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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저축은행의 본사로 사용되던 선릉역 인근 대치빌딩은 소유구조가 독특해 시선을 끌고 있다. 선릉역 1번 출구에서 10여m 떨어진 알짜배기 땅에 위치한 ‘대치빌딩’은 지하 6층, 지상 19층의 건물이다. 저축은행 소용돌이 사태의 중심에 있었던 ‘솔로몬 저축은행’이 지난 2011년 이 건물을 매각한 가격은 990억원이었다. 하지만 매각 계약은 건물 전체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솔로몬 저축은행이 판 것은 대치빌딩의 지하 1~3층과 지상 2~5층 및 9~18층이다. 더불어 건물이 속한 4필지의 토지 중 889-12, 19 두 필지 및 나머지 두 필지의 지분 일부가 동시에 매각됐다. 나머지 층과 땅의 소유주는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지하 6층과 지상 7~8층은 K해운의 박 모 사장과 동생인 박모씨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또 지하 1~3층과 지상 2층의 지분 절반도 박 사장과 동생이 소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나의 건물을 매각하는데 두 개의 계약이 따로 체결되는 특이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더욱 특이한 것은 집합건물이면서도 토지 소유주가 별도로 등기돼 있다는 점이다. 집합건물의 경우 토지와 건물이 일체가 돼(지분등기) 별도 등기가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토지 역시 박 사장과 동생이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소유구조는 건물이 준공된 후 처음 입주한 삼성전자가 이 건물을 살 때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테헤란로 대로변 1000억원대의 가치를 보이고 있는 대치빌딩의 독특한 소유구조를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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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대치빌딩의 위치도(위)와 대치빌딩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그림=최은숙>
솔로몬 저축은행의 본사가 있었던 대치빌딩은 소유방식이 이색적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대치동 선릉역 인근에 있는 대치빌딩은 등기부등본 상 아파트나 오피스텔처럼 ‘집합건물’로 분류돼 있다. 집합건물의 경우는 토지와 건물이 일체가 돼 토지의 소유주가 등기부상 별도로 표기되지 않는다.
하지만 대치빌딩의 경우 집합건물이면서도 토지 소유주가 등기부 ‘갑구’(소유권에 관한 사항)란에 별도로 등기돼 있다. 아울러 건물 각층의 등기내역을 살펴봐도 이색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건물 하나를 매각하는데 계약이 둘로 나뉘어 체결돼
선릉역 1번 출구를 나오면 첫 번째 보이는 건물이 샹제리제 빌딩이다. 이 건물을 바라보면서 왼편 바로 옆에 있는 날씬해 보이는 건물이 ‘대치빌딩’이다.
대지는 대치동 889-11과 12, 19와 20 등 네 필지로 총 1156.6㎡(350여평)의 면적이다. 이 위에 서 있는 지하 6층, 지상 19층의 대치빌딩은 연면적이 1만5954.9㎡(4826여평)에 달한다.
건물 정면에는 솔로몬 저축은행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다. 저축은행 업계 1위였으나 지난해 5월 영업정지된 솔로몬 저축은행의 본사사옥이 바로 이 건물이다.
솔로몬 저축은행은 이 건물을 2008년 661여억원에 사들여 본사사옥으로 이용하다 경영난에 처한 2011년 990억원에 매각하게 된다. 3년만에 300여억원 가량의 차액을 남긴 계약이었지만 경기침체 속에서 부동산 PF를 무리하게 추진해 온 솔로몬 저축은행을 구해 주지는 못했다.
▲ 테헤란로 변에 위치한 대치빌딩 인근에는 샹제리제 빌딩, 금강타워 등 대형빌딩들이 빽빽히 들어서 있다. ⓒ스카이데일리
솔로몬 저축은행으로부터 건물을 사들인 나라에이스홀딩스는 빌딩 자동화 시스템 회사인 나라컨트롤 등을 계열사로 거느린 지주회사다. 나라홀딩스는 건물을 사들인 후 KB부동산신탁에 건물을 신탁한 상태다.
특이한 점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우선 솔로몬 저축은행과 나라홀딩스 사이의 계약은 건물 전체를 사고파는 계약이 아니었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양사 간의 계약은 지하 1~3층과 지상 2~5층, 9~18층 그리고 건물이 속한 889-12와 19와 나머지 2필지의 지분 일부가 그 대상이다.
계약 역시 지하 1~3층과 2층을 139억원에 매각하는 계약과 건물의 3~5층과 9~18층, 그리고 토지 2필지를 522억원에 파는 두 개의 계약으로 이뤄졌다.
건물은 층별로 등기가 된 집합건물인데, 10층부터 18층까지는 하나의 등기부에 동일한 소유주로 등기돼 있는 점도 눈에 띄었다. 더욱이 지하 4층과 5층, 지상 1층, 6층, 19층은 등기부등본이 검색되지 않았다.
또 계약에 포함되지 않은 층의 소유주는 따로 있다. 지하 6층과 지상 7~8층의 소유주는 K해운 박모 사장과 동생인 박모씨로 등기돼 있다. 세 층 모두 박모 사장이 64%, 동생이 36%의 지분을 갖고 있다.
▲ 대치빌딩은 지하철 선릉역에서 불과 10여m 거리에 있는 역세권이다. ⓒ스카이데일리
박 사장과 동생은 지하 1~3층과 지상 2층의 지분 절반도 소유하고 있다. 이것이 솔로몬 저축은행이 건물을 매각할 때 지하 1~3층과 지상 2층을 건물의 다른 부분과 별도로 계약한 이유다.
물론 층별로 개별등기된 집합건물이 특이한 경우는 아니다. 시공사가 건물을 지어 호실별로 분양하는 오피스텔이 집합건물의 대표적인 예다. 오피스 빌딩의 경우에도 건설사가 층별로 개별분양을 하는 모습은 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건물의 층 지분 일부를 K해운 박 사장과 동생이 소유해 건물매각 계약이 둘로 나뉘어 체결된 것은 특이한 경우다.
집합건물이면서 토지가 별도 등기된 점도 이색적
대치빌딩은 집합건물이면서 토지가 별도로 등기돼 있다는 점에서 다른 건물과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많은 경우 건물과 토지의 소유주는 일치한다. 토지를 사들여 건물을 올리거나 건물을 매입할 때 토지를 함께 사들이기 때문이다.
토지를 임대해 건물을 짓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토지의 소유주에게 건물의 소유주가 임대료나 전세금을 지급하게 마련이다.
▲ 대치빌딩은 솔로몬 저축은행의 사옥으로 쓰였다. SAS코리아와 법무법인 정률 등이 건물의 절반 가까이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토지의 소유주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건물을 지은 뒤 호실별이나 층별로 나눠서 분양을 하는 경우에는 건물과 토지가 일체가 돼 지분등기가 되기 때문에 토지소유주가 별도로 등기부에 나타나지 않는다.
대치빌딩은 집합건물이면서 토지 소유주 역시 별도로 등기돼 있다. 나라에이스홀딩스가 889-12와 19 두 필지를 보유하며 889-11과 20의 52.4% 가량의 지분도 갖고 있다.
889-11의 나머지 지분은 박 사장이, 889-20의 경우는 박 사장의 동생이 보유한 것으로 등기부등본상에 나타난다.
건물과 토지의 소유관계가 복잡해진 것은 건물을 지은 직후부터 있었던 일이다. 최초에 건물을 사들인 삼성전자와 박 사장의 거래 역시 이런 형식으로 이뤄졌다.
삼성전자가 처음 건물을 살 때부터 보였던 소유형태
삼성그룹은 1995년 삼성물산의 영화와 방송, 삼성전자의 음반사업 등을 통합해 삼성영상사업단을 출범시켰다. 영상사업단의 600여명이 1995년 근무를 시작한 건물이 바로 이 대치빌딩이다.
삼성전자는 영상사업단이 출범하던 1995년은 대치빌딩이 준공된 해이기도 하다. K해운 박 사장과 동생 등이 나눠 갖고 있던 건물과 토지의 일부를 삼성전자가 매입했는데, 이때 이미 지분이 구분돼 있었던 것이 등기부등본 상 보여진다.
IMF 이후인 1999년 영상사업단을 접으면서 이 건물은 삼성전자 등 계열사 부서들이 이용하게 됐다.
▲ 솔로몬 저축은행의 로고가 건물 상단에 아직도 선명히 박혀 있다. ⓒ스카이데일리
상당기간 삼성전자 대치빌딩이라 불리던 이 건물의 이름이 바뀐 것은 2008년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2006년 대치빌딩의 지분을 자산유동화전문회사에 매각했고, 이를 2008년 솔로몬 저축은행이 사들이면서 건물이름이 솔로몬 대치빌딩으로 바뀐다.
솔로몬 저축은행은 이 건물을 사옥으로 사용해 대부분의 공간을 이용해 왔으며, 건물의 일부공간은 다른 업체가 임대해 사용해 왔다.
8층부터 10층까지는 통계분석 시스템을 만든 SAS코리아가 입주해 있으며, 7층과 11층에서 13층 사이는 법무법인 정률이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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