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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경제기적 흔드는 암울한 탈원전 서곡

스카이데일리 사설(社說)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11-05 00:15:41

국가 에너지 정책은 국가의 존망과 국민의 생사가 걸린 사안이라고 할 정도로 중차대한 이슈이지만 여전히 가볍게 다뤄진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탈원전 정책의 기반 하에 진행되고 있는 재생 에너지 정책을 두고 하는 말이다. 재생 에너지 로드맵을 보면 어느 것도 신뢰하기 어려운 전망과 수치들이 여전히 귓가를 맴돈다. 그리고 그 발걸음이 멈추질 않는 가운데 드디어 암울한 서막이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다.
 
‘재생에너지 3020’을 실현하기 위한 무리수가 끝내 국가 혁신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아할 새만금까지 동원되는 것은 허우적거리다 선택을 시작하는 최악의 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무려 28년째 진행 중인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대역사(大役事)가 현실과 겉돈 무리한 에너지 정책으로 인해 총체적으로 실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심각한 걱정을 해야 할 판국이다.
 
바다를 메운 길이가 33㎞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 안쪽의 매립되는 땅은 대한민국 미래의 희망 아이콘으로 부상했지만 역대 정권마다 개발 기본방향이 바뀌기를 반복했다. 농지, 산업, 레저, 도시 등 여러 가지 개발의 기본 축을 놓고 오락가락 했다.
 
하지만 새만금개발사업에서 한 가지 분명한 방향은 있었다. 아시아의 중심이 될 거대 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국가의 성장엔진을 새롭게 힘껏 돌려보고자 하는 의욕이었다. 이런 정책의 기조가 태양광과 풍력 중심으로 밀려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그 건설규모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조성계획을 보면 새만금 전체면적인 409㎢의 9.36%에 해당하는 39.29㎢에 달한다. 평으로 환산하면 무려 1188만여평이다.
 
이 정도 규모면 새만금에는 거대한 태양전지판과 풍력발전기들이 까막득하게 놓이게 된다. 정말 외관상으로는 장관일 것이다. 물론 이들 전기가 산업단지와 도시, 레저시설 등에 두루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효율이 큰 문제다. 국가역량을 총동원해 힘들게 마련한 광활한 옥토가 될 땅에 한국경제의 새로운 미래를 건설한다면 수십배·수백배의 부가가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시 말해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효율이 국운을 좌우할 정도로 원전에 비해 엄청 떨어지는 문제를 지적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새만금에서 정부가 목표로 한 4GW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효율을 보면 전기료를 대폭 올리지 않는한 적자가 불가피하다. 전기료 인상은 당연히 쉽지 않다. 새만금에서만 10년간 10조원 가량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온다.
 
재생 단지 개발에만 10조원이 투자되는데다 10년간 유사한 금액의 적자누적이 현실화 된다면 새만금의 재생 단지는 그야말로 악마의 선택이 되고 만다. 반면 현 정부가 건설을 전면 백지화한 신규원전 6기 중 1기만 건설해도 수조원의 이익을 낼 수 있다. 60년까지 예상되는 현재의 우리 원전기술을 감안하면 상상할 수 없는 부가가치 효과가 난다.
 
문재인 정부는 새만금을 ‘환황해권 졍제메카’를 만들 것임을 국정목표로 내걸어 왔다. 하지만 적자가 하염없이 쌓이는 곳이 된다면 그 의미를 찾기 어렵다. 태양광·풍력은 또 원전에 비해 환경적으로 불안정한 요소들까지 감안돼야 한다. 전기생산 효율이 여러 가지 환경적인 문제로 등락을 반복하는 사태가 오면 국가 에너지 수급에 큰 문제가 닥친다. 에너지 공급은 공급조건도 중요하지만 만약의 사태에 부족하지 않은 안정성이 훨씬 중요하다.
 
결국 탈원전을 대신할 재생에너지의 서곡은 안타깝게도 암울한 그림으로 본격 시작되려 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환상적 미래를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된 새만금이 그 테이프를 끊을 것 같아 더욱 착잡하다. 재생에너지 3020 계획대로 2030년까지 신 재생 비중을 현재의 7% 수준에서 20%로 올리는 대신 원전 비중을 30%에서 18%로 내리고자 할 경우 천문학적 에너지 생산비용 적자를 이젠 본격적으로 전 국민이 감당해 내야 하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1.2% 수준인 태양광·풍력에 거대한 혈세를 투입해 13.4%까지 끌어 올리고자 하는 목표는 이해한다. 이를 위해 전국에 태양광 33.5GW, 풍력 17.7GW 등 총 58.5GW 신 재생 발전설비를 지어야 한다. 이는 새만금의 15배에 달한다. 새만금을 기준해 단순 계산을 해도 2억평 가까운 초대형 면적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는 신규원전 6기를 백지화하는데 따른 전기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재생 에너지 정책에 속도전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신 재생 단지가 인근에 설비되는 것을 대부분 원치 않는다. 환경파괴, 소음, 자연재해 등의 이유 때문이다. 이미 지금도 난개발 된 태양광·풍력 단지 등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잇따라 터지고 있다.
 
설사 국민들이 적극 호응해 부지 확보가 원활하다고 해도 58.5GW를 짓는데 약 100조원+알파의 천문학적 자금이 소요된다. 반면 백지화된 신규 원전 6기를 건설하는 비용은 1/4에 불과한 25조원이면 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원전 6기면 충분히 그 이상 커버할 전기를 생산하고 적자는커녕 이익도 극대화 할 수 있어 저렴한 전기료를 유지할 에너지 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속된말로 신 재생 정책이 국가적 차원서 벌어지고 있는 ‘위험한 불장난’으로 비유되고 있는 배경이다.
 
탈원전을 하고자 하는 취지는 물론 이해하고도 남는다. 신 재생-탈원전을 놓고 숱하게 치열한 공방전을 벌여 왔으니 세부 각론을 굳이 언급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중국의 원전 정책이 대륙의 동쪽 해변을 따라 빛의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엄연한 현실에 있다.
 
중국은 올해 9월 기준 45기의 원전을 가동 중이고 현재 15기 원전이 빠르게 건설 중이다. 최근 2년간 원전 11기를 추가로 완공한 것만 봐도 중국의 원전굴기를 읽을 수 있다. 걱정되는 것은 우리와 정 반대로 2030년까지 100기의 원전을 가동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안전성이 우리보다 떨어지는 원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원전들이 대부분 한반도 코앞에서 가동된다. 실제로 현재 중국 동부쪽 해변인 8개성에서만 원전이 가동되고 있다. 우리가 신 재생을 외치며 원전의 위험을 피하는 사이 이웃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큰 발걸음으로 위험한 원전을 마구 지어대며 위험을 키우고 있다.
 
중국은 이렇게 생산된 값싼 전기료를 바탕으로 미국 경제를 능가하겠다는 포효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반면 한국은 원전개발을 위해 피눈물을 머금으며 힘겹게 거의 국산화를 이룬 한국형 기술을 속절없이 중국에 빼앗겨 향후 원전 재가동을 국가 정책으로 다시 챙긴다고 해도 관련 인력들이 없거나 부족해 에너지 수급에 중대한 문제를 시한폭탄처럼 안고가게 생겼다.
 
국가가 부(富)를 쌓을 수 있는 인프라는 도로(수송), 철(산업의 쌀), 에너지(혈류)가 핵심으로 꼽힌다. 빈국이나 중진국이 선진국으로의 성장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들 인프라가 강력하게 받쳐줘야 한다. 한국경제도 비록 군사정부체체였지만 고속도로, 제철소, 원전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세계 역사상 유일무이한 고도성장의 기반을 닦았다. 하지만 열매도 맺기 전에 그 꽃이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우리는 초롱불을 밝히며 어둠의 질곡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던 기억이 생생히 남아 있다. 전 세계 두 번째 최빈국의 처지에서 북한 전기에 의존하는 처지이기도 했지만 원자력발전이 전국 방방곡곡 빛을 쏘아주며 우리의 칠흙같은 어둠을 완벽히 몰아냈다. 에너지 부족으로 인해 닥칠 국민의 총체적인 생명과 재산의 위험보다 더 위험한 것은 없다. 새만금이 그 시작이 돼서는 절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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