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활성화 기조…부실화 우려 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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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중금리대출 독려 정책…업계는 보안책 강화 외쳐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7-03 16:37:15

금융당국의 중금리대출 독려 정책으로 인해 중금리대출 상품이 연이어 출시될 예정이지만 업계와 금융당국의 견해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OK저축은행이 이달 중순에 출시하는 중금리대출 상품 ‘OK히어로’를 시작으로 저축은행들의 중금리대출 상품이 이달에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3일 밝혔다. ‘OK히어로’ 상품은 중신용거래자를 대상으로 판매되며 금리는 연 9.9%~17.9%수준으로 책정됐다.

이어 JT저축은행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상품 ‘파라솔’의 라인업을 확대하며 상품군 고도화를 실시한다. ‘파라솔’라인업은 기존 파라솔K, 파라솔D에서 파라솔W로 확대될 예정이다. 파라솔W의 금리는 12%~19.9%수준이다.

이밖에 페퍼저축은행과 BNK저축은행 등은 기존 대출상품의 금리를 하향조정해 당국 기준에 맞추며 상품재정비에 나섰다.

저축은행권이 중금리대출에 힘을 주는 까닭은 내년부터 고금리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는 금융당국의 방침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저축은행에 대한 예대율 110%를 적용하는 한편 금리가 연 20%를 넘기는 대출에 대해서는 30%의 가중치를 부여하기로 했다.

카드사도 중금리대출 상품 개편에 나섰다. 삼성카드는 ‘프라임론’의 금리 상한을 기존에서 4%낮춰 금리구간을 연 5.9%~19.9%수준으로 하향조정했다. 롯데카드도 ‘롯데카드 신용대출’의 금리구간을 연 4.95%~19.9%로 인하해 중금리대출 상품 강화에 힘썼다.

카드사의 상품 개편 역시 연 20% 이하 수준의 금리로 중금리상품을 출시하라는 금융당국에 기조에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금융업계는 구조적으로 중신용등급 차주들이 저신용등급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중금리대출을 독려하는 금융당국의 정책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신용자들의 안전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금리대출 상품 확대는 금융사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같은해 6월까지 4~6등급의 신용등급을 유지했던 차주 중 20.9%가 5년 뒤 2013년에는 7등급 이하의 저신용자가 됐다. 같은 기간 1~3등급의 고신용자 중 4.3%도 저신용자가 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이와 같은 부실에 따른 리스크는 금융사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이에 금융업계는 중금리대출 독려에 앞서 중신용자에 대한 신용평가모델을 새롭게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정확하게 금리를 산출하기 위해 차주의 신용정보를 확실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금융당국이 중금리대출의 가중 평균금리를 연 18%에서 16.5%로 낮춘 점도 금융사의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형은행 정도를 제외하면 연 10%대의 중금리상품을 취급한 경험이 적은 대부분의 금융사들에게 평균금리 인하가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