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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한국 정치판은 왜 삼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정치판에 몰려드는 인물들의 면면 보면 명쾌한 해답 나온다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02-16 15:35:12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기생충’이라는 한국 영화가 세계를 흔들었다. 미국 소프트파워의 자존심이자 심장인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 쾌거로 한국인의 자부심을 고양하기에 충분했다. 한국적 스토리텔링이 글로벌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BTS의 K팝 명성에 더해 K무비까지 소위 K컬쳐의 위력이 가히 폭발적이다. 미국 등 선진국의 전유물이 되다시피하고 있는 소프트파워 경쟁에 우리도 끼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면서 미래지향적이기도 하다. 이번 쾌거에 대해 일부 잡음이 있긴 하지만 인정할 것은 깨끗하게 인정하는 편이 오히려 이치에 맞다. 이렇듯 우리 내부에는 뛰어난 DNA와 역량을 가진 축적된 인적자본이 많다.
 
특히 이들이 시야를 좁은 국내에만 한정하지 않고 넓은 세계로 확장하면서 더 큰 성과를 내고 있음을 목격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는 각 분야에서 이런 인력이 집중적으로 양성되고, 이를 통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축적된 자본들이 고갈되지 않고 더 많이 뻗어 나갈 수 있는 양질의 토양 구축과 시스템의 정상적 작동이 필요하다.
 
요즘 국내 정치권에서도 총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년마다 이때쯤만 되면 으레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곰곰이 들여다보면 아니나 다를까 역시 가관이다. 솔직하게 까놓고 이야기하면 이런 자작극이나 해프닝이 없다. 자기만족만 있을 뿐 유권자인 국민에겐 아무런 감동이나 신선함을 주지 못하고 있다. 더 나은 미래가 기대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한마디로 오합지졸이다. 이런 부류의 인물들로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글로벌 경쟁에서 국익을 지켜내고, 첩첩산중인 국가적 난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을지 심히 우려스럽다.
 
인재 영입한답시고 별스럽게 사치와 허영이 넘쳐난다. 청년과 여성을 끌어들인다면서 말초신경을 자극하기도 한다. 웬 정치 지망 법조인들이 그리도 많은지 여당 영입 인사의 30%가 그들이다. 법조인들이 필요하지만 그렇게도 많은 수가 요구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마치 정권 창출 혹은 유지에 도움을 준 인사들에게 은전을 베푸는 논공행상 같다. 나팔수들이 한탕 하려고 우후죽순처럼 기어 나오고 있는 모양새다.
 
야당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에 이기겠다고 배수의 진을 치면서 이를 악물고 있기는 하나 영입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그 나물에 그 밥으로 크게 다를 바 없다. 이런 핀잔을 듣는 이유는 정당의 가치나 철학, 미래 비전이나 청사진이 구체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분야별로 실력과 경험을 겸비한 인재를 영입하겠다는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칙이나 일관성이 없이 임기응변이나 반짝 쇼하듯이 진행하다 보니 굉음만 울릴 뿐 알맹이가 별로 없어 보인다.
 
한국 정치가 삼류 혹은 사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그리 틀려 보이지 않는다. 국가관이나 소신을 가지고 모이는 무리가 아닌 집단이기주의나 한건주의에 매몰되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愚)를 지속해서 반복한다. 나이가 젊어지고 여성이 많이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더 시급한 것은 위중해지고 있는 국가적 현안과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검증된 인물들이다. 균형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식견과 도덕성을 갖춘 참신함은 나이와 성을(性) 초월하는 절대 명제다.
 
해결해야 할 국가 아젠다 산적, 반면 모여드는 인사들을 보면 해결사 자질 크게 미약
 
진솔하게 따져보면 참으로 중요한 국가 아젠다와 이에 필요한 인적 요소들이 많다. 우리가 이만큼 살게 되기까지 이룩해낸 절반의 성공에 더해 남아있는 절반을 완수하기 위한 시대적 과제들이 즐비하다. 우선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국제적 감각과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재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정치·외교적 관계와 경제적 실리를 어떻게 확보해 나갈 것인가에 관한 진지한 고민은 어디에도 잘 보이지 않는다. 해외로부터 고립되어서는 지속적인 국가의 발전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정치를 하겠다고 몰려드는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이와는 크게 동떨어져 있다. 좁은 국내에서 도토리 키재기나 하면서 삼삼오오 짝짓기하던 무리가 주류가 되어 또 하나의 통속을 엮어가고 있는 양상이다. 비슷한 야단법석을 떨면서 출발했던 20대 국회가 가장 비생산적이면서 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외부의 평가이기도 하지만 그들 내부의 자평이기도 하다. 뚜렷한 비전과 목적의식을 가지지 않고 주관적 이해관계로 모인 집단의 예고된 결과물이다.
 
세계는 이미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본 궤도에 돌입하고 있으며, 뉴노멀이라는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준비가 한창이다. 국가 간의 경쟁에서 파생되는 기업과 개인의 경쟁력이 승패를 좌우한다. 시대 정신에 깨어 있는 주체들이 많은 국가일수록 경쟁에서 우위에 올라선다.
 
미래 세대인 더 많은 청년이 창의 경쟁의 전면에 포진되고 있으며, 기성세대들은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백업을 한다. 대학이 거듭나고 있으며, 지방도 혁신 경쟁에서 결코 예외가 되지 않는다. 모두가 경쟁에서 이기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안타깝게도 우리에게 이런 광경이 목격되지 않는다. ‘기생충’이라는 영화로 한국 문화산업의 성취에 반해 우리 정치판에는 또 다른 종류의 기생충과 좀비들로 득실거린다. 어떻게든 자리를 보전하려거나 이번 기회에 기회를 잡아보려는 자들만 보일 뿐이다. 과연 이런 자들에게 또 다시 국가의 살림을 맡기고 국민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되어야 하는지 한심하다.
 
당장 우리 앞에 놓인 국가적 위험 수위가 갈수록 더 험악해지고 있다. 제조업의 경쟁력은 약화되고, 현장의 볼멘소리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내수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상인들의 사기는 바닥에서 좀처럼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청년 실업은 해소되지 않고 있고, 경제의 허리인 40대의 취업은 최악이다. 본격적인 고령화 시대에 노인의 삶은 늘어진 수명만큼 더 고단해지고 있다.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고, 결혼 적령기는 갈수록 늦어진다. 인구 감소에다 생산 가능 인구 수마저 줄어들고 있다. 지방 경제는 바닥에다 급기야 소멸되는 지역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다.
 
이런 현상들로 인해 사회는 더 험악해지고, 심지어는 한국을 떠나 이민을 가고 싶다는 사람들까지 생겨난다는 이야기마저 들린다. 이웃 중국 혹은 일본과의 관계는 어설픈 진영 논리에 의해 좋아지기 보다 나빠지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도 다시 원점으로 회귀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구상에 고민이나 문제가 없는 나라가 있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런 산적한 현안들을 무시하는 무사안일한 정치판이 또 있을까 하는 비난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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