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의 차이는 5배, 관점의 차이는 10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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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은 창(創)을 찾는 자에게 주어진다

이정일 필진페이지 + 입력 2019-09-14 16:55:57

한국에 『일본전산 이야기』란 책으로 유명해진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이 있다. 요즘 무역분쟁으로 한일관계가 불편하지만, 일본전산 사장의 지론을 한번쯤은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가 명언이 될 만한 말을 여럿 남겼는데, 그중 하나가 능력의 차이는 아무리 커도 5배를 넘지 않지만, 의식의 차이는 100배의 격차를 낳는다는 말이다. 대다수가 능력에 몰입할 때 그는 의식의 격차가 갖는 힘에 주목한다.

의식의 차이는 관점의 차이다

맥락은 조금 다르지만 와튼스쿨에서 협상을 가르치는 스튜어트 다이아몬드(Stuart Diamond) 교수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협상을 다룬 책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란 책에서 다이아몬드 교수는 “문화적 차이는 서로의 의식이 가지는 차이다”고 규정한다. 사실 다이아몬드 교수가 말하는 의식의 차이란 어떤 사건을 해석하는 관점의 차이일 것이다. 한 현자가 말했듯이,

“인간은 사물로 인하여 고통 받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관점으로 인해 고통 받는다.”

에픽테토스의 말이다. 그는 지금의 터키에서 노예로 태어났다. 노예 임에도 철학을 공부하여, 고대 그리스 스토아(Stoa)학파의 대표적인 철학자가 되었다. 그의 말에는 번득이는 통찰이 묻어 있다. 1세기를 살다간 에픽테토스의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왜냐하면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역시 비슷한 말을 하기 때문이다. 하야오는 이렇게 생각한다.

“항상 똑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보면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관점을 바꾸면 세계는 좀 더 유연한 것이 되고,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갖가지 모습을 보여 준다.”

글래드웰과 만델라의 유연한 사고

남들과 다른 눈, 다른 생각은 언제나 창(創)을 찾는 자에게 해답을 찾아준다. 답을 찾으려면 스스로에게 솔직해야 한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우리가 그걸 깨닫게 될 때까지는 고정관념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한다.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은 『다윗과 골리앗』에서 이 점을 강조한다.

“우리는 명성과 자원을 얻고, 엘리트 기관에 소속되는 게 우리를 더 잘살게 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쓴다. 반면 물질적인 이점이 우리의 선택을 제한한다는 방향으로 생각하는 데에는 충분한 시간을 쓰지 않는다.”

관점은 발견하는 것

관점을 바꾸면 새로운 길이 보인다. 이점의 동의어는 장점, 강점이다. 이점의 반대말은 약점, 결핍이다.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는 후자에 주목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감옥은 정직, 진실, 소박함, 겸손, 너그러움 등 많은 부재(不在)를 채워준다. 사람은 스스로에 대해 배울 필요가 있다.”

글래드웰과 만델라는 우리에게 장애, 결핍, 혹은 약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난관을 벗어나려면 관점이 필요하다. 하지만 난관을 타개하는 창조적인 관점은 소수에게 주어질 경우가 많다. 어느 경우이든 관점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 관점은 하루아침에 찾아지지 않지만 대개 시행착오를 통해 천천히 터득된다. 느티나무가 자라면서 점점 굵어지듯, 우리 또한 경험이 쌓이면서 자신만의 관점을 갖게 될 것이다. 이 힘이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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