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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 이어 유로존의 위험국가인 스페인이 결국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스페인은 세계 경제규모 12위에 유로존 내에서는 4위다. 스페인이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유로존은 물론 세계경제가 휘청거릴 정도로 파장이 적지 않다. 이에 유로존이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을 막후에서 컨트롤 했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스페인의 구제금융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 높다. 일각에서는 국가부실 보다 은행부실 문제가 크기 때문에 구제금융으로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장담하지 못한다. 스페인 경제가 근본적으로 회생국면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로존의 위기 핵심에 스페인 등 이른바 ‘PIGS/PIIGS(피그스)’ 국가들이 있다. PIGS는 재정적자와 외채로 인해 경제적 위기상황에 처한 포르투칼(Portugal), 이탈리아(Italy), 그리스(Greece), 스페인(Spain) 등을 일컫는 약칭이다. 피그스 국가들은 ‘돼지들’(pigs)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받고 있을 정도다. 스카이데일리가 은행권의 부실을 감당하지 못해 구제금융에 손을 내민 스페인의 상황과 이를 지켜 본 주위 국가들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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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은 유로존 17개 회원국 중 2년 전 시작된 재정위기로 구제 금융을 요청한 4번째 국가가 됐다. 루이스 데 귄도스(사진) 스페인 재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은행 구제를 위한 구제 금융을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스페인, 1000억유로 구제금융 신청
스페인이 불어나는 은행권의 부실을 감당하지 못해 구제금융에 손을 내밀기로 했다. 결국 항복을 선언한 셈이다.
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재무장관은 유로존 재무장관과 화상회의를 가진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스페인 은행권 자본확충을 위해 구제금융을 신청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하자 수도 마드리드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시위대의 사인판에는 ‘빚도 없고, 값을 돈도 없다’는 구호가 쓰여 있다.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받으면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이어 4번째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네 번째 구제금융 신청국이 된 스페인이 외부자금 수혈을 통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할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스페인으로 옮겨 붙은 유로존 재정위기가 구제 금융으로 진화될 수 있을까.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은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외신에 따르면 결국 스페인 정부는 은행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1000억유로(미화 1250억달러) 상당의 구제 금융을 신청했다. 유럽연합(EU)은 이를 즉각 수용해 집행을 승인했다.
국제사회, 일단 환영하는 눈치
지원요청 시기에 대해서는 자국 은행권에 대한 민간 컨설팅업체들의 감사 결과가 나오는 이달 중순에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외신들은 그 시기를 오는 21일이나 그 이후로 보고 있다.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재무장관은 유로존 재무장관과 화상 회담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스페인 은행권의 자본확충을 위해 유럽연합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며 “구제금융의 규모나 조건 모두 만족할만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 유로존의 위기 핵심에 ‘PIGS/PIIGS(피그스)’ 국가들이 있다. PIGS는 재정적자와 외채로 인해 경제적 위기상황에 처한 포르투칼(Portugal), 이탈리아(Italy), 그리스(Greece), 스페인(Spain)을 일컫는 약칭이다. 이들과 유로존의 운명이 예측불허다. 전문가들 조차 제대로 된 전망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스페인에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은행감독기구(EBA),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이 과정에 함께 참여한다.
구제금융 규모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이후 유로그룹은 성명을 통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또는 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ESM)에서 최대 1000억유로가 지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제금융 자금은 협의에 따라 스페인 정부가 아닌 스페인 은행권 자본 확충기금인 스페인 은행지원기금(FROB)을 통해 은행권에 지원된다. 유로존 국가들은 구제금융 지원 조건으로 추가적 긴축 조치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국제사회는 일단 환영하는 입장이다. IMF는 환영의 입장을 밝혔고,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세계경제의 안정을 공고히 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금융시스템을 재편하는 스페인의 조치와 이를 지원하기 위한 유럽 파트너 국가들의 행동을 환영한다”면서 “스페인 경제의 건전성 회복뿐만 아니라 유로존 국가들의 경제회복을 위한 핵심인 금융 통합에 이르는 구체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스페인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으며, 프랑스의 피에르 모스코비치 재무장관도 “은행부문에 한정된 스페인 구제금융은 훌륭한 합의이며 매우 강력한 연대의 신호”라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도 스페인 은행에 대한 지원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이는 유로존이 통화동맹을 강화하고 더 큰 금융·재정동맹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동안 스페인 은행에 적어도 400억유로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으나 시장에서는 600억에서 800억 유로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1000억 유로는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에 부족하며 최소 2000억유로(약 292조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스페인, 1차 방화벽 갖춘 셈
스페인은 이번 구제금융이 은행권 위기를 해결하고 금융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됨에 따라 유로존은 그리스의 선거 결과로 시장이 다시 혼란에 빠질 경우에 대비한 1차 방화벽을 갖추게 됐다.
▲ 스페인은 구제금융 신청으로 인한 은행권 위기의 해결과 금융시장에서의 신뢰 회복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 자료:블룸버그 ⓒ스카이데일리
전문가들은 유로존 4위 경제대국인 스페인의 금융 시스템이 무너지면 유럽이나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파가 그리스와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해왔다.
독일 은행들이 갖고 있는 스페인 채권이 그리스의 10배에 이른다는 점도 우려의 원인이었다.
한편 국내에서는 주식·외환시장이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 지를 지켜봐야 한다. 무디스가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등 세계 17개 금융기관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것으로 알려진데 따른 여파도 관심사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유로지역이 그리스 선거를 앞두고 발 빠른 모습을 보이며 방화벽을 쌓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보다도 유럽 국가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가 더 중요하고, 그 반응이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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