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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이 주최한 ‘우면산 산사태 원인 추가 및 보완 조사 공청회’에서에서 보고된 우면산 산사태 조사결과와 관련, 서울시와 조사단의 유착관계에 대한 의혹이 강하게 제기돼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유착의혹의 배경에는 공무원과 학회의 오래된 관행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피해 유가족들도 조사결과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서울시에 내용을 보완, 최종결과를 발표해야 한다는 진정서를 제출하고 나섰다. 유가족들은 진정서를 통해 “그동안 서울시 관련 공무원들의 압력이 조사과정에 작용했다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으며 특히 조사단장이 문책당할 공무원까지 고민하는 태도는 희생자에 대한 기본도 모르는 망발이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번 조사결과를 반박했던 이수곤 교수는 “박원순 시장이 성역없는 조사를 지시했음에도 담당 공무원들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공무원들과 학계가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짜고 치는 고스톱 판”이라는 거친 표현까지 쓰면서 “철저하게 진상을 가려 책임자를 강력히 추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문대로 알려진 영국임페리얼컬리지 왕립광산대학을 졸업하고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국제학회 공동 산사태기술위원인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이수곤 교수를 스카이데일리가 단독으로 만나 우면산으로 야기된 공무원과 학회를 둘러싼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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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의 허파’라고 불리는 서초구 우면산 일대의 ‘우면동 산33’ 지역의 면적은 여의도 절반에 달하는 4.18k㎡(126만4450평) 달한다. 이곳에서 16명의 생명을 앗아간 우면산 산사태가 지난 2011년 여름 발생했다. 서울시는 지난 8월 이곳을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스카이데일리 <그림=최은숙>
▲ 서울시립대 이수곤 교수(사진)가 스카이데일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관행처럼 치부된 보고서 조작은 더 큰 사고를 불러 올수 있다”며 우면산 산사태 조사보고서에 대한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스카이데일리
이수곤 서울시립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그동안 학계에서는 보고서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과장해 결과를 발표하는 경우가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 판처럼 관행으로 내려왔었다”면서 “이에 대한 보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29일 스카이데일리와 단독으로 만나 이 같이 운을 뗀 후 “우선 지난 23일 공청회에서 발표된 우면산 사태 보고서는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며 “천재로 몰아가기 위해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강한 의구심을 들게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산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폭우, 공군부대, 서초터널 발파 공사 등에 대한 결과발표 내용은 석연치 않은 게 많고 너무 천재로 몰아가는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알고도 안한 것은 서울시 직무유기”
이 교수는 특히 “자신이 우면산 산사태에 대해 몇 년간에 걸쳐 위험성을 서울시와 언론을 통해 경고했음에도 서울시는 이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몰라서가 아닌 알고도 안한 것으로 명백한 서울시의 직무유기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학계는 연구용역을 주는 공무원 입맛에 맞게 데이터를 조작하고 과장해 주었고 서울시는 사고가 발생하면 우선적으로 천재로 몰아 자신들의 책임회피에만 급급하다”고 비난했다.
▲ ‘우면산 산사태 원인 추가 및 보완 조사 공청회’에서 나온 책자에 실린 우면산 토석류 위험도 조사결과. ⓒ스카이데일리
특히 이 교수는 “지난해 230mm가 내렸는데, 이는 지난 40년 동안 5번이나 이 보다 많은 241~332mm까지 내렸을 정도로 특별한 기록적인 강우가 아니다”고 전제하고 “서울시의 의견대로 천재지변 탓이 아닐 뿐만 아니라 이처럼 산사태 피해가 커진 것은 오히려 인재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증거다”며 서울시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강우량은 2010년 250mm, 2011년 230mm로 더 적었음에도 왜 피해가 더 컸는지와 산사태가 발생하기 전 지반상태, 산책로 등의 공사현황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원인을 밝히고 분석해야 한다”며 “그러나 이런 시도가 전혀 없었기에 데이터 조작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강수량 의혹 이외에도 “공군부대가 자리 잡은 곳에 비가 내리게 되면 산이 깎아지게 돼 산사태가 발생하는 원인인데도 서울시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 역시 천재가 아닌 인재라는 증거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처럼 서울시가 의도적으로 조작한 흔적이 보이는데 이는 자신들이 발표한 1차 결과를 뒤집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고 제기했다.
▲ 이수곤 교수(아래 사진)는 “우면산이 개발에 시달려 지반이 약해져 있지만 이를 서울시가 방치한 인재”라고 주장했다. ⓒ스카이데일리 <위 사진은 우면산 산사태 주요 피해지역과 공구별 복구공사 지역, 자료=서울시>
또 그는 “우면산은 지난 수십년간 아파트 개발 등으로 지반이 약해져 있음에도 막상 개발허가는 내준 서울시가 이에 대한 절실한 예방책은 전무한 상태에서 복구공사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사단 발언은 서울시 봐주려는 의미”
| 서울연구원의 조사결과 자료 및 공청회 발표내용 |
▲ 서울연구원 공청회 자료집.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은 지난 23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우면산 산사태 원인 추가 및 보완 조사 공청회’(사진 책자)를 개최했다.
이날 조사단은 짧은 시간에 폭우가 쏟아져 산사태와 토석류가 발생(천재) 했지만 우면산 산사태 이전 해인 2010년 태풍 곤파스 피해 후 덕우암 지역 등을 포함한 우면산 일대의 안전대책이 함께 강구됐다면 산사태로 인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인재)는 다소 애매한 표현의 조사결과(천재·인재 동시 원인)를 발표했다.
이어 조사단은 “태풍 곤파스로 인한 피해 후 덕우암 지역과 공군부대를 포함한 우면산 일원의 산사태와 토석류에 대한 안전대책이 즉시 강구됐다면 우면산 산사태로 인한 인명손실과 재산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사단은 결론적으로 “당시 (기상청 관측소가 있는) 남현동과 서초동에 각각 120년, 20년 빈도의 많은 강우가 내려 산사태와 토석류가 발생했다(천재)”고 규정했다.
단장인 김명모 교수는 “우면산 사태는 많은 강우에 의해 산사태가 발생했고 인근 지역 덕우암 피해복구 계획은 안전대책으로는 미흡했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또 사망자 3명의 인명피해를 본 인근 덕우암 유역의 경우 복구공사와 관계없이 전방위적으로 산사태가 발생, 2010년 곤파스 피해지역에 강구된 복구대책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공군부대의 영향에 대해서는 규모를 파악할 수 없는 산사태 등으로 주위 영향을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
또 현재 우리의 행정은 산사태가 날 경우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일원화 돼 있지 않는 것도 큰 문제라는 것이다.
▲ 이 교수는 과거 우면산의 위험성을 보도한 방송사의 보도내용들을 모아 자료로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증거들을 제시하면서 자신은 점쟁이가 아닌 과학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이 과연 정상적인 나라가 맞느냐”고까지 반문하기도 했다. <사진=이수곤 교수>
이 교수는 “이처럼 데이터를 조작하고 과장하는 것은 우리의 정서상 학연, 지연으로 얽혀있는 고리 때문이다. 외국 전문가를 불러와 끊어내야 한다. 그 결과를 토대로 관련 학회와 공무원의 책임소재를 철저히 가려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자신은 점쟁이가 아님에도 우면산 사태를 계속 지적했지만 조작한 보고서를 접하는 순간 과연 이 나라가 정상적인 나라인지를 국가와 국민에게 묻고 싶었다”면서 “서울시가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면 행안부나 소방방재청 등 정부가 나서서 피해자들에게 보상해 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가족들 “공개토론 등으로 쌍방 수긍토록 해줘야”
유가족들은 진정서에서 서울시와 서초구의 수해저감대책이 관심 있게 다루어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희생자별 원인분석이 전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요한 부분은 시민 대토론회 등의 방법으로 공개 토론에 붙어져 쌍방이 인정하는 수준으로 보완한 후 그 내용이 최종보고서에 담겨져야 유가족을 포함한 시민들이 수긍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들은 ‘(산사태로) 희생된 사람들은 희생된 사람들이지만 지난 일을 후벼 파서 산사람들에게 피해가 미치는 것은 고려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공무원들이 문책을 당하는 것은 조심스럽습니다’라는 조사단의 한 책임자 발언에 대해 “조사단의 서울시 봐주기라는 공통된 인식을 공개석상에서 자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출처:공청회 자료집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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