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복되는 다문화가정의 가정폭력 사건이 이어지면서 이주여성의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5일 베트남인 아내 B(30)씨를 살해 및 사체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57살 A씨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A씨는 지난 16일 새벽 자신의 자택에서 베트남인 아내 B씨를 주방에 있던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A씨는 B씨의 시신을 차에 싣고 고향인 전북 완주로 이동해 들판에 암매장했다.
이들 부부는 평소 언어 소통이 제대로 안됐고, 경제적 문제로 최근 갈등이 심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당일에도 이러한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결국 비극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장례는 지자체 다문화센터와 검찰 등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치러졌다.
앞서 지난 7월에도 베트남 출신 여성 C(30)씨가 두 살배기 아이가 보는 앞에서 한국인 남편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돼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샀다. 폭행으로 C씨는 갈비뼈 등이 골절돼 전치 4주 이상의 진단을 받고 병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이유도 황당하다. 아내인 C씨가 한국말을 잘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행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반복되는 다문화가정의 가정폭력 문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간 다문화가정의 가정폭력 검거 건수는 4515건에 달하며 2014년 123건에 그쳤던 검거 건수가 지난해 1273건으로 약 10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다문화가정 폭력으로 경찰에 검거된 건수는 지역별로 경기가 66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뒤를 이어 서울 197건, 전남 54건, 인천 48건, 경남 39건 등의 순이었다. 다문화 가정 내 폭력 문제는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주여성들의 인권과 안정적 체류는 보장받지 못하고 되풀이되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이 적지 않다.
다문화 여성들은 한국과 다른 문화와 언어,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착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에 봉착한다. 다문화 여성들은 타지에서 의지할 곳이 없고 언어적인 소통 문제 등으로 가정폭력 피해를 보고도 경찰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정부는 다문화 가정 내 폭력 문제 근절을 위해 폭력피해 이주여성에 대한 상담 및 법률지원 체계구축 할 필요가 있다. 다문화가정 내에서 벌어지는 가정폭력에 대해 엄격히 처벌하는 제도개선이 선행돼야 함은 두 말할 필요 없다.
[이지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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