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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원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사건으로 지목한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다시 한 번 도마위에 올랐다. 야당의원들은 수차례 해당 사건과 관련된 증빙자료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배수진을 쳤다. 앞서 지난 16일 열린 서울·중부지방국세청 국감에서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부산청의 서울청에 대한 교차조사 요청과 관련해 “본청의 의도적인 표적수사다”며 “(태광실업 세무조사가) 본청에서 지방청으로 하달한 명령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조현관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지방청 관할 지역에 대해서 조사를 명령할 권한은 없다”고 일축했다. 안 의원은 그러자 서울청이 부산청으로부터 받은 ‘교차조사 요청 공문’의 공개를 요구했고 여·야 양측 의원들은 논란 끝에 추후에 제출받기로 합의했었다. 이어 국세청으로부터 해당 요청공문 자료를 받은 안 의원은 23일 열린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문제의 공문을 들고 나와 자료의 위조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문서를 확인한 다른 야당의원들도 “해당문서는 위조됐다. 수상한 점이 많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카이데일리가 단독 입수한 해당 문서를 공개하는 한편 국감 현장상황을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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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위조공문 논란이 촉발됐다. 야당측 의원들은 제출받은 문서가 허술하고 수상한 부분이 많아 위조문서가 확실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장의 모습(위) 및 안민석 의원(좌), 이현동 청장(우) ⓒ스카이데일리
23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부산지방국세청의 태광실업과 관련한 교차조사 요청 공문을 놓고 위조논란이 불거졌다.
| ‘교차조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 ‘표적조사’ 논란 |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실상 죽음으로 몰고 가게 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는 박연차 전 회장의 태광실업에 대한 지난 2008년의 세무조사는 부산지방국세청이 아닌 서울지방국세청이 담당했다. 이른바 교차 세무조사다.
교차 세무조사는 지방청 간에 세무조사를 바꿔서 실시하는 방식이다. 이는 외견상 해당지역 세무공무원과 지역 기업들이 혹시 모를 유착관계를 맺어온데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한 일환이다.
따라서 교차조사는 세무조사가 매우 강력하게 실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는 부산지방국세청이 담당이었으나 당시 교차조사에 의해 ‘저승사자’ 별명까지 갖고 있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맡아 진행했다.
야당은 한상률 전 국세청장 시절 이 같은 교차조사가 첫 제도화 된 가운데 태광실업이 그 첫 케이스가 됐다면서 ‘노무현 표적조사’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그 이전에도 교차조사를 해왔다는 입장이다. |
당시 조현관 서울지방국세청장은 교차조사를 한 이유에 대해 “부산청에서 태광실업에 대한 교차조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본청에 교차조사를 요구했고 서울청은 본청의 요구에 따라 조사에 착수하게 됐다”고 답변했다.
이어 조 청장은 “본청에서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 요청공문과 함께 해당사안이 서울청에 전달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부산청이 정식으로 교차조사를 요구했다는 근거자료를 요청했지만 당시 조 청장은 “개별조사 건에 대한 자료는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국감은 이 사안으로 여·야 의원들의 대립이 촉발됐고, 여·야 간사 합의하에 국감은 속행하되 요구한 자료는 추후 제출받기로 하는 선에서 마무리됐었다.
국세청 교차조사 제출 문서 ‘위조논란’ 일어
안 의원은 23일 국감장에서 국세청에서 받은 문제의 공문을 들고 포문을 열었다.
▲ 야당의원들이 한 곳에 모여 해당 문서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안 의원은 해당 문서에 대해 “부산청에서 교차조사를 신청한 문서를 요청했는데 이 문서는 기안자 이름이 빠져있다”며 “공문을 기안하는데 기안자가 빠질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야당 간사인 김현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기안자로 보이는 결제란 담당과장의 결제도 대리결제로 이뤄졌다. 이는 기안자를 의도적으로 숨기려는 행위로 간주된다”며 “자료를 주면서 기안자를 숨기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으며 기안자 공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또한 해당 문서는 타 국세청의 공문 포맷과 전혀 다른 점도 크게 의심된다”며 문서를 들어 올려 보였다.
야당의원들이 계속되는 질타에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은 “(종합)국정감사를 우선 실시하고 추후 논의하자”며 “매번 똑같은 이유로 파행되는 사태를 맞고 있다. 정책을 논하는 국정감사인 만큼 우선 감사를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 야당의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정 감사의 속행을 주장했다. 양측의 공방 끝에 감사는 5분간 정회됐다.
결국 약 5분간의 정회를 갖기로 결정한 양측 의원들은 서둘러 회의장을 빠져나갔고 야당의원들은 한 곳에 모여 해당 문서에 대해 거듭 면밀히 살폈다.
“대리결제·누락직인 등 위조문서 근거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단독 입수한 ‘부산지방국세청의 교차조사 요청 공문’을 살펴보면 일반적인 위조문서라고 하기에는 이상할 정도로 허술한 부분이 많이 드러났다.
하지만 국회 기재위 야당의원들이 국세청으로부터 직접 건네받은 자료인 만큼 그 출처는 확실한 것이 사실이다.
우선 해당문서에는 안 의원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기안자가 빠져있으며 결제란의 담당과장 결제도 주무관이 대리 싸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구지방국세청의 교차조사 요청 공문은 ‘공개’라고 적혀있는 반면 해당문서는 ‘비공개’로 쓰여 있는 점도 문제시 됐다.
▲ 부산지방국세청의 태광실업(빨간줄)에 대한 교차조사 요청공문. 야당측 의원들은 직인이 누락된점, 대리결제, 비공개 표기(빨간원) 등을 이유로 들어 위조문서 의혹을 제기했다.
당초 서울지방국세청은 해당 문서를 제출하며 “원본 복사본을 그대로 제출했다”고 주장했지만 통상적으로 공문서에 적혀있는 ‘원본대조필’이란 직인도 없어 야당의원들의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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