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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포털의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다. 특히 하루 2500~3000만명이 매일 방문하는 네이버의 영향력은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기세다. 대한민국의 경제·정치·언론권력은 물론 가장 절대적인 권력이라는 국민들의 영혼까지 동시에 먹어치운 초강력 골리앗에 비견될 정도다. 그만큼 네이버의 검색 플랫폼은 대단히 편리하고 구성이 잘 돼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어항(국가) 속 고래(네이버)가 너무 커서 어항을 깨뜨릴 상황이다’는 위기의식이 사회 저변에 감돌고 있다. 그 부작용으로 국민 대다수가 마구 퍼나르고 참고하는 유사정보와 짝퉁정보들이 넘친다. 국민들 대다수는 어느새 깊이 있는 고민과 사유를 기반으로 한 지식사회와 멀어져 가고 있다. 이유는 단지 ‘편리하니까’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래의 동력축인 창조력이 소진되는 문제가 국가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른바 ‘네이버 공화국’에 대한 우려다. 구글이 미국 내 독점권력을 지양하고 글로벌 영역으로 무차별 확장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울러 구글은 검색에서 시작해 소프트웨어와 스마트폰 및 미래IT 산업분야에서 공격적으로 지형을 넓혀가는 것과도 역시 다른 모습이다. 구글리제이션(일명·구글제국)에 국내 포털들이 먹히지 않으려면 지금의 포털권력은 배고픔을 향유하는 창업 초기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을 보면 대단히 비관적이다. 전문가들은 “구글제국이 몰려와도 국내 포털은 풀만 뜯는다”고 일침을 놓는다. 이러다 보니 구글의 국내시장 장악력이 이미 국내 포털을 넘볼 기세가 엿보이고 있다. 이 같은 이슈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주최한 ‘제5차 곽승준의 미래토크’에 초청패널인 네이버는 참여하지 않았다. 거의 모든 언론이 이날 토론회를 아예 보도조차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포털에는 행사 예고기사 외에 토론내용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비판과 소통을 거부하는 권력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은 역사의 변하지 않는 법칙이다. 지난 10여년간 100여개의 기업을 마구 먹어치우며 글로벌 영토를 무차별 넓혀가고 있는 구글의 대항마가 국내 포털이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곽승준의 미래토크 토론 전문을 두번에 걸쳐 영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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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인터넷 포털의 바람직한 역할과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미래기획위원회가 주최한 제 5차 ‘곽승준의 미래토크’가 지난 16일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조형래 조선일보 산업부 차장, 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손재권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최성진 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 임종수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등 5명의 패널이 참여해 열띤 공방을 벌였다.
토론의 핵심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 보았다.
◆곽승준 위원장
“대한민국에서 인터넷 산업은 신성장동력이다. 대형 포털들이 업체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포털들도 장점은 강화시키고 단점은 보완해야 인터넷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다.
2009년 국내 GDP에서 인터넷 경제의 비중은 5.94%에 달하며 자동차 산업과 전기·전자기기제조 산업을 뛰어넘었다. 특히 2010년 G20 국가들의 인터넷 경제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영국 다음으로 한국이 높다.
인터넷 포털 시장 점유율에서 네이버는 올해 76%를 차지하고 있으며 NHN의 시가총액은 올레KT와 SK텔레콤을 넘어서고 있다”
산업생태계 측면(독과점과 공생발전)
◆조형래 조선일보 산업부 차장
“네이버가 소비자의 효용면에서는 훌륭하지만 산업적으로 개선의 여지가 많다. 2000년 처음 포털이 출발했을 때 사람들이 신경제라 부르며 각광받았던 것은 창의적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이 소규모 자본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
10년이 지난 현재 포털의 비즈니스 구조를 보면 재벌 구조랑 똑같다. 독점력이 70%가 넘는 네이버가 다른 사업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하면 장악하기 쉽다. 한 온라인 사업체 사장은 2009년 네이버가 들어오면서 매출이 반으로 줄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격비교사이트나 부동산매물정보사업 등에 네이버가 직접 서비스하는 순간 나머지 업체들은 다 망해가는 추세다. 네이버의 자본력과 검색기능의 독점력 앞에 영세업체는 견딜 수 없는 것이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검색점유율이 72%, 페이지뷰 점유율은 45%에 달하는 네이버는 다른 시장에 진출하기 쉽다. 하지만 네이버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점유율을 확보한 것이 아니다.
2500만명 정도가 네이버를 첫 페이지로 고정해 놓고 습관적으로 사용한다. 이는 서비스가 좋아서라기보다는 모든 정보가 네이버로 통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검색 결과 중 28.7%만 외부로 내보내고 나머지는 다시 네이버가 서비스하는 블로그나 카페 등으로 돌아간다.
이는 ‘가두리 양식장’처럼 사용자들이 네이버 안에서만 놀도록 하는 기형적인 포털 정책에 기인한다. 무분별한 확장도 문제지만 이를 가능하게 한 네이버의 검색 구조가 문제다”
◆최성진 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
“산업생태계 측면에서 보자면 다양한 기업들이 경쟁하면서 성장하기도 하고 도태하기도 한다. 포식자도 있고 먹히는 생물도 있음으로서 먹이사슬이 형성되면서 생태계의 건강성이 유지되는 것이다. 대표기업이 있다는 것이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요 포털기업들이 우리나라 인터넷 생태계에 영향이 큰 것은 맞다. 하지만 자유로운 경쟁에 의하지 않았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90년대 말 창업할 때 네이버는 조그만 사무실에서 출발해 성장한 것이다. 시장 논리를 왜곡해서 대기업이 된 것이 아니다”
◆손재권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네이버가 싫어서 다른 사이트로 옮기는 데 들어가는 전환비용은 제로다. 가령 휴대폰을 교체할 때는 마일리지나 대리점을 방문하는 시간, 번호 이동 등에서 비용이 발생하지만 네이버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음이나 구글을 사용하면 된다.
네이버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부동산정보산업에 진출하는 것도 정상적인 기업 활동으로 볼 수 있다. 막강한 플랫폼을 가지고 진입할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문제는 네이버가 산업에 진출하면서 산업생태계를 위해 무슨 일을 했는가 하는 것이다. 한국 인터넷 생태계에 도움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지적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임종수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기본적으로 한국의 인터넷은 부나 사회적 권력의 재분배 기회이자 공간으로 인식돼 왔다. 지난 10년을 살펴보면 해외에서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의 성장 등 역동적인 것들이 많았지만 한국은 구조화 되면서 새로운 시장의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시장 안에서 컨텐츠를 다양하게 제공하지 못했고 정주의 경제학, 즉 전통적인 대중매체의 모델처럼 사용자가 포탈에 오랫동안 머물게 만들어 왔다. 이 시점에서 잘했다 잘못했다 쉽게 말을 하지 못한다. 공정 경쟁의 구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신뢰 측면(검색 중립성과 투명성)
◆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네이버의 검색 공정성 문제는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탄핵이라는 단어나 한나라당 모 의원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내용이 검색어 순위에서 사라진 일 등이 드러나면서 의혹 제기도 많았다.
네이버의 신뢰성이 도전받고 있는 것은 네이버의 검색 로직이 투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글만 살펴봐도 어떻게 하면 검색 결과를 상위에 랭크 시킬 수 있는지 등이 공개돼 있다. 네이버는 전혀 공개가 돼지 않은 상황이다.
영업기밀이긴 하지만 기본적인 사항은 공개해야 마땅하다.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2500만명이 날마다 첫 페이지로 방문하는 거대 사이트가 기본적인 로직은 공개하고 투명하게 사이트를 운영할 때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성진 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
“이용자에게 제공되는 정보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처리 과정이 있다. 해외 사이트에 비해 조금 더 복잡한 것이 사실이다.
검색 로직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일차적으로 어뷰징 때문이다. 일정 경계 하에서는 합법적이고 정당한 비즈니스의 기법이지만 일정 수위를 넘어가게 되면 무의미한 정보를 다수 포함하게 되는 어뷰징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의 문제다.
예를 들어 10초에 1번씩 검색하면 검색 순위가 올라간다는 정보가 제공된다면 특정 이익을 위해 집단적으로 검색해 순위를 상승시키는 일을 통제하기 불가능할 것이다. 어뷰징을 어느 정도까지 통제할 것인가 하는 그 기준을 공개할 수는 없다”
저널리즘 측면(공정성과 선정성 문제)
◆조형래 조선일보 산업부 차장
“오늘 아침에도 경제부 후배가 작성한 기사를 검색해 보고 왔다. 이 내용을 중개업에 종사하는 분이 무단으로 복제를 해서 블로그에 올렸다. 이는 명백한 저작권법 위반이다.
네이버 검색은 이 블로그를 먼저 보여주고 스크롤바를 내려야지만 원저작자의 기사가 나온다. 특정 게시판에 가면 주객이 전도돼 원저작자가 오히려 내용을 베껴 쓴 것처럼 오해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는 기존 언론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것으로,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고치지 않는 네이버의 행동을 볼 때 의도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컨텐츠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이제 지식제공자가 아니라 지식노동자로 전락했다”
◆손재권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뉴스캐스트 도입 이후에 선정적인 뉴스들이 넘쳐나고 낚시성 기사들이 판치는 것에 기자들도 부끄럽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네이버가 환경을 만들어 놓은 것이지만 종속이 되고 있는 언론 모두 반성해야 한다.
모바일 시대에는 이 같은 현상이 사라지나 했지만 모바일마저 네이버 뉴스가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가치가 없는 뉴스가 모바일에 전이가 되고 있다는 현실이다.
하지만 네이버를 규제해서 네이버를 때려잡자는 식의 해결방법은 옳지 못하다. 규제비용이 높아지면 오히려 네이버를 점점 더 키워주는 것이 될 수 있다. 외곽에서 대안 컨텐츠와 유망 업체를 키워서 네이버를 극복해야 한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네이버가 너무 많은 트래픽과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에서도 점유율이 그대로 유지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 네이버 스스로는 언론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네이버 첫 페이지의 기사에 따라 여론이 달라지는 상황이다. 각종 정치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입장에 있다.
과도한 영향력과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한 네이버는 뉴스캐스트를 45개 언론사에 나눠줌으로서 발을 빼려고 하는 상황에 와 있다.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 놓은 탓에 선정성·가십성 기사가 넘쳐나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모바일로 옮겨 왔고 뉴스캐스트 못지않은 흥밋거리 위주의 기사가 대부분이다. 네이버가 과도한 영향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트래픽을 컨트롤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점유율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네이버는 이미 어항 속의 고래처럼 커져서 움직일 수도 없는 실정이다. 주가 위주의 사업 확장으로 비대하게 몸집만 부풀리고 있다. 과도한 점유율을 공정거래법이나 사회적 압박을 통해서 단계적으로 점유율을 낮춤과 동시에 타 언론과 공존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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