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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귀농인 논 800평 허망하게 날아간 사연

부치던 논밭 뺏기는 일 부지기수…지주와 소작농은 갑을관계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3-01-21 12:36:56

 ▲ 김태형, 2006년 3월 전 가족 귀농
 ▲ 2012년, 귀농 7년차 농부
봄, 여름, 가을이 농기계 소리로 농촌마을을 들썩였다면 겨울은 숨죽인 고요입니다. 적막강산이라고나 할까요? 그러나 이 고요함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끊임없는 역동이 숨겨져 있습니다. 프로야구 구단들이 선수를 맞바꾸고 연봉협상을 하는 스토브리그를 갖는다면 농민들은 지주와 소작농간에 땅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입니다.
 
특히 땅을 완결적으로 구할 수없는 초기 귀농인의 겨울은 새롭게 농사지을 땅을 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반면 농사 짖던 논밭이 한순간 날아간 허망한 계절이기도 하지요.
 
농촌에서 땅은 곧 힘을 상징합니다. 농촌에서 지주와 소작만큼 갑을 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경우도 없습니다. 동네마다 정해진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땅주인 마음대로 부르는 것이 바로 논과 밭의 임대료입니다. 농촌에는 놀고 있는 땅이 널려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순간 또한 땅을 놓고 벌이는 지주와 소작농간의 신경전을 벌일 때입니다.
 
“농촌에서 농사지을 땅은 곧 힘”
 
우여곡절 끝에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마련한 첫 해였습니다. 논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던 저희에게 동네 어르신이 집 바로 뒤에 있는 800여 평의 논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산골 다랑이 논이었지만 집옆이라 물대기가 쉽고 관리하기도 편해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집 옆이어서 농약 냄새를 걱정했던 터라 행운이라 생각했지요.
 
 ▲ 귀농자들은 막연하게 농촌의 인심이 후할 것이라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농지를 소유한 지주와 토지를 임대해 농사짓는 소작(귀농인) 간에는 도시 못지 않은 갑을(종속) 관계가 형성돼 있다. <사진=필자제공>

그러나 귀농인에 돌아온 행운이 허탈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논 임대료가 든 돈 봉투를 내밀자 논 주인의 얼굴은 일그러지고 결국 ‘부쳤던 논을 내놓을 것’을 요구합니다. 논주인과 그날 나눈 대화에서 저는 시골에서 누가 갑이고 을인지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얼마인감?”
 
“54만원 인데요“
 
“어떻게 계산했길래 이것밖에 안되는겨?”
 
“한가마니 16만원씩 계산한 뒤 어르신은 90킬로니까 10킬로에 2만원씩 더 드린건데요. 그럼 90킬로에 18만원씩인데요”
 
“무슨 계산법이 그려. 왜 한가마니가 16만원밖에 안돼? 시장에서는 90킬로 한가마에 20만원씩 받고 있는데...”
 
“제가 어르신 논만 도지(땅 임대료)를 드리는 게 아니잖아요. 제가 지은 다른 논 임대료도 주려고 방앗간에서 다 확인하고 계산한 건데요. 이 돈이 적으면 쌀로 3가마를 갖다드릴께요”
 
 ▲ 농사지을 땅을 마련하지 못해 귀농한다면 도시 못지 않은 서러움을 감내해야 한다.

“작년에 농사지은 옆마을 박씨도 농사짓고 도지를 적게 갖고 와서 그만두라고 했어. 시장에서 한 가마에 20만원 받으면 그대로 가져와 할 것 아냐. 이 사람 농사지을 생각 없나 보구만?”
 
“저 작년에 그 논 지어서 20만원 넘게 손해 봤어요. 농사짓느라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빚지는 일은 안할 랍니다”
 
“그려? 그럼 마음대로 혀”
 
귀농자에게 농지 무상 임대해야
 
쌀 3가마(한가마 80킬로인데 이 분은 90킬로를 고집했다)와 직불금(이 돈은 원래 농사짓는 사람이 받는 정부 보조금이다)까지 가져갔는데도 불만족스런 논주인 욕심 때문에 논은 일년도 안 돼 허망하게 날아갔습니다.
 
게다가 이 만한 크기의 논에 대한 임대료가 쌀 2가마면 충분하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을 땐 울화통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기도 했지요. 결국 이 논은 옆 동네 ㄱ씨가 일 년 농사짓다 논주인과 싸운 뒤 ㅂ씨에게 넘어가는 등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고 있습니다.
 
농촌에서 땅을 빌려 농사짓는 농민들에게 이런 일은 부지기수입니다. 농민은 농지를 절실히 원하고 지주들은 높은 임대료를 원합니다. 실제 경작자가 받아야 할 정부 보조금인 직불금의 경우 농사를 짓지 않는 논 주인들이 받아가는 사례는 이제 특별한 일도 아닙니다.
 
 ▲ 정부는 늘어나는 귀농자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과거 무작정 상경과 같은 식의 무작정 귀향이 늘고 있는데 따른 귀농인들의 어려움이 향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귀농인에 대한 무상임대는 그 방안중 하나다, <사진=필자제공/필자블로그>

‘농자천하지대본’이 아닌 ‘지주천하지대본’인 곳이 바로 지금 농촌입니다.
 
정부는 현란한 귀농정책으로 사람들을 현혹하지 말고 땅없는 사람에게 농지를 무상 임대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하길 바랍니다. 적어도 땅이 없어 농사를 못 짖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그것이 죽어가는 농촌에 작은 활기라도 불어넣는 지름길 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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