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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불량주택을 개선해 쾌적한 거주환경을 마련하고 도시미관까지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됐던 뉴타운 사업이 본격적인 중도하차 국면에 들어갔다.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도촉법) 시행령 개정안이 이달 초 시행된 이후 뉴타운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사업중단 봉합작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7월 발효된 도촉법은 이른바 ‘뉴타운법’으로 불릴 만큼 각종 지원과 특혜가 있었지만 시행령 개정안이 이를 거꾸로 되돌려 놓았다. 서울의 경우는 박원순 시장 논리의 출구전략 가동이다. 하지만 이미 사업시행이 진행된 상태에서 ‘매몰비용’(埋沒費用,sunk cost)을 감당하는 것이 큰 문제다. 매몰비용은 주민 추진위 단계에서 회의비, 업무추진비, 운영비, 조사측량비, 인건비, 사업비 등으로 회수불가능한 돈이다. 서울만 해도 6월 현재 추진위가 구성된 260개 지역에서 사용한 비용은 997억원에 달한다. 추진위 1곳당 매몰비용이 3억8200만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전국적으로 추산하면 2000억원이 넘는다. 문제는 정부가 책임질 몫이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도정법)에 따라 추진위까지만 해당돼 시공사의 사업이 상당부분 진척된 건설사들이 수십억원의 손해배상을 주민들에게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출구전략 1호지역인 수원 권선5구역이 실제 그 사례다. 이를 감안하면 전국적으로 매몰비용은 수조원에 달한다는 분석까지 있다. 문제는 또 있다. 뉴타운 사업 중단에 따른 도시주택환경 개발의 지연과 지체는 향후 두고두고 모든 시민들에게 짐이 돼 돌아올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은 그 재앙이 시작되는 시점을 2014년부터로 보고 있다. 뉴타운 출구전략이 부작용이나 잡음을 잠재우는데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해도 언젠가 닥칠 문제를 일시적인 땜질로 봉합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이유다. 도촉법 시행령 개정안이 담고 있는 내용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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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부가 뉴타운 관련법을 정비하면서 지정요건 완화 규정을 폐지했다. 서울시도 출구전략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수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매몰비용이 큰 후유증으로 남을 전망이다. 뉴타운 개발을 반대하는 주민들. <사진=뉴시스>
뉴타운 사업의 지정요건 완화조항이 관련법 개정으로 폐지됐다.
서울시가 뉴타운 과다지정에 따른 부작용 완화를 위해 출구전략을 시행 중인 가운데 지정요건 완화조항도 폐지됨에 따라 서울시에서 당분간 뉴타운 신규지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재정비구역 지정요건 완화조항 폐지를 골자로 하는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이하·도촉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됐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도시재정비 및 주거환경정비 제도개선안’을 발표하고 도시재정비 촉진특별법 개정작업을 진행해 왔다. 올해 1월 도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시행령을 마련한 것이다.
정부는 시행령을 통해 부동산 활황기에 높은 개발이익을 기대한 주민의 요구에 따라 정비예정구역을 과도하게 지정했다고 보고 특혜조항을 폐지하기로 했다.
서울시 역시 같은 인식으로 뉴타운 출구전략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올해 중 주민선택에 따라 뉴타운 지정 해제 지역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비구역 지정요건 완화 등 뉴타운 핵심골자 폐지
시행령 개정안은 뉴타운 사업을 촉진하기 위한 세 가지 촉진조항의 폐지가 골자다.
폐지 내용은 △재정비촉진구역 지정요건 20% 완화 △재정비 사업방식이 같은 2곳 이상의 지역을 통합해 하나의 구역으로 지정 △재정비촉진구역 10% 확장 등이다.
▲ 자료: 국토해양부
지정요건 완화의 경우 각 지자체는 노후·불량 건축물의 수와 밀도, 과소토지 등의 비율과 주택접도율을 20퍼센트 범위에서 완화해 조례로 정한 범위에서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었다.
국토부는 뉴타운 구역 과다지정의 원인을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요건을 완화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고 이를 폐지한 것이다.
지역 통합은 2곳 이상의 지역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주거환경개선사업이나 재정비촉진구역 지정요건에 해당되는 경우 통합해 하나의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었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이나 주택재개발 사업, 주택재건축 사업은 지정요건이 서로 다른데 이 조항에 따라 통합해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었다. 이 조항의 폐지로 인해 뉴타운 구역을 보다 넓게 지정할 수 있는 근거가 사라지게 됐다.
재정비촉진구역의 확장은 주거환경개선사업이나 주택재개발사업에 해당됐다. 부지의 정형화, 효율적인 기반시설의 확보 등을 위해 필요 시 재정비촉진구역 면적의 10% 범위 안에서 확장해 지정할 수 있었다.
서울시 신규 뉴타운 지정은 당분간 없을 듯
뉴타운 지정요건 완화조항들이 폐지됨에 따라 신규 뉴타운 지정은 대폭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시는 뉴타운 출구전략을 시행 중이어서 서울 내에서 뉴타운의 신규지정은 당분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로 2005년 이후 7년 동안 지정된 뉴타운·정비구역의 수는 401개 구역으로 그 이전 7년 동안 지정된 물량의 5.7배에 달한다. 지난 40년간 지정된 정비구역의 1/3 가량이 이 기간 동안에 지정된 것이다.
▲ 자료: 서울시
서울시는 뉴타운 과다지정이 도시관리 차원이 아니라 일부 주민들의 기대에 편승한 선심성 지정 때문에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정비예정구역으로 선정됐지만 추진위나 조합 등 추진주체가 없는 지역이 266곳에 달한다.
서울시는 이중 163개 구역을 대상으로 1차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주민의 의견수렴 결과에 따라 올 12월에서 내년 2월 사이에 사업 지속 여부에 대한 찬반이 결정된다. 1차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103개 구역은 이후 2차 실태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뉴타운의 신규지정이 당분간 이뤄지지 않더라도 서울시 주택공급에는 큰 이상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시내에서 사업이 시행중인 물량은 총 164개 구역 14만9263가구다. 이 물량이 2018년까지 7년간에 나누어 공급된다고 가정할 때 연평균 2만1300호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는 최근 5년간 준공된 107개 구역의 연평균 2만2000호 공급과 유사한 수준으로 뉴타운의 신규지정이 당분간 없더라도 주택공급량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노후건물이나 불량주택의 이사수요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주택수요가 큰 폭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지적 또한 만만치 않다.
▲ 자료: 서울시
다행히 최근 주택 인허가 실적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 같은 문제가 단기간에 일어날 가능성이 적을 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주택 수요가 많은 60㎡이하의 서민용 주택의 경우 최근 3년간 약 4배 증가했다.
주택 인허가수는 2009년 3만6000여건에서 2010년 6만9000여건, 2011년에는 8만8000여건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 등 60㎡이하 소형 주택은 2009년 14000여호에서 2011년 54000여호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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