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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의 문학푸드

진정한 영웅에겐 삶의 원칙이 있다

순위보다 원칙을 중시한 스포츠 영웅들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09-08 11:20:03

▲이정일 인문학 칼럼니스트
 영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은행에 취업을 한 아들에게 그 아버지가 해준 조언이 생각난다. 아버지는 “첫 월급을 타는 날부터 자원봉사를 시작해라”고 조언을 했다. 이 아버지의 조언을 따라 아들은 자원봉사를 시작했고 10년을 하는 동안 그의 삶이 이타적으로 바뀐 것을 알게 된다. 자녀가 삶의 풍랑에서 승승장구하길 바라는 것은 부모의 마음일 텐데, 영국 부모는 달랐다. 입시비리에 대한 사회적 이슈를 겪을 때마다 영국 아버지의 조언이 떠오른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학교 숙제로 가훈을 적어오라고 한 적이 있다. 그때 ‘가화만사성’이라고 적어주긴 했지만 가훈을 고민한 적이 없다는 생각에 부끄러웠다. 영국 아버지처럼 자신의 삶의 철학이 녹아 있는 말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풀리는 것은 세상의 이치이지만 우리에겐 자신만의 삶의 원칙이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문제는 끊임없이 생길 것이다. 우리에겐 이런 풍랑에서 균형을 잡을 원칙이 필요하다.
 
삶의 기준이 주는 혜택
 
짐 콜린스라는 경영학자는 ‘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이란 말에 꽂혀서 책을 쓴 적이 있다. 어느 식사자리에서 들은 이 한 마디가 그에게 충격을 주었다. 다들 좋은 것이 위대한 것의 적이란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을 곰곰이 새겨 보면 당장 눈 앞에 좋아 보이는 것을 택하지 않는 삶이 최선의 삶을 살게 한다는 걸 본다. 적당히, 눈치껏, 알아서 살면 큰 어려움에 처하지 않지만 이런 처신을 위대한 삶을 사는 방해물로 여기는 사람이 있다는 것과 결국 그런 시각이 옳다는 걸 증명하는 현실이 놀랍다.
 
콜린스처럼 ‘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이라는 원칙을 세우면 어떤 혜택이 있을까? 이런 삶의 기준이 있으면 더 빨리 움직이고 더 빨리 결정할 것이다. 요즘처럼 ‘내로남불’이란 표현이 희화되는 것도 삶의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삶이 갈팡질팡하는 이유는 여럿일 테지만 삶의 원칙이 없는 탓이 크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왜 그 일이 중요한지를 알게 되면 사람들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삶의 기준이 대단한 말 같아도 쉽게 바꾸면 매뉴얼이다. 식당을 한다면 매뉴얼은 서비스의 질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기본이다. 종업원이 바뀌어도 매뉴얼만 있으면 쉽게 업무에 적응한다. 매뉴얼은 현장 적응 교재이자 직원을 가르치는 교재인 셈이다. 어느 식당이건 나름대로 매뉴얼을 만들고 매뉴얼대로 한 곳은 작은 식당으로 시작했어도 잘 알려진 외식업체가 되었다.
 
스포츠에 나타난 삶의 원칙
 
스포츠도 경쟁이 치열하다. 2015년에 스페인에서 사이클 대회가 열렸다. 아구스틴 나바로 선수는 4등으로 달렸는데 결승선을 300m 앞둔 곳에서 3등 선수를 만났다. 그 선수는 자전거 고장으로 자전거를 어깨에 메고 결승선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그냥 치고 나가면 가볍게 3등을 할 수 있는데 나바로 선수는 경쟁선수 뒤에서 천천히 달렸다. 결국 동메달은 자전거를 어깨에 메고 달린 선수가 차지했다.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나바로 선수는 “장비에 문제가 생긴 동료를 앞지르는 행위로 이기고 싶지 않았다. 결승선을 코앞에 두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동료를 앞지르는 것은 비신사적인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바로 선수는 결과(3등이라는 성과)와 과정(자신의 삶의 원칙을 지키는 것) 중에서 과정을 선택한 것이다. 2003년에도 3500km를 달리는 죽음의 사이클 레이스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 얀 율리히 선수다.
 
23일간 진행되는 죽음의 레이스 마지막 결승점에서 1등으로 달려가던 선수가 한 소년의 가방 끈에 걸려 넘어졌다. 그 뒤를 얀 율리히가 있었는데 놀랍게도 그는 사이클을 멈추고 앞선 선수가 일어서길 기다렸다. 그냥 넘어진 선수를 치고 나가면 당연히 대회 우승인데, 그는 기다렸다. 결과적으론 41초 차로 준우승을 했지만, 스포츠 정신이 무엇인가를 보여줬던 율리히는 진정한 스포츠맨의 역사에 기록됐다.
 
우리의 선택
 
사람들은 비전 혹은 소신 같은 문제를 놓고 공허한 논의를 하기 쉽다. 빈말로 끝나기 때문이다. 한국사회가 흔들리는 것은 나바로 선수나 율리히 선수 같은 삶의 원칙이 없거나 실천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들 근사한 말을 블로그나 트위터에 올리지만 그 말을 실천하기는 쉽지않다. 그런 점에서 두 사이클 선수들이 보여주는 신념이 놀랍다. 이런 선수들의 이야기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우리에겐 과정을 채워줄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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