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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기의 시사&이슈

민주공화정과 전체주의 전제정은 양립할 수 없다

국민 생존을 확보하고 국가의 발전을 도모할 올바른 전략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11-06 18:10:50

 
▲ 최재기 전 민주노총 조직국장
홍콩 사태, 선택의 기로에 접어들다
 
지난 1997년 영국으로부터 영토를 반환받은 뒤 홍콩에서는 두 차례 대규모 엑소도스가 있었다. 반환년도인 1997년 전후와 중국 공산당이 홍콩인의 자유선거를 인정하지 않기로 한 2014년 전후에 대규모 해외 이주가 발생한 것이다. 지금 캐나다 서부 지역에 자리 잡은 중국인 상당수가 이때 홍콩을 탈출한 사람들이다.
 
범죄인 송환법(extradition bill) 반대로 촉발된 홍콩 사태는 5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이 법안 내용에 송환 대상지역으로 중국 본토가 포함되었다고 전해지자 홍콩 젊은이들은 범죄를 핑계로 민주정치를 요구하는 홍콩 젊은이들을 중국 본토로 보내어 손보겠다는 저의가 있는 법안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중국 본토는 ‘실종인민공화국’(people′s republic of disappeared)으로 불릴 정도로 공산당 일당 지배체제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쥐도 새도 모르게 아무런 법적 조치도 없이 그냥 실종처리 되는 전체주의 체제라는 것이다.
 
살아갈 날이 많이 남은 홍콩의 젊은 세대들은 이런 중국식 정치경제 체제를 사생결단으로 거부하고 있다. 반면 중국 공산당은 홍콩을 예외 지역으로 인정해주다가는 신장위구르 지역 등 다른 자치구도 정치적 자유를 요구할 가능성이 커 공산당의 중국 전역에 대한 통치권에 누수가 생긴다고 보고 있다.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유일한 해결책은 공산당이 전체주의적 권력을 내려놓고 복수 정당을 인정하는 등 권력을 상대화하고 민주화된 통치 체제로 전환하는 것인데 공산당은 그렇게 하지 않고 오히려 철권통치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중국 공산당이 5개월째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홍콩에 대해 전면적 통치권을 행사할 수 있게 법·제도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을 유지하되 홍콩기본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또 홍콩 수반인 행정장관 임면(任免) 방식을 바꾸겠다는 뜻도 밝혔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28~31일 베이징에서 19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 회의(4중전회)를 개최하고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의 견지와 개선, 국가 통치 시스템 능력 현대화 추진에 관한 중대 결정’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 ‘중대결정’에 따르면 특별행정구역(홍콩·마카오) 행정장관과 주요 공직자를 임면하는 제도와 시스템을 개정하고 특별행정구역의 안보를 수호하는 데 필요한 법률·제도·시스템을 완비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항인치항(港人治港·홍콩인이 홍콩을 다스리는 원칙)을 유지하되 ‘애국자’가 주체가 되도록 하고 공무원, 청소년에 대한 ‘애국교육’을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당 중앙이 특별행정구역에 대한 전면적 통치권을 행사하는 제도를 완비하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홍콩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전체주의적 지배체제를 지금보다 오히려 강화하겠다고 ‘중대결정’한 것이다.
 
‘홍콩인(Hongkonger)’
 
필자는 진즉에 중국 공산당의 일국양제(一國兩制) 주장은 실현 불가능한 정치구호이고 단지 민주 체제를 경험한 홍콩이나 대만 인민들을 기망하기 위한 선동술책일 뿐이라고 주장했었다. 마찬가지로 북한 정권이 주장하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 슬로건도 민주공화정을 경험한 대한민국 국민들을 현혹하여 전체주의자들에 대한 경계심을 풀게 하기 위한 선동술책일 뿐이다. 근본적으로 공화정 체제와 전체주의 체제는 양립할 수 없다.
 
홍콩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현실을 정확히 본 것이다. 공산당의 선동술책을 꿰뚫어 본 것이다. 그래서 이번 시위를 통해 홍콩의 ‘홍콩인’들에 의한 민주적 자치체제를 보장받든지, 아니면 중국 본토처럼 정치적 자유가 전혀 없는 형식적 자치만 누리는 체제를 받아들이든지, 그것도 아니면 자신들이 추구하는 체제적 가치에 부합하는 정치경제 체제를 찾아 국외로 탈출하든지 결단해야 할 때라고 판단하고 있다.
 
“홍콩 민주화 시위에서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단체인 ‘데모시스토’(Demosistō)를 이끄는 사무총장 조슈아 웡(黃之鋒·22·사진)은 27일 ‘홍콩인들도 스스로의 주인이 되고 싶다’며 한국 정부와 정치인들의 공개 지지를 호소했다. 웡은 2014년 홍콩 행정수반의 자유 입후보와 직선제를 요구하는 우산운동(Umbrella Movement)에서 학생 시위를 이끌어 당시 79일 동안 지속된 이 운동에서 국제사회의 아이콘이 됐다. 지난 6월 17일 두 번째 투옥에서 풀려난 그는 ‘우리는 독립이 아니라 진정한 자치(自治)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집권세력의 친중 행보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타이완은 물론 일본의 아베 총리까지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데 한국은 수동적’이라고 말했다. 웡은 ‘문재인 대통령도 수십 년 전 민주화를 위해 일하지 않았느냐’며 ‘중국과의 어떠한 상업적 이익도 기본적 인권을 앞설 수는 없다’고 했다”
 
며칠 전 홍콩 행정청, 즉 중국 공산당은 홍콩 민주화 시위 젊은이들 단체의 대표자에 대해 11월 24일 시행할 입법원 입후보 자격을 박탈했다. 공산당이 말하는 ‘애국자’란 중국 공산당에 충성하는 자를 말하는 것이 명확해졌다. ‘홍콩인’의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세계는 질서 재편 중
 
미국 등 공화정 체제 진영은 지금까지 중국도 잘 살게 되면 자연스레 시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중시하는 정치·경제체제가 들어설 것으로 기대했다. 그렇게 되면 공화주의와 시장경제 진영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자신들의 전체주의적 권력을 내려놓지 않으려 하고 오히려 더 강화하려 하며 역외 지역으로 영향력을 더 넓히려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판단의 변화는 곳곳에서 읽힌다. 지난 10월 30일 미국의 보수주의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Hudson Institute)에서 마이크 폼페이오(Mike Pompeo) 미 국무장관은 중국의 도전에 대한 연설을 했다(US Secretary of State Mike Pompeo on the China Challenge, Hudson Institute). 미국 외교가에서는 폼페이오의 이 연설을 미국 외교의 기본원칙과 미국의 국익을 잘 설명한 연설이라 평가했다. 미국사회를 움직이는 주류 세력들의 중국에 대한 인식 변화를 잘 살펴 볼 수 있는 연설로, 우리 역시 주목해야 할 연설이라 하겠다.
 
폼페이오는 그간 미국인들이 중국 공산당 체제의 변화를 안이하게 보았던 점을 반성했다.
 
“더 이상 두 체제의 근본적인 차이, 그리고 그 차이가 미국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솔직히 우리는 중국의 위험을 - 미국의 안보에 미칠 수 있는 위험을 - 늦게 알아차렸습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중화인민공화국과의 우정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잘못된 정책을 계속한 이유로는 중국이 시장주도 경제를 채택하면 더 민주적 국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고, 그래서 그동안 중국 공산당과 정권의 잘못에 대해 지적하는 것을 주저했다고 폼페이오는 시인했다.
 
“우리는 종종 인권 문제와 미국의 가치와 갈등을 겪었을 때 직접 이야기하는 것을 피하고 천안문 학살과 기타 중대한 인권 침해가 발생한 후에도 이념적 차이를 경시했습니다. 우리는 시장 개혁을 채택하고 조직의 규칙을 준수하겠다는 그들의 노력을 전제로 세계 무역기구 (WTO) 등 국제기구에서 중국이 회원이 되도록 격려했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자주, 중국은 결코 (규칙을) 준수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중국이 베트남이나 필리핀과 같은 이웃을 위협했을 때와 남중국해 전체 (영유권)를 주장했을 때도 주저하며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우리는 공산주의 중국이 더 자유롭고 시장주도적이며 궁극적으로는 더 민주적인 국가가 되기를 희망하면서 중국의 부상을 수용하는 일을 아주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미국 안보의 적이 누군지 분명해졌다는 것이다.
 
“우리는 베이징이 이웃나라와 다른 나라들을 국가 주도의 경제 모델에 얽매이게 하고 종종 뇌물 거래를 성사시키고 쇠약하게 하는 부채 수준으로 많은 나라를 함정에 빠뜨리고 그 주권을 위협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또한 중국 공산당이 국민과 세계에 완전히 다른 통치 구조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레닌주의 당이 통치하고 모든 사람이 공산주의 엘리트의 의지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내가 원하는 미래가 아닙니다. 저는 이 방에 있는 누구도 원하는 미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또 민주주의가 원하는 미래도 아닙니다. 중국 사람들이 원하는 미래도 아니고, 자유를 사랑하는 중국 각지의 사람들은 이 모델을 원하지 않습니다”
 
중국 공산당 정권의 본질은 전혀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시장경제 체제 진영의 도움으로 경제성장을 하였으나 미국의 가치를 무시하더라는 판단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중국이 미국과 주변국에 침탈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체제 대립 전선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설이 미국에서 크게 평가받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세계는 전체주의 정치 및 국가주도 경제 체제 진영과 공화정과 시장경제 체제 진영으로 새롭게 재편될 것이다. 폼페오 장관은 그 대립의 중심에 중국이 있다는 점을 확실히 밝힌 것이다.
 
대한민국의 전략
 
세계질서가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강대국에 둘러싸인 나라의 국민 생존을 확보하고 국가의 발전을 도모할 올바른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첫째, 국가적 국민적 가치관과 정체성을 확실히 세워야 한다.
 
레닌주의 당이 통치하고 국가주도 경제체제의 가치관을 국가적 국민적 가치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공화정 통치체제와 시장주도 경제체제의 가치관을 국가적 국민적 가치로 삼을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우리 헌법에 명시된 가치는 공화정 체제와 시장주도 경제체제가 명확하다.
 
앞으로 세계에는 자기 나라의 가치를 명확히 하지 않는 중간적 가치, 중도적 입장을 가진 나라는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둘째, 국가적 국민적 가치관을 흔드는 세력들을 폭로하고 탄핵해야 한다.
 
내심으로 전체주의나 백두혈통 주사파 체제에 동의하고 또 비밀조직에 가담하여 활동을 하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평등이니 평화니 정의나 인권을 내세우며 교언영색(巧言令色)으로 국민들의 가치관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세력들이 있다. 국민들 모두가 나서서 그들의 가면을 벗기고 거짓을 적극 폭로하며, 만약 그들이 공직을 맡았다면 적극 탄핵해야 한다. 공화주의 가치를 신봉하지 않는 자들은 공화국의 공직자가 될 자격이 없다.
 
셋째, 공화주의와 시장주도 경제 체제를 근간으로 하는 나라들과 새로운 동맹 형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미국은 국가적 국민적 가치관을 기준으로 동맹재편을 기도할 것이다. 미국의 동맹재편 기도는 우리의 헌법적 가치관과 일치하므로 정부와 국민들은 동맹 강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흔히 통용되던 ‘정치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말은 앞으로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공화정과 시장경제 블록은 전체주의 정치와 국가주도 경제를 가진 블록과는 정치 경제 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교류를 크게 축소시킬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 등 전체주의 국가에 있는 생산설비를 가급적 빨리 철수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나는 오래 전부터 홍콩에 사무실을 낸 우리 기업들의 해외 창구를 옮기라고 지적해 왔다. 국제 자본들은 지금 홍콩에서 탈출하고 요즘 싱가포르에 많은 투자사들이 몰리고 있다 한다. 참고할 만한 일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 경제가 한창 성장할 때 중국 시장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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