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창업을 실패한 후 더 이상 창업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생각 정리를 위해 시골 본가를 찾았는데 쓸모없는 싸라기 쌀을 보곤 이를 이용해 제품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다시 서울로 발걸음을 돌렸어요. 좋은 친구들과 함께 수천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만든 상품을 통해 아이들 교육은 물론 농가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미플레이’의 김상우(26·남) 대표는 두 번이나 창업에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때문에 그는 더 이상 창업은 하지 않겠다고 굳게 마음먹기도 했다. 하지만 본가에서 만난 싸라기 살을 보는 순간 농가에 경제적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제품을 만들어줘야겠다 생각에 세 번째 창업에 도전했다.
김 대표와 미플레이 임원들을 만나기 위해 10월 첫 주 충무로에 위치한 충무창업큐브를 방문했다. 쌀을 이용한 교육용 키트를 만드는 기업이라 그런지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쌀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충무창업큐브에서 기업의 가치와 사회적 책임에 충실하고 싶다는 김 대표와 최상의 상품을 만들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력하고 있는 안서연(26·여) 디자인 총괄, 정재희(26·여) 교육 총괄을 만났다.
쓰디 쓴 두 번의 실패…직장생활하며 개발에 매진
“어린 나이에 창업에 도전을 했어요. 미플레이를 창업하기 전 두 번의 창업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어요. 그래서 더 이상 창업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죠. 그러다 머리도 식히고 아버님의 농사일을 도와드려야 겠다고 시골에 내려갔는데 도정 과정에서 발생한 싸라기 쌀을 보고 아이템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다시 서울로 발걸음을 돌렸죠”
도정과정에서 상품성을 잃은 싸라기 쌀은 농가에서도 처치 곤란한 고민거리다. 이에 김 대표는 싸라기 쌀을 이용한 친환경 교육 키트를 만들면 농가는 물론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버님께 싸라기 쌀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고 여쭤보니 떡이나 죽을 해먹는 게 전부라고 이야기하시더군요. 정부는 물론 농가에서도 싸라기 쌀을 처리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죠, 그래서 싸라기 쌀을 이용한 교육 키트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에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친환경 관광키트를 구상했지만 이후 치매용 키트, 그리고 유아용 키트를 개발하기에 이르렀죠”
기획 초기단계부터 미플레이에 합류한 안서연 총괄은 쌀의 순환이란 점과 친환경제품 개발, 아이들의 미술교육이란 점에 큰 매력을 느껴 미플레이 합류했다.
“미플레이라는 회사명을 지을 때부터 김 대표와 함께 했어요. 초기엔 외국인들에게 전통문화를 알리는 키트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어요. 지금은 아이들을 위한 친환경 교육키트를 만들고 있죠. 처치 곤란한 싸라기 쌀을 이용해 교육제품을 만들어 농가와 아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만든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어요. 특히 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미술교육을 시킬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요”
정재희 교육총괄은 미플레이 교육키드의 활용방법, 교안 등을 연구하며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갔다고 한다. 그녀는 획일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교육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에서 희망을 찾았다.
열악한 창업 환경에도 행복하게 일하는 사회 꿈꿔
세 번째 창업에 도전하고 있는 김 대표는 우리나라의 창업 환경이 어렵다고 평가했다. 금전적인 어려움은 물론 판로 확보 등 자생할 수 있는 여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창업한 후 정부 지원이나 지방자치단체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등의 분야에 더 많은 지원이 이어지고 있죠. 때문에 아이디어가 좋은 기업이라도 분야가 맞지 않아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자생할 수 있는 환경도 열악하죠. 판로개척을 통해 기업 스스로 일어날 수 있게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판로를 대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어 저희 같은 소기업은 뚫기가 쉽지 않죠. 기업에 대한 교육도 부족해요. 법인전환이나 재무 재표 관리 등을 해야 하지만 창업을 막 시작한 사람들은 이 같은 일을 혼자 한다는 게 쉽지 않죠. 사회적 분위기도 창업을 어렵게 하는 요소에요. 미팅이나 거래처를 만나면 나이 어린 대표라는 이유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하니까요”
안서연 총괄은 아이템 개발과 마케팅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상품을 구현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의 눈에 드는 것도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것이다.
창업은 굉장히 많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는 일인 것 같아요, 비단 상품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이요. 상품을 어떻게 구현하고 어떻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죠. 상품을 만든 후에는 소비자의 반응을 유심히 살펴봐야 하고요. 아이들을 위한 상품이지만 소비자는 부모님들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물론 부모님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도 쉽지 않은 작업이에요”
정재희 총괄은 교육 방향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다양한 사용자가 있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키는 작업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교육용 키트 교안 등을 만들 때 사용자에 대한 고민들 끊임없이 해요. 아이들도 적극적인 아이들이 있는데 비해 소극적인 아이들이 있거든요. 적극적인 아이들은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며 키트를 이용하지만, 소극적인 아이들은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을 필요로 하거든요. 이런 것들을 충족시키는 작업에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해요”
미플레이는 11월 교육용 키트를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사회적 기업으로의 전환도 염두해두고 있는 이들은 ‘즐겁게 일하자’라는 모토 아래 끊임없이 상품 개발에 도전해 나갈 예정이다.
“돈을 버는 기업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처럼 끊임없이 웃고 소통하며 일하고 싶어요. 만드는 사람이 즐거우면 사용하는 사람도 즐거울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반드시 노력의 결실이 맺어질 것이라 확신하고 있어요”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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