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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이렇다 할 수입이 없고 그동안 준비해 놓은 은퇴자금도 없이 ‘딸랑’ 집 한 채만 갖고 있을 경우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노후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게 주택연금이다. 매달 나오는 국민연금이 있지만 충분치 않아 이같은 주택연금은 미처 노후준비를 못한 은퇴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요즘같이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 시세차익으로 자금을 마련하기 힘든 때에는 더욱 그렇다. 이런 주택연금을 취급하는 곳이 국민세금으로 만든 공기업(준정부기관) 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주택금융공사)다. 주택금융공사는 주택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영, 국민 복지를 증진코자 2004년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장기모기지론, 주택금융신용보증, 주택연금 및 유동화증권 발행 등이 주 업무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주택금융공사의 수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흘러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줄곧 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를 비판해 온데다 지난 11일 각 부처 산하기관 및 공공기관 인사에 대해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현 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예전 건설교통부 출신으로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을 거쳐 공기업 사장에 올라 취임 당시부터 낙하산 인사 논란을 불러 왔다. 게다가 금융 관련 공기업과는 무관한 비전문인 관료 출신이라는 지적을 받기 까지 했다. 이와함께 지난 국정감사에서는 1인당 평균 7700만원의 연봉을 받는 주택금융공사 직원들이 서민 전세금 대출이자율 4%보다 낮은 이자로 임차사택을 대여 받는 특혜까지 챙겨 비판을 받았다. 또 주택금융공사 임직원이 지난 3년간 고객이 아닌 개인의 신용정보를 약 5000건 정도 불법조회했다는 지적도 나와 논란이 일었다. ‘권력형 공기업의 허와 실’ 열번째로 공공기관중 준정부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경영 문제점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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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세금으로 설립된 공기업인 한국주택금융공사 직원이 1인당 평균 7700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민 전세금 대출이자율 4%보다 낮은 이자로 임차사택을 대여 받는 특혜까지 챙겨 비판을 받았다. 또 주택금융공사 임직원이 지난 3년간 고객이 아닌 개인의 신용정보를 약 5000건 정도 불법조회했다는 지적도 지난 국정감사에서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사진은 지난 2007년 ‘주택연금 출시 기념식’에서 한국주택금융공사, 시중은행장들이 협약서에 사인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각 부처 산하기관 및 공공기관 인선과 관련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임명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줄곧 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를 비판해 왔음을 감안하면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공공기관 수장 대다수가 교체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능력 여부를 떠나 관료 출신 등 낙하산 논란을 불러 온 인사에게는 이런 메시지가 퇴진 압력으로 까지 비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각 부처 산하기관 및 공공기관 자리는 140곳에 달한다. 한국전력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주요 공기업 17곳과 국민연금관리공단,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준정부기관 29곳까지 총 46개 기관의 수장에다 감사까지 포함하면 80명이 넘어선다.
▲ 자료:공공기관 경영공시 사이트 알리오 ⓒ스카이데일리<도표=최은숙>
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주택금융공사)는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준정부기관에 속한다.
2~3억 연봉 받는 기관장·감사 ‘낙하산 인사’ 논란
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예전 건설교통부 출신으로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등을 거쳐 공기업 사장에 올라 취임 당시부터 낙하산 인사 논란을 불러 왔다. 게다가 금융 관련 공기업과 무관한 비전문인 관료 출신이라는 지적을 받기 까지 했다.
기관장에 이어 감사 자리 역시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공공기관 경영공시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현 박흥신 주택금융공사 감사는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 출신이다.
특히 주택금융공사로 내려오는 퇴직 경제관료들이 유독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 자료:공공기관 경영공시 사이트 알리오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기획재정부 관료들이 퇴직 후 가장 선호하는 근무지는 주택금융공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통합당 정성호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 자료에 따르면 2002년에서 2012년 사이 사무관 이상 퇴직 공무원 122명 가운데 12명이 주택금융공사에 다시 취업했다.
다른 공공기관 보다 높은 고액연봉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알리오에 따르면 공기업 가운데 지난 2011년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가스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 였다. 성과급을 포함한 이곳 기관장 연봉은 2억8538만원으로 같았다.
그러나 준정부기관인 주택금융공사 기관장 연봉은 이보다 많았다. 2011년 2억9902만원으로 3억원에 육박한다. 감사 역시 2억3922억원으로 연봉이 공공기관에서 수위권이었다.
고액 연봉만 놓고 보면 선호할 수 밖에 없는 근무지가 주택금융공사인 셈이다.
직원들 특혜는 챙기면서 서민 전세자금은 외면
▲ 자료:공공기관 경영공시 사이트 알리오 ⓒ스카이데일리
알리오에 소개된 주택금융공사의 주요 기능에는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한다’고 공시돼 있다. 그러나 주택금융공사 직원이 서민보다 저리로 사택을 대여받은 사실이 지난 국감에서 드러났다. 높은 연봉도 부족해 특별한 혜택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정호준 의원은 “주택금융공사의 임차 사택이 사실상 특혜 대출”이라며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의 임차사택 대여는 ‘근무지역에 신청일로부터 소급, 1년 이내에 본인 또는 부양가족 명의의 소유 주택이 없는 3급 이하 직원 중 부양가족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 등에 공사가 임차한 일정규모 이하의 주택을 대여하는 제도’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58명이 이 제도를 이용했으며 금액으로는 76억3000만원에 달한다.
주택금융공사는 거리가 먼 지역이 아닌 본부 근무 직원에게도 임차 사택을 임대해 2006년과 2009년 감사원 지적을 받은 후 관련 규정을 고쳐 지방의 근무자를 제외하고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했지만 이자율은 3.3%에 불과했다. 이 마저도 임대 후 8년이 지나야 적용되며, 1년 동안은 무상으로, 2~4년은 1.65%, 5~7년은 2.64%의 사용료가 부과될 뿐이다.
정 의원은 “국민의 혈세로 설립된 공기업이 서민의 전세금 대출이자율 4%보다 낮은 이자에 임차 사택을 대여 받는 것은 매우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 자료:공공기관 경영공시 사이트 알리오 ⓒ스카이데일리
알리오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2011년 7749만4000원이다.
반면 서민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전세자금을 대출 받기 쉽도록 한 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보증이 실제는 신용등급 1~5등급의 우량신용등급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1~5등급은 일반 시중은행에서도 별 문제없이 전세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 신용등급이다.
통합진보당 노회찬 전 의원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주택금융공사가 제공한 전세자금보증 건수의 77%가 신용등급 1∼5등급에 집중됐다. 전세자금보증액을 기준으로 보면 81.5%가 1∼5등급이었고 6등급 8.1%, 7등급 4.4%, 8등급 2.7%, 9등급 3.3% 순이었다.
|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종대 사장은 |
▲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종대 사장<사진=주택금융공사> 1981년 행정고시에 합격, 청와대 경쟁력기획단 SOC과 과장,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 건설교통부 주택국장, 건설교통부 주거복지본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국무총리실 세종시기획단 부단장을 거쳐 2011년 11월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2014년 11월까지다.
취임 당시 정부 부처 요직과 청와대, 국무총리실을 거쳐 공기업 사장에 올라 관료출신 낙하산 인사와 금융 관련 공기업과 무관한 비전문인 출신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
개인 신용정보 무단 조회 논란도 일어
주택금융공사 임직원이 지난 3년간 고객이 아닌 개인의 신용정보를 약 5000건 정도 불법조회했다는 지적도 나와 논란이 일었다.
민주통합당 김기식 의원은 지난 주택금융공사 국감에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주택금융공사 임직원이 개인신용정보를 조회한 로그기록은 25만6638건이다”며 “공사의 보금자리론, 주택신용보증, 주택연금 상담 신청자·이용자 또는 채무관계자로 등재돼 있지 않은 개인에 대한 불법조회 내역이 4852건”이라고 밝혔다.
주택금융공사는 이에 대해 관련 직원 8명을 징계하고 주의 촉구 1명, 주의환기 7명을 제재하는데 그쳤다.
김 의원은 “주택금융공사의 직원 60%인 256명이 신용정보를 사적으로 조회를 했다는 것은 내부에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도덕 불감증이 만연해 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알리오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는 2012년 감사원으로부터 개인신용정보 조회에 대한 내부통제 등 ‘부적정(주의)’ 지적을 받고 지난해 5월4일 시행조치로 신용정보조회 권한 신청 및 부여시 주무부서와 반드시 협의, 동의서 징구 등 업무목적 확인을 위해 조회사유를 입력토록 전산 개선, 조회내역에 대한 주기적 점검 실시 등을 통해 지적사항에 대한 이행을 완료했다고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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