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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의 음양오행 경제

걱정하면서도 너무 걱정하지 않는 것에 대해

미래의 상황 전개 예측해보고자 노력해보지만 그게 되지 않는다는 모순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10-15 10:00:47

▲ 명리학자 김태규 칼럼니스트
간밤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각에 아들이 운동한다고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일진을 체크해보니 그다지 좋지가 않아서 살짝 걱정이 되었다. 나갈 때 말은 하지 않았지만 한 시간이 넘어가자 왜 안 오지? 하고 은근히 신경을 쓰였다. 10분 정도 지나서 현관 쪽에서 자전거 들었다 놓는 소리가 들려와 마음을 놓았다. 걱정아, 이제 좀 저리 떨어져!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수시로 걱정을 머리에 달고 산다. 이런저런 소소한 걱정이나 때론 골머리를 앓을 정도의 걱정 등등 우리의 생활에서 걱정은 줄곧 우리와 함께 하는 친구이기도 하다.
 
며칠 전 상담에서의 얘기이다. 직장을 잃을 것 같은데 그러면 앞으로 남은 세월 도대체 뭘 먹고 살지요 라는 푸념이었다. 늘 듣게 되는 너무나도 익숙한 얘기.
 
그럼요, 걱정되시겠어요. 하지만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 삶은 이어지는 법이니 말입니다. 이 또한 자주 해주는 말이다.
 
앞의 말은 당장 해결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감정적 반응이고 내 말 역시 그저 위로일 뿐이다.
 
근심 걱정의 좋은 점 또 나쁜 점
 
모르는 길 그리고 미래의 시간에 대해 우리는 걱정한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그런데 걱정할 때마다 매번 그것이 현재의 삶을 너무 무겁게 짓눌러선 아니된다는 생각을 한다. 현재 그리고 당장 큰 문제가 없다면 앞날에 대한 막연한 걱정이 현재의 삶까지 망쳐선 안 되기 때문이다.
 
근심 걱정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실은 긍정적인 역할을 할 때도 많다. 우리가 살면서 걱정하고 근심하는 것은 사실 우리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중요한 동력(動力)인 까닭이다. 근심 걱정을 하면서 궁리를 하기 마련이고 궁리 끝에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기에 그렇다. 이럴 때의 근심 걱정은 긍정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그런데 근심 걱정은 때로 아주 부정적인 작용을 할 때도 있다. 걱정 근심을 하면서 궁리하고 또 궁리해 봐도 좋은 답을 얻지 못할 때도 있기 마련인데 이 경우 근심 걱정이 심해져서 비관적이 될 경우 현재의 삶은 물론이고 앞으로의 일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정도껏 걱정하는 삶의 기술, 중용(中庸) 
 
그렇기에 근심을 하고 걱정을 하는 것 역시 잘 해야 하는 법이기에 어느 선까지 하고 어느 선에서 그칠지 하는 문제는 삶의 중요한 ‘기술’이란 얘기를 하게 된다. 나는 이런 마음가짐을 일종의 중용(中庸)이라 여긴다. 걱정하면서도 너무 걱정하지는 않는 마음 자세.
 
그런데 이 기술 즉 중용의 마음가짐은 근심하고 걱정하다가도 어느 선에선 멈출 수 있는 요령 또는 기술은 역시 어느 정도 삶의 연륜이 쌓여야 가능해진다. 염려해봐야 더 이상 안 되는 선이 어느 정도이고 어느 선에서 멈출 것인지 하는 요령은 살아보면서 조금씩 대강 어림짐작이 들기에 그렇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는 재미난 제목의 책이 있다. 서점에서 책을 펼쳐서 내용을 조금 살펴보았다. 40대 초반의 젊은이다운 재치가 느껴지는 흥미로운 글이었다. 그런데 말이지, 열심히 살지 않기로 결심하는 것 역시 엄청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는 사실이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내려놓았다. 젊은이들에게 그런대로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노력하면 다 이룰 수 있다는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대략 20대까지인 것이고 마흔 근처가 되면 스스로 자신의 역량이 가진 한계를 어느 정도 가늠하게 된다. 앞의 책도 딱 그 정도 나이의 작가가 쓴 글이다.
 
그런데 더 나이가 들어가면 열심히 사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그렇다고 열심히 살 지 않을 도리 또한 없다는 것 또한 알게 된다. 근심 걱정을 떨쳐내고 싶지만 억지로 그렇게 해봐야 되지 않는다는 것 역시 알게 되고 인정하게 된다.
 
우리가 해외여행을 떠날 땐 미리 준비할 것은 준비하게 되겠지만 인생길 여행은 뭘 준비해야 할는지 알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뭘 준비해야 할 것인지를 길에 나서서 겪어보지 않은 이상 알 수가 없다면 미리 근심하고 걱정해봐야 나중에 겪게 될 상황은 떠나기 전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들과 만나게 되니 그렇다.
 
사람은 예측하려는 동물이기에 걱정을 떨칠 순 없다.
 
사람은 동물과는 달리 미래의 상황을 예측해보고자 노력하는 동물이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사람은 늘 근심과 걱정을 머리에 달고 산다. 하는 일이 조금 어려워지면 더 어려워질 것 같아 근심하고 반대로 잘 풀린다 해도 혹시나 다시 어려워질까 걱정하고 조심한다. 모두 장차의 상황 전개에 대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미래의 상황 전개를 예측해보고자 애를 쓰고 노력해보지만 실은 그게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는  모순(矛盾)이다.
 
미래를 예측하려는 모든 시도는 실패하기 마련이지만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 예측에 대한 노력이 실패하게 되는 까닭에 대해 생각해보자.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란 말이 있듯이 우리 모두 사람 속에서 서로 부대끼며 살아간다. 그렇기에 우리의 삶은 결국 살아가면서 조우하게 되는 타인과의 만남과 교류 속에서 인연이 생겨나고 또 그로 인해 인생길이 정해지기도 한다. 다시 말해서 모든 것은 사람과의 만남 속에서 삶의 방향이 정해진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나 호호당이 아끼는 인생 후배이자 화가의 얘기인데 어린 시절 서구의 어느 화가가 그린 그림을 보고 나서 난 화가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이런 경우 사람과의 만남이 아니라 할 수 있겠지만 그 역시 서양 화가와의 작품을 통한 간접적인 만남이 있었다 할 수 있다.
 
그 이후 화가가 될 마음을 굳혔어도 그 자체만으로 화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가령 좋은 그림 선생님과의 만남이 있었을 것이고 도중에 적지 않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점차적으로 화가의 길을 밟아오게 되었을 것이란 얘기이다.
 
물론 그림에 대한 소질과 열정이 당연히 있었기에 작품을 보고 그런 마음을 가졌겠지만 그 이후 화가가 될 때까지의 과정은 모든 것이 사람과의 만남과 교류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말이다. 물론 본인 스스로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뒷받침되었을 것은 당연한 얘기이고.
 
예를 들어 얘기했듯이 우리의 미래는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 생겨나고 변화하고 발전해간다. 그러나 우리는 현 시점에서 앞으로 어떤 사람과 만나게 될 지 사전에 전혀 알 수가 없다. 따라서 우리의 미래를 예측해보고자 하는 노력이나 의지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그려내는 것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불가능하다.
 
우리의 근심과 걱정은 장차의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인데 장차 또는 미래의 상황은 앞에서처럼 사전에 그려볼 수가 없으니 우리가 갖는 대부분의 걱정과 근심은 사실 대부분이 불필요한 것이 된다.
 
준비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하지만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심 걱정을 하면서 살아간다. 대부분이 불필요한 일이고 감정 소모이자 지력(知力) 소모이지만 어쩔 수가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안의 일, 스스로 준비한다든가 노력한다든가 또는 가고자 하는 방향을 신중하게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런 얘기를 하다 보니 아니 그렇다면 당신 호호당이란 사람이 상담 고객에게 해주는 조언이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하고 의아해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미래에 그 사람이 만나게 될 환경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지에 대한 얘기가 그것이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 지 본인도 모르고 나 호호당 역시 모르는 이상 미래의 일을 그려낼 순 없지만 그 사람의 장차 흐름이 순탄할 것인지 역경을 만날 것인지 하는 점은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다는 말이다.
 
나머지 하나는 찾아와 묻는 그 사람이 궁금해 하는 일에 대해 그동안의 경과와 시간의 흐름을 살펴보면 그 일의 성사 여부를 정확하게 예단해줄 수가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어떤 인연을 만나서 성사가 되는지 구체적인 과정을 얘기해줄 순 없지만 성사 여부는 대단히 정확하게 추산해볼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가끔은 판단 착오로 간혹 실수할 때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오늘의 글은 근심과 걱정에 대한 얘기였다. 근심 걱정은 우리의 삶에 있어 긍정적인 역할도 많이 하고 있기에 전혀 불필요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어느 선까지 할 것인지 또 어느 선에서 그걸 내려놓을 것인지 하는 요령은 삶의 중요한 기술이자 나아가서 일종의 중용(中庸)에 속한다는 얘기를 했다.
 
미래에 만날 사람을 알 수 없는 우리이기에 우리의 끈질긴 애착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그려낼 순 없는 일이란 점 역시 얘기해보았다.
 
창밖에 조금씩 비가 내린다. 유난히 비가 많은 올 가을이다. 이젠 따뜻한 것이 반가운 계절이 왔다. 8일은 찬 이슬이 내린다는 뜻의 한로(寒露)절였다. 한 해가 이제 식어가고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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