카이데일리가 현대모터스튜디오를 찾아가 현대차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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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산공원 사거리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는 국내 최초로 선보인 자동차 브랜드 체험공간이다. 이곳은 단순히 차를 전시하는 곳이 아닌 문화, 예술, 생활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밤에 본 현대모터스튜디오 전경.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전시장인듯, 전시장아닌듯…새로운 콘셉트의 공간
서울 강남 도산공원 사거리는 수입차 전시장이 밀집해 있는 자동차 전시장의 중심이다. 바깥에서 보면 통유리로 된 건물 안에 각층마다 고가의 수입차들이 전시돼 있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에 들어선 전시장 중에는 다른 전시장과 차별성을 띈 전시장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보통 전시장에는 자동차가 서 있는 것이 고정관념인데 이곳은 자동차가 매달려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가졌다. 바로 현대차그룹이 운영하는 현대모터스튜디오다. 이곳은 전시, 브랜드 및 문화 체험 등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현대차는 이곳에 자동차 전문인력인 ‘구루(Guru)’를 배치해 안내를 돕고 있다. 구루의 원래 의미는 힌두교, 불교 등에서 스승, 교육자를 일컫는 말이다.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구루는 현대차와 자동차문화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고객을 응대하는 전문 인력을 말한다. 기자를 주로 안내해 준 구루는 박중현 구루였다.
현대모터스튜디오는 총 6층으로 구성됐다. 1층은 영국 출신의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UVA(United Visual Artists)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1층의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천장, 벽, 계단 등을 쇠파이프가 감싸고 있는 모습인데 이는 현대차가 지향하는 ‘쇳물부터 자동차까지’란 자원순환형 가치를 구현한 것이라고 한다.
이어 계단을 따라 2층을 올라가보면 아기자기하게 정돈된 책들이 꽂혀 있는 책장이 보인다. 이는 자동차 전문 도서관으로 2500여권에 달하는 책이 꽂혀 있다. 또 2층에는 까페가 입점해 있다. 박중현 구루는 “이 건물을 찾는 고객 가운데 까페에 가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3층부터 5층까지 각 층마다 3대씩 현대에서 출시한 차들이 전시돼 있다. 4층에는 아이들을 위한 ‘키즈 라운지’가 마련돼 있어 아이를 동반한 고객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였다.
기자가 찾은 날은 마침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현대·기아차 해외지부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직원들이 단체 관람을 온 것이다. 박중현 구루는 “평상시에도 투어 온 방문객들이 많다”며 “평일 방문객 수는 100여명, 주말에는 600명 이상 방문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곳의 특색은 고객의 편의와 고객과의 소통을 추구한다는 데 있다”며 “기존 현대차에서 더 나아가 글로벌 브랜드로서 발전해나가는 변화의 바람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장소이다”라고 설명했다.
▲ 현대모터스튜디오는 각종 편의시설, 차량 도서관, 아동을 위한 ‘키즈 라운지’를 마련해 고객의 편의를 위한 요소가 돋보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관람객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투어형식으로 평일 100여명, 주말 약 500~600여명이 방문한다고 전했다. ⓒ스카이데일리
현대자동차의 고급화 전략…럭셔리 라인 자동차 3종
현대자동차의 고급화 전략으로 럭셔리 라인업 3종이 있다. ‘에쿠스’, ‘제네시스’, ‘아슬란’이 그것이다. 3종 차량은 럭셔리 차량이라면 기본으로 갖춰야 5가지 사항을 모두 갖췄다. 5가지 사항은 HID헤드램프, 8인치 네비게이션, 헤드업 디스플레이, 전자식 파킹, 스마트공조 시스템이다. 현대차 3종 차량은 5가지 사항을 기본 트림(등급)에 모두 장착돼있다.
국내 최고급 대형세단의 대명사로 불리는 에쿠스는 2009년 출시이후 2013년까지 한해 평균 1만대 이상이 팔렸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판매실적이 주춤했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가 인하된데다 유가·환율이 떨어지는 시기가 맞물려 벤츠, BMW 등 수입차들의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산차의 ‘신차 부재’가 판매를 촉진시키지 못했다.
벤츠 S클래스, 아우디 A8은 최근 1~2년 새 부분변경모델을 출시했지만 국산차는 연식변경모델로만 출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는 예상보다 빠른 올해 연말 에쿠스의 완전변경모델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에쿠스는 국산차 최초로 고속도로에서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이 탑재될 예정이다”며 “연간 판매대수 1만대를 거뜬히 넘길 수 있는 모델이다”고 밝혔다.
▲ 지난해 10월 출시된 아슬란은 현대차의 고급차 중 포지션이 애매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에쿠스, 제네시스, 그랜저 라는 고급차 라인업이 있는데 굳이 아슬란이 나올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하지만 아슬란을 실제 시승을 해본 시승객들은 아슬란 만의 엔진 주행 성능과 승차감, 소음을 완벽에 가깝게 차단한 정숙성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10월 출시한 아슬란은 판매 실적이 현대차와 시장의 예상을 하회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슬란이 최고급 세단으로서 출시됐으나 같은 구간에 이미 출시돼 있는 제네시스나 그랜저와의 차이가 애매하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아슬란과 그랜저는 전장을 제외하면 전고와 전폭, 축거가 동일하다. 하지만 아슬란을 시승한 많은 시승객들은 아슬란 만의 엔진 주행 성능과 승차감, 소음을 완벽에 가깝게 차단한 정숙성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결국 아슬란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 지적됐던 ‘정체성’의 문제는 실제 시승을 해본 사람들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아슬란만의 차별화된 ‘정체성’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제네시스는 지금까지 현대차가 만든 차 중 최고라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출시 직후부터 반응이 뜨거웠다. 지난해 4월 제네시스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 IIHS(Insurance Institute for Highway Safety)가 실시한 충돌시험 결과에서 승용차 세계 최초로 29개 부문 전 항목평가에서 만점을 받았다.
이 시험 결과로 최우수 등급인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에 선정된 바 있다. 13일 글로벌 시장조사회사인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미국시장에 첫선을 보인 신형 제네시스는 올 1분기 고급차 전체 판매 모델 중 3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올 1분기 국내시장에서 제네시스의 판매 호조와 점진적인 시장 회복 등에 힘입어 작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해외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는 신형 제네시스의 견인으로 최초로 분기별 점유율 10%를 돌파했다.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제네시스는 향후 현대가 고급차 판매전략을 취함에 있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기자에게 상세한 설명을 해준 박중현 구루는 “현대모터스튜디오는 국내 최초의 모터 스튜디오라는 새로운 콘셉트의 공간으로 등장했다”며 “단순한 자동차 전시장을 넘어 문화·예술·생활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고 전했다.
▲ 현대모터스튜디오는 3층부터 5층까지 각 층마다 현대차의 주력 모델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층마다 현대차와 자동차 문화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춘 ‘구루(Guru)’가 배치되어 있어, 실제 자동차의 탑승부터 설명까지 방문고객들에게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스카이데일리
제품 그 이상의 가치, 브랜드 강화전략 通하나
애플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가 강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애플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13일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100대 브랜드’에서 1위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이 제품 출시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애플 로고가 그려진 상품에 애착을 보이는 것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만들어낸 일이다.
자동차 업계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대표적인 자동차 브랜드다. 벤츠는 세계 최초의 자동차를 발명한 이후 128년 넘게 세계 최고의 자동차 브랜드로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브랜드와 충성도는 현대차가 꾸준히 브랜드 강화 전략과 슬로건 개발에 주력하는 이유다. 그런 노력 덕에 포보스 선정 브랜드 가치 평가에 현대자동차는 84억 달러로 전체 64위로 자동차업체 Top 10안에 들었다.
▲ 현대차는 최근 포보스 선정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전체 64위이며 자동차업체에서는 Top 10 안에 들었다. 이런 현대차는 브랜드 가치와 충성도 확보를 위해 현대모터스튜디오를 지난해 설립했다. 이곳은 국내 최초 자동차 브랜드 체험 공간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현대차의 현 주소를 알 수 있는 공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은 낮에 본 현대모터스튜디오. ⓒ스카이데일리
지난 2011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새로운 생각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는 의미인 ‘뉴 씽킹, 뉴 파스빌리티(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라는 현대차의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발표하며 브랜드강화 경영을 선포했다.
이 같은 브랜드 방향성을 전 세계에 일관되게 전하기 위해 내건 슬로건으로 ‘리브 브릴리언트(live brilliant)’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고객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함께하는 차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정의선 부회장이 브랜드 방향성에 대한 해답으로 찾은 것이 ‘감성’과 ‘고성능’이다. 고객이 현대차에 대한 ‘기대’를 갖고 구매한 후 ‘감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새로운 디자인과 경쟁력 있는 상품성을 갖춘 신차들이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최근 해외자동차 시장에서 판매기록이 시장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다. 하반기 출시될 신차들이 해외시장뿐 아니라 수입차들의 공세에 위축된 내수시장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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