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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이 2000억원에 팔리며 화제가 됐다. 지난 11일 뉴욕 맨해튼의 크리스티에서 열린 피카소의 유화 ‘알제의 여인들’이 1억7900만달러, 한화 1968억원에 낙찰됐다. 낙찰금액이 단연 화제였는데 그 이유에 대해 미술계 딜러들은 피카소라는 유명세도 있지만 그림 자체가 투자상품이라는 데서 가격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술투자는 이미 우리나라에도 각광을 받고 있다. 재벌들이 고미술품이나 현대 미술품을 사들여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미술품 투자는 재벌만이 아니라도 충분히 할 수 있다. 가능성 있는 젊은 작가의 작품을 저렴할 때 구매해두면 향후 그가 유명해졌을 때 그 작품의 가치는 상승하게 마련이다. 미술품 구매는 예술품 감상과 투자 목적 등 두 가지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방법이다. 최근 개최된 2015년 제10회 서울오픈아트페어(이하 SOAF)는 젊은 미술가들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직접 작품을 살 수도 있는 전시회다. 또한 SOAF는 한국 미술계의 트렌드를 직접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어 관람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SOAF를 찾아 젊은 작가들의 최신 작품과 미술 트렌드를 함께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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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오픈아트페어는 젊은 미술가들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직접 작품을 살 수도 있는 전시회다. 전시는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4일간 삼성동 무역센터 코엑스 1층 Hall B에서 열린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SOAF에서 드러난 국내 현대 미술의 트렌드는 두 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 ‘탈(脫) 캔버스’, ‘조형물의 약진’이 그것이다.
기자가 전시회 현장에서 만난 갤러리, 화랑 관계자들은 이런 트렌드를 십분 발휘할 수 있는 현대적 감각을 지닌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했다. 전반적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층의 취향을 고려하면서도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작품을 과감하게 선보였다.
‘갤러리엘’은 갤러리 소속 작가 11인의 작품과 홍익대학교 교수 2인을 초청해 전시했다. 이남숙 갤러리엘 대표는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은 대담한 구도를 보이거나 캔버스 자체를 변형하는 등 현대적 감각을 반영하면서 트렌드를 앞서가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패션이 빠르게 변하는 등 시대에 따라 트렌드가 자주 바뀌고 있다”며 “그림도 트렌드를 반영해야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갤러리 ‘art noon’도 이번 전시에서 현대적인 감각에 가장 근접하는 작가를 선정했다. 박정은 ‘art noon’ 대표는 “전시된 작품들은 갤러리를 찾는 여러 연령층 및 계층을 고려했으며 선호하는 취향에 맞추다보니 작품 주제·기법 등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 SOAF에 참여한 화랑들은 현대적 감각을 지닌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데 집중했다. 전반적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층의 취향을 고려하면서도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작품을 과감하게 선보였다. 그중 눈에 띄는 변은아 작가의 작품은 20~30대 젊은 층 관람객을 타깃으로 했다. 못으로 사슴 얼굴을 표현해 사람들이 가진 상처와 아픔을 표현했다. ⓒ스카이데일리
박 대표는 “갤러리 소속 작가들 가운데 변은아 작가는 작품에서 느껴지는 깊이가 남다르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작가이지만 발전가능성이 높은 작가이다”고 그의 작품성을 높이 평가했다.
이번 전시에 걸린 변은아 작가의 작품은 20~30대 젊은 층 관람객을 타깃으로 했다. 그림은 못으로 사슴 얼굴을 표현해 사람들이 가진 상처와 아픔을 표현했다. 이 작품의 가격은 500만원이다.
전시회에서 만난 미술 딜러들은 미술작품이 좋은 투자상품이라고 설명했다. A갤러리의 한 딜러는 “미술품은 다른 물건과 달리 가격을 무한정 매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터무니없는 금액을 가격으로 할 수는 없고 어느 선에서 가격대를 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술품 투자를 할 때 단지 작품만 봐서는 안된다. 그 작가를 사랑해야하고 예술을 알아볼 수 있는 심미안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예술감상과 투자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딜러는 “미술품은 당장 사서 파는 그런 상품이 아니다. 오랫동안 묵혀두면서 충분히 감상하고 나서 파는 것이다”며 “오랜 세월 애착이 생겨 팔 수 없다는 분도 있다. 하지만 급박할 경우는 파시는 분이 여럿이다”고 말했다.
캔버스 떠난 회화…문양 입힌 마네킹 등 개성만점 작품 많아
▲ SOAF에서는 캔버스를 벗어나 색다른 매체에 표현하거나 캔버스에 색다른 기법·도구를 사용하는 독창적 작품이 관심을 끌었다. ‘갤러리 미셸’의 전시에서는 평면작업에서 벗어나 좀 더 역동적으로 표현하고자 마네킹을 택했다. 마네킹을 통해 급속도로 변하는 트렌드를 쫓는 현대인들의 비애를 표현했다. ⓒ스카이데일리
이번 SOAF에서 관객의 시선을 끌었던 것은 그림에 대한 기존 틀을 깨뜨린 작품이다. 캔버스를 벗어나 색다른 매체에 표현하거나 캔버스에 색다른 기법·도구를 사용하는 것이다.
‘갤러리 미셸’의 전시에서는 마네킹 작품이 눈에 띄었다. ‘갤러리 미셸’의 이재은 작가는 “캔버스에다 그리는 평면작업에서 벗어나 좀 더 역동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화면이 필요했다”며 “마네킹은 현 시대에 미적 감각을 잘 반영하고 있으며 미에 대한 동경, 미에 대한 기대심리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작가는 “마네킹을 통해 급속도로 변하는 트렌드를 쫓는 현대인들의 비애를 담았다”고 말했다. 또 마네킹에 표현한 그림과 관련해 “하늘색, 노란색, 주황색에 대한 이미지를 표현했고, 일기를 쓰듯이 문양화했다”고 전했다.
‘갤러리아이’는 갤러리의 전속작가는 아니지만 오랜 시간 함께 작업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했다. ‘갤러리아이’의 전시 작품 중에는 종이콜라주 기법을 이용한 작품, 사진을 회화적으로 표현한 작품이 있다.
차은영 ‘갤러리아이’ 대표는 “아트페어가 다양성을 보여주듯이 이번 전시에서 작품을 통해 조각, 구상, 사실, 팝아트 등 다양한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며 “표현 매체 또는 기법에 따라 작품의 질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 이번 전시회에서 주목받은 예술작품은 바로 조형물이다. ‘갤러리아이’의 조각작품(사진 위)은 40대 남성의 체격 특징인 ‘배불뚝이’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 ‘카이노스 갤러리’는 데이비드 걸스타인 작가의 작품을 전시했다. 이 작품은 스포츠, 나비 등을 주제로 역동성을 표현했다. ⓒ스카이데일리
이번 전시회에서 조형물이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갤러리아이’에는 독특한 조각작품이 있어 관심을 끌었다. 한 관람객은 “이 작품은 가수 싸이를 표현한 것인가”라며 관계자에게 질문했다. 조각작품이 배가 나오고 화려한 옷을 입은 남성이기 때문이다.
‘갤러리아이’ 관계자는 “이 조각 작품은 조각가 자신을 표현한 것으로 40대 남성의 체격 특징인 ‘배불뚝이’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며 “동양적인 문양을 그리고 화려한 색채를 입혀 정체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작품의 가격대는 500만원이다.
‘카이노스 갤러리’ 앞에는 여러 관람객이 작품을 카메라에 담는 데 정신이 없었다. 전시는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이스라엘 출신 데이비드 걸스타인 작가의 작품을 선보였다. ‘Cut-Out steel’기법을 이용해 스포츠, 나비 등을 주제로 역동성을 표현했다. ‘Cut-Out steel’ 기법은 쇠를 직접 잘라 직접 핸드페인팅 한 것이다.
왕지혜 카이노스 갤러리 관장은 “미술은 과거 그림이 위주였다면 현재는 조형물 등이 추세이다”고 설명했다.
최신감각 디자인 전시…아트·디자인·건축이 만났다
SOAF는 10주년 기념해 본 전시회와 함께 미니 전시회도 함께 선보였다. 올해 첫 선보인 ‘DAW(Design Art Works Fair. 다우 페어)’ 특별전이 그것이다. 다우페어는 순수예술을 넘어서 예술, 디자인, 건축을 믹스한 새로운 개념의 전시 형태다. 다우페어에서는 다른 전시들과는 차별화된 단독 4개 부스를 마련했다.
4개 부스의 테마는 각각 주최측이 선정한 올해의 작가, 건축가 소개, 현대 디자이너들이 기업과 함께한 협업사례 및 리미티드에디션(한정판, 아트상품) 작품 소개였다. 다우페어에서는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디자인과 예술의 대중화 등 미술시장의 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다.
▲ SOAF는 10주년을 맞아 ‘DAW(Design Art Works Fair. 다우 페어)’ 특별전도 함께 마련했다. 다우페어에서는 올해의 작가, 건축가 소개, 현대 디자이너들이 기업과 함께한 협업사례 및 리미티드에디션을 소개했다. ⓒ스카이데일리
다우페어의 부스에서 눈에 띄는 것 가운데 하나는 외국계 현대 디자이너가 기업과 협업한 사례였다. 네덜란드 디자이너 듀오 레미&빈하우젠은 가구 유명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들은 섬유, 나무, 시멘트 등 주변의 흔한 재료들을 재활용·재조합해 새로운 기능이 갖춰진 작품을 만든다. 부스에서 전시된 두 작가의 작품은 유명 코스메틱브랜드 화장품의 조그만 공병 등이다.
다음으로 다우페어에서 주목할 전시는 리미티드에디션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아트상품으로 불리고 있다. 해당 전시는 미국 유명 갤러리 ‘Paul Kasmin’에서 운영하는 아트스토어 ‘PK샵’의 리미티드에디션 작품으로 꾸며졌다.
다우페어 관계자에 따르면 작품전시는 독창적인 아트상품을 접하고자 하는 일반 대중을 위해 기획됐다. 주요 타깃 층은 20대~40대 연령층의 콜렉터들이다. 전시된 아트상품의 가격은 스케이드 보드 25만원에서부터 초승달 조명 900만~1000만원까지 다양했다.
다우페어 PR&Marketing 담당 임연아씨는 “열린미술시장을 추구하는 아트페어의 의미처럼 4개의 부스로 다양한 예술을 모았다”며 “아트페어의 확대, 새로운 아트페어의 개념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전시는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4일간 삼성동 무역센터 코엑스 1층 Hall B에서 열린다. 입장료는 일반 1만원, 학생 및 단체는 8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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