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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대입구 5번 출구를 나오면 예스러움을 간직한 동네 성북동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성북동 주민센터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48년 된 유명 기사식당과 방앗간, 철물점, 사진관, 이발소 등 각양각색의 건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성북동 골목은 오래된 점포, 동네를 지키는 노인들과 아이들, 공터에서 배드민턴을 치는 주민 등이 모여 아날로그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런 오래된 풍경 사이로 빈티지한 카페나 모던한 밥집과 갤러리 등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조용하던 성북동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인근 삼청동과 연남동이 인기를 끌면서 성북동으로도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개인 창업 점포가 늘어난 성북동 카페거리를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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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하던 성북동 주택가에 카페거리가 형성되고 있다. 아직 점포수는 많지 않지만 개성있는 가게들이 들어오면서 이곳 주택가는 매매가와 월세가 조금씩 오르고 있다. 사진은 최근 조성되고 있는 성북동 카페거리 ⓒ스카이데일리
성북동은 예전부터 조용한 동네로 유명했다. 성북동 인근에서 한 카페 운영자의 말을 빌리자면 성북동은 ‘아날로그 분위기’가 살아있는 곳이다. 성북동 카페거리는 한성대입구역 5번출구에서 직진해서 성북동 주민센터를 지나면서부터 나온다.
성북동 카페거리는 카페뿐만 아니라 국수집, 밥집, 빵집 등 작은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5년 전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던 이 가게들은 최근 1~2년 사이 도로변을 따라 계속 생겨나고 있다.
비록 최근 조성된 상권이지만 각종 TV프로에서 소개될 만큼 성북동 맛집들은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돈가스집과 돼지갈비집을 비롯해 다양한 맛집이 블로거들의 소개로 알려지고 있다.
성북동 카페거리 초입에는 ‘성북예술창작터’가 있다. 2013년에 설립된 ‘성북예술창작터’의 운영자는 성북동에 최근 예술 작가들이 모여들면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온다고 전했다.
성북동 거리는 젊은 방문객들이 간간히 보였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상점 앞에 모여 대화하는 노인들과 하교하는 학생 등 동네 주민이 더 많은 조용한 동네였다. 외부인 유입에 대해서는 젊은층과 노년층의 입장 차이가 있었다.
하교를 하고 있던 한 여학생은 “최근 들어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많이 생겨 성북동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며 “외부인들이 많이 유입돼 불편하다기보다는 우리 같은 학생들은 먹을 곳이 많이 생겨 좋다”고 했다.
한편 가게 앞에 모여 대화하고 있던 노인들은 “최근에 술집들이 많이 생겨 새벽 2시까지 시끄럽다”며 “술집과 밥집은 많이 생기는데 정작 필요한 약국이나 병원, 목욕탕 등 편의시설은 들어오지 않아 옆동네인 돈암동까지 가는 불편함이 있다”고 불만을 전했다.
▲ 성북동 거리는 성북동에 대한 정보를 듣고 찾아온 젊은 방문객들이 간간히 보였다. 하지만 상점 앞에 모여 대화하는 노인들과 하교를 하는 학생 등 동네 주민이 더 많은 조용한 동네였다. 사진은 한산한 성북동 거리 ⓒ스카이데일리
성북동 거리 상권을 취재한 결과 기존에 살고있던 성북동 주민이 점포 운영자인 경우가 많았다.
5년 전 ‘올레국수’라는 국수집을 연 상인은 “매출은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며 “특별히 관광객이 많지 않다. 대부분 성북동 주민이 단골손님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5년 전 처음 올레국수가 생기기 시작한 시점부터 끊임없이 새로운 가게가 생겨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점주는 성북동에서만 10년 이상 살고 있는 주민이었다. 그는 “이 곳에 가게를 차린 사람들은 삼청동 같은 상권 확대를 노리기보다는 순수하게 개인 가게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카페 숑디’ 주인은 이 지역에 살다가 6개월 전 가게를 차렸다. 그는 “삼청동이나 연남동 등은 이미 사람이 많이 몰린다”며 “성북동 지역은 월세도 싸지만 앞으로 뜰 것 같은 동네라서 가게를 차리게 됐다”고 했다. 그는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월세가 비싼 편이 아니었지만 옆에 새로 연 두 가게는 월세가 더 올랐다”고 귀띔했다.
빵집 ‘샤쁘블랑’ 운영자 역시 성북동에 살았다. 그는 상점을 차린 지 2년이 됐다. 그는 “삼청동 지역부터 상점이 점점 내려오고 있다”며 “상권이 활성화되면 조용한 분위기는 사라지겠지만 우리같이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좋다”고 했다.
‘도심속 시골’ 매력적인 분위기에 반에 개인 창업자들 계속 모여들어
인근에 ‘소마 커피랩’ 운영자는 3개월 전에 카페를 열었다. 그는 “삼청동이나 인사동보다 조용해서 좋다”며 “이 가게는 외국인들에게 소문이 퍼져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 성북동 거리의 카페 운영자는 성북동은 아직 뜬 지역이라고 말할 수 없고 시작단계라고 했다. 점주들은 이 지역이 앞으로 뜰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 기대하는 눈치였다. 사진은 성북동의 다양한 가게들 ⓒ스카이데일리
무대 디자이너를 하다가 3개월 전 오픈한 착즙 주스 카페를 낸 A씨는 “성북동에서 살았던 것은 아니지만 이 건물이 맘에 들어 카페를 차리게 됐다”며 “성북동은 도심 속 시골같은 분위기가 있어 최근 예술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 같다”고 했다.
인테리어 소품점 ‘garage’를 운영하고 있는 점주는 “원래 있던 압구정에 대형매장이 많이 생기는 바람에 이 지역으로 왔다”며 “앞으로 성북동이 더 좋아질 거라 믿고 있다”고 했다. 그는 상인회에서도 성북동 거리를 살리려고 여러 가지 일들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성북동 카페거리 중간지점에서 4년동안 ‘초콜렛 콘 츄러스’를 운영하는 점주는 “성북동에 작은 가게들이 계속 생기고 있는데 모두 장사가 잘되고 있다”며 “성북동은 아직 뜬 지역이라고 말할 수 없고 시작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인근 간송미술관이 지금은 공사중이지만 1년에 두 번 열 때마다 간송미술관을 들르러 오는 사람들이 1km 줄을 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간송미술관이 다시 열리면 상권이 확 살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주말에 외부에서 오는 손님들이 차를 갖고 와서 인도는 한가하다고 했다. 최근 성북동에 큰 이슈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적은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본인을 성북구청 사회복지사라고 밝힌 한 여성은 “타운하우스 개발이 무산된 북정마을은 80년대 골목길 정서가 남아있다”며 “최근 성북동에 카페가 조성되는 추세에 따라 그곳에도 카페들이 조성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도로변 매매가는 평당 3800~4500만원이고, 30평 기준 보증금 5000만원, 월세 275만원에 형성된다”며 “최근 젊은 관광객들도 몰리고 성북동에 작은 가게들이 생기면서 매매가나 월세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권리금은 보통 7000만원~1억5000만원 사이에서 결정되지만 상권이 점점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권리금도 계속 오를 전망이라고 했다.
| ‘초콜렛 콘 츄러스’ 대표 일문일답 |
▲ 초콜렛 콘 츄러스 ⓒ스카이데일리 -초콜렛과 츄러스라는 이색 조합을 선택한 계기는?
스페인에 갔다가 친구가 소개해 준 유명한 츄러스 집에서 레시피를 전수받은 계기로 츄러스 가게를 열게 됐다. 츄러스가 막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시작한 시점에 이 가게를 열게 됐다. 이 가게를 연지 5년 정도 됐는데 그 당시 국내에 츄러스 가게가 2개 정도 있었다. 성북동에 가게를 연 이유는 성북동 거리가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스페인에서 유명한 츄러스와 초코라떼를 직접 만들어 파는 것이 이 가게의 특징이다. 반죽을 받아쓰지 않고 스페인에서 전수받은 레시피로 직접 반죽하는 것도 이 가게의 자랑거리다.
-어떤 손님들이 많이 찾아 오는지
특별히 마케팅이나 홍보를 하지 않는다. 성북동에 대사관이 30여개가 있는데 남미지역 대사관 사람들은 현지만큼 맛있다고 한다. 주요고객은 대사관 사람들이나 성북동 주민들이다. 또 최근에는 성북동 거리가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젊은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온다. 매출은 가게를 연 이후로 꾸준히 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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