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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사람들]-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납북자 문제 해결 첫단추는 북한의 사죄죠” ”

정부 10만명의 납북자 외면한채, 북한의 반인륜적 범죄행위에 면죄부줘선 안돼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7-05 13: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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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이하·가족협의회)는 2000년 11월 흔적도 없이 사라진 8만명이 넘는 전쟁 납북자의 존재를 알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결성됐다. 이는 6·25전쟁 중인 1951년 8월에 처음 결성된 ‘6·25사변피랍치인사가족회’의 뒤를 이은 셈이다. 사진은 가족협의회 임직원[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북한에 의한 6·25 남침의 총성이 멈춘 지 올해로 69년이 됐다. 6·25 전쟁은 중단됐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북에게 빼앗긴 납북피해 가족들은 아직도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8·15 해방 후 38선 이북에서 진행된 공산화 과정에서 공산주의자들은 반대자들을 대거 숙청했다. 또한 북한 공산당은 주민의 자유와 재산을 빼앗는 등 폭압적 방식으로 정권을 수립했다.
 
이로 인해 상당수의 주민들이 남으로 내려와 북한의 인력은 고갈됐고 급기야 대한민국 국민들을 납치하는 범행을 저질렀다. 북한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남한을 적화시키기 위한 치밀한 사전계획 아래, 6·25 기습남침을 시도했다. 또한 북한은 남한의 사회지도층, 지식인을 포함한 민간인 10만 여명을 끌고 갔다. 전시에 민간인을 폭력적 방법으로 납치한 행위는 명백한 전쟁범죄와 반인도행위다. 
 
현재까지 북한은 이 같은 범죄 행위를 철저히 부인, 은폐함으로써 현재까지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이하·가족협의회)는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후, 흔적도 없이 사라진 8만 명이 넘는 전쟁납북자의 존재를 알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0년 11월 재결성됐다.
 
가족협의회는 6·25전쟁 중인 1951년 8월에 결성된 ‘6·25사변피랍치인사가족회’의 계보를 잇고 있다. 가족협의회는 전쟁납북자의 존재를 입증하고 과거 송환이 실패하게된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납북 관련 사료들을 발굴하고 납북자 가족들과 납북 후 탈출자 증언을 영상으로 채록하는 등의 자료를 축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납북피해 진상규명과 납북피해자 명예회복, 그리고 정부가 납북된 자국민 보호 책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특별법의 입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족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이미일(여·71)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은 전쟁 중 아버지와 큰 아버지가 납북된 피해 가족이다. 이 이사장은 당시 납북피해자 가족들의 슬픔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한다. 
 
“납북 피해가족에겐 6·25전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어요. 전쟁납북자들의 귀환이 이뤄지는 그때가 돼야 비로소 저희들의 전쟁도 끝이 나고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온다고 생각해요. 저희 피해 가족들은 ‘진실은 영원히 녹슬지 않는다’ 라는 믿음을 가지고 세상에 전쟁 납북피해자가 존재했던 사실을 알리고, 정당한 사과를 받는 것이 목표에요” 
 
납북을 부인하는 북한…“돌아오지 않은 가족 위해 진실을 알려야죠”
 
이미일 이사장의 아버지 이성환 씨는 6·25 때 납북됐다. 납북자 피해가족인 이 이사장은 김대중 정권 시절이던 2000년 11월 6·25사변납북자가족회(협의회의 전신)를 만든 이후 지난 19년간 6·25납북자 진상규명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2010년에는 ‘6·25전쟁납북피해진상규명 및 납북피해자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제정을 이끌어냈다.
 
“당시 저는 너무 어려서 기억이 없지만 어머니께선 한평생 그 시절의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평안남도 덕천군 출신인 부친은 일본 와세다대학에서 법철학을 공부한 지식인이었죠.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신 아버지는 유기공장을 운영하는 중소기업가가 되셨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으셨죠. 당시 결혼 5년차였던 젊은 부부는 3명의 딸과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죠”
 
▲ 가족협의회는 납북자 피해가족에게 6·25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들은 전쟁납북자들의 귀환이 이뤄지는 그 때가 비로소 피해 가족들의 전쟁도 끝이 나고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온다고 말한다. 사진은 왼쪽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미일 이사장, 하영남 이사, 최유경 연구원, 이석유 실장, 이원희 연구원 ⓒ스카이데일리
 
“1950년 9월 4일 그날이 없었다면 그 행복은 지금도 유효했겠죠. 납치 당시 정치보위부에서 아버지의 출신지는 물론 북에 있을 때의 행적까지 모두 파악해 집으로 찾아왔어요. 무장한 북한군은 잠시 조사할 내용이 있다며 아버지를 끌고갔고 그것이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었죠. 당시 어머니의 나이는 28살 꽃다운 나이셨고, 그때부터 한평생 아버지를 그리워 하셨어요”
 
하영남(70·여) 가족협의회 이사의 가족들은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다. 2002년 어머니가 건네준 일기장을 통해 아버지와 납북 피해자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하 이사는 가족협의회 활동을 하면서 납북자를 바라보는 정부의 무관심한 태도를 느낄 수 있었고, 이에 남편을 잃은 어머니와 가족들은 깊은 슬픔에 빠졌다고 토로했다.
 
“저희 가족은 대부분 캐나다에 살고 있어요. 한번은 6.25전쟁 기념의날을 캐나다에서 진행한 적이 있었죠. 어머니께선 당시 행사를 지켜보셨는데 전쟁납북자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죠. 납북 피해가족으로선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기분이에요. 대한민국 국민을 납치한 북한도, 자국민이 납치된 대한민국 정부도 납북자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으니까요”
 
최유경(52·여) 연구원은 할아버지가 납북된 피해가족이다. 최 연구원의 아버지는 가족협의회에서 운영위원으로 7~8년간 해외업무를 담당했다. 최 연구원의 아버지는 2015년 암으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본 최 연구원은 이후 가족협의회에서 아버지를 이어 납북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이원희(44·여) 연구원은 심리학을 전공했다. 그는 할아버지가 납북피해자로 2010년 아버지가 가족협의회 활동을 진행하시면서 납북자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심리학을 전공한 이 연구원은 납북자들의 가족이 겪는 심리적인 아픔을 그 누구보다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 역시 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6·25전쟁과 납북자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진 않았어요. 그러다 아버지께서 단체 활동을 하시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납북자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리고 납북 피해자 가족들이 겪는 슬픔이 상상 이상으로 크다는 것을 느꼈고, 납북자에 대한 무관심을 일관하고 있는 정부의 태도에 문제의식을 느껴 활동을 시작했어요”
 
가족협의회에서 유일하게 납북자 피해가족이 아닌 이석유(60·여) 실장은 제3자의 입장에서 납북 피해자 가족의 슬픔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말한다. 이 실장은 납북 피해자 가족이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한다. 
 
“단란했던 가정이 한 순간에 생이별을 한다는 것은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죠. 그렇게 피해자의 가족들은 정부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정부는 납북자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 문제를 국제사회와 북한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죠. 정말 답답하고 한심한 상황이에요. 가족협의회가 정부가 하지 못하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 얼마나 안타까워요”
 
“남북정상회담 전제조건은 납북자 송환 문제 해결이죠”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12일 국회에 제출한 ‘6·25전쟁 납북피해 진상규명 및 납북피해자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6·25전쟁으로 인한 납북피해자에 대해 위로금 및 의료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현행 법률에서는 ‘6·25전쟁 납북피해 진상규명 및 납북피해자 명예회복위원회’를 설치하고 납북사건의 진상과 납북자 피해를 규명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지원근거는 마련돼 있지 않다. 납북 당시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적 기록과 지난 2017년 활동이 종료된 ‘6·25전쟁 납북 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쟁 당시 북한에 의해 납치된 납북자는 10만여명에 이른다.
 
▲ 가족협의회는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부가 직접 피해자 가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북한에 납북자 문제를 제기하는 직접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진은 1951년 8월에 처음 결성되었던 6·25사변피랍치인사가족회와 그 정신을 이어받아 활동 중인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스카이데일리 [사진=가족협의회]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활동에 있어 가장 핵심은 전쟁 납북자 문제를 세상에 알리는 일이에요. 활동을 하다보면 답답한 경우가 많아요. 전쟁 중 북한의 민간인 납치가 이루어졌고 그 피해자 가족들이 이를 증명하고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 대표적이죠. 현재 정부는 북한에 적개심보단 화해의 손길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어요”
 
“하지만 역사적 과오에 대해 사과를 받는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정부가 전쟁 중 북한의 민간인 납치로 피해를 입은 가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 중요하죠. 하지만 역대 정부는 피해를 입은 국민들의 호소에 무관심과 외면으로 일관하고 있죠. 저희에겐 정부가 장벽으로 느껴져요”
 
가족협의회는 최근 판문점에서의 미·북회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사실상 종전선언’이라고 평가한데 대해 규탄했다. 북한의 반인륜적 범죄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정부의 ‘사실상 종전선언’을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아직도 전 세계를 위협하는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고 있고, 전쟁을 일으킨 법적 책임과 10만 납북범죄,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 민간인 학살 등 반인륜적 범죄를 해결하지 않은 상황이죠. 평화는 북한과의 대화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전쟁납북자들이 가족과 조국의 품으로 무사히 귀환하고 북한의 반인륜적 범죄행위에 대한 사죄가 있어야만 가능해요”
 
[나광국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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