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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기의 시사&이슈

민주공화국 상식 왜곡하는 세력 축출해야 나라가 산다

윤석열 사태 따른 법원 판단에 ‘사법 쿠데타’라 선동한 세력…“공화정 상식 부재”

조작된 여론 통해 국민에 따를 것을 종용하는 세태…전형적인 다수자의 전제 현상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12-31 10:02:16

▲ 최재기 공화주의 칼럼니스트
상식의 왜곡과 파괴
 
민주화 운동의 일환으로 준사법기관인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한 임기제 검찰총장을 ‘민주’당 정권 법무부가 2개월 정직 징계하고 대통령이 재가했다. 이 사건에 대한 본안 소송에 앞서 제기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자 청구자인 검찰총장 측 대리인은 차분한 어조로 소회를 밝혔다.
 
“재판부의 결과가 나온 이후 윤 총장 측은 ‘사법부의 판단에 깊이 감사한다’며 ‘헌법 정신과 법치주의, 상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2020.12.24.)
 
법원의 판단에 대한 언급으로 헌법 정신과 법치주의는 예상할 수 있는 답변이지만 ‘상식을 지키겠다’는 언급은 눈길을 끈다.
 
공산당이나 나치당 등 전체주의자들이 일당 독재 권력을 구축하는 출발점은 어디서나 선동과 감성팔이로 공화국 국민의 상식을 왜곡하고 파괴하는 것이다. 그렇게 구축한 독재 권력과 싸우려면 민주공화국의 근본 원리에 대한 국민적 상식, 공화정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기반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상식을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이에 ‘상식을 지키겠다’는 말은 민주공화정의 중요한 가치를 표현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자 집권 세력들과 이른바 ‘대깨문’들을 중심으로 한 권력 외곽단체 성원들은 집단적 히스테리에 빠진 듯하다. 담당 법관에 대한 인신공격성 비방과 범죄적 협박, 피징계자인 검찰총장을 향해서는 조폭 세계에서나 쓰는 비난과 악담을 퍼부었다. 이들은 스스로 공화정의 원리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없는 몰상식한 집단이라는 것을 여지없이 드러내 보였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법원의 윤석열 검찰총장 복귀 결정에 대해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권력을 정지시킨 사법 쿠데타에 다름 아니다’고 했다.…그러면서 ‘남은 방법은 탄핵 밖에 없다. 법률상 국회에서 탄핵하면 바로 결정된다. 민주주의를 지키고 대통령을 지키는 탄핵의 대열에 동료 의원들의 동참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020.12.25.)
 
헌정주의, 법의 지배와 권력분립 원리를 근본으로 삼는 공화국에서는 행정부가 집행권을 행사하더라도 헌법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여부는 사법부가 판단한다. 운동권식 선동으로 국민들을 홀려 집권했기에 아무데나 이름 갖다 붙이기 좋아하는 세력들이라지만 몰상식한 선동이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 공화국 법원의 판단을 두고 ‘사법 쿠데타’라고 선동하는 것은 법치주의와 권력분립을 부정하는 전체주의자들과 봉건적 왕정 질서 가치관을 가진 자들이나 할 말이다.
 
김두관에게 묻겠다. 대통령의 권력은 절대적이어서 헌법과 법률 위에 있고 사법부의 판단 너머 있다고 생각하는가? 우리 국민들이 지난 대선에서 왕을 뽑았다고 생각하는가?
 
공화국의 권력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것이 아니라 모두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위임을 받아야만 정당한 권력이 된다. 그래서 모든 공직자는 헌법과 법률에 부합하게 권력을 행사해야 하는데 다툼이 있을 경우 사법부의 판단으로 그 권력 행사의 정당성을 따져야 한다.
 
이런 원리에 따라 법원이 검찰총장의 징계 사건을 부당하다고 심판한 것이다. 이런 ‘상식’도 모르는 자들은 공화국의 어떠한 공직도 맡아서는 안 된다.
 
몰상식적인 ‘우리식’ 보수-진보 구분법
 
1980년대 이후 지금까지 우리 방송·신문의 보도나 논평은 대한민국에서 정치적 활동을 하는 정치 세력들을 늘 보수-진보 세력이라는 용어로 구분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방송·신문의 보도와 논평 등에서 사용하는 보수와 진보의 뜻과 국제적·역사적으로 통용되는 보수와 진보의 뜻은 다르다.
 
먼저 보수와 진보는 대립되는 개념쌍이 아니다. 보수(conservative)란 인간의 본성상 한계를 인정하고 특정 사회에서 오래 시행된 제도나 관습에 대해 인간의 본성에 비춰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보는 정치적 입장이나 가치를 말한다. 이에 반해 그 사회에서 오래 시행된 제도와 관습도 집권 세력의 관념에 맞춰 급격히 바꾸고 필요하다면 인간의 본성도 개조해야 한다는 정치적 입장이나 가치를 급진(radical)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보수’에 대립되는 개념은 ‘급진’이다.
 
근대 계몽시대 이후 정립된 진보(progress)란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확대하고 확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변화를 일컫는다.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박탈하고 축소하는 방향으로의 변화는 ‘퇴보’라 하겠다. 또 변화의 속도 면에서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를 점진적으로 실천하는 입장이나 가치를 진보적(progressive)이라 부르므로 우리 방송·신문에서 자주 언급하는 ‘개혁 보수’야 말로 본래적 의미의 ‘진보’라 하겠다.
 
세계적으로 우파(right)는 시장경제 체제를 근본으로 하되 경쟁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장 개입을 통해 당면한 경제·사회 문제를 풀어가자는 입장이고, 좌파(left)는 집권 세력의 관념에 따른 계획으로 시장에 개입하여 급진적으로 경제·사회 문제를 풀어가자는 입장이다. 이런 상식적 용어 구분에 따르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데올로기 대립은 진보-보수의 대립이 아니라 좌파-우파의 대립이라고 불러야 옳다.
 
사회주의 정권이 붕괴하고 있던 1980~90년대 우리나라 대학 운동권 다수파들은 타락한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인 북한의 주체사상을 지도 이념으로 받아들였다. 당시에는 경제가 고속 성장하던 시기라서 대학 때 왜곡된 이데올로기를 주입받은 자들이라도 대학 졸업장만 있으면 취업할 수 있었고 이들이 현재 집권 세력과 그 외곽조직의 주요 성원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의 권력에 기생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어용 지식인들과 평론가들이 시대에 뒤떨어진 중국식 공산주의나 주체사상 등 사회주의 사상을 진보라고 포장해 주고 있기 때문에 아직도 보수-진보 용어가 통용되는 것이다.
 
인민의 생명·자유·재산을 박탈하는 북한 정권은 근대 공화정 국가의 기준에 한참 미달하고 주체사상은 전체주의 전제정(totalitarian despotism) 체제를 포장하는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 북한 정권은 ‘퇴보’ 정권인데 어용 언론과 어용 지식인들이 그 정권을 추종하는 주사파들을 진보 세력으로 불러준 탓에 그들이 진보의 탈을 쓰고 지금껏 활개치고 있는 것이다.
 
정신이 왜곡되어 공화정의 상식을 갖지 못한 어용 언론인과 어용 지식인 및 주사파들은 대한민국 체제를 적대하는 국가인 북한과 중국의 침탈에 대비해 안보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극우’라고 매도한다. 국가 안보를 대비하자는 주장은 공화국의 상식이지 ‘극우’가 아니다.
 
또 그들은 통일과 평화를 이야기하나, 어떤 체제의 통일을 말하는지, 어떻게 통일을 이룰 것인지, 무엇이 평화인지에 대해서는 북한 정권이 선전하는 것 외에 어떤 방안도 제시하지 못한다. 주사파는 진보는커녕 세계적으로도 뒤쳐진, 그야말로 ‘퇴보적인’ 극좌파일 뿐이다.  
 
‘민주주의’라는 함정
 
영어의 ‘democracy’를 ‘민주주의(民主主義)’라고 번역한 것은 중대한 오역이다. 일본인들이 처음 ‘democracy’를 ‘민주주의’라고 번역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 학자들은 잘못된 번역어인 것을 알고 수정하려고 했으나 뜻글자인 한자어로는 워낙 의미가 좋게 보여 한자 문화권 대중들이 널리 사용하는 바람에 고치지 못했다.
 
democracy는 원래 정체(form of government)의 한 종류를 지칭한 용어다. 즉 1인 지배 정체인 monarchy, 과두 지배 내지 귀족 지배 정체인 aristocracy와 구분되는 다수 대중 지배 정체를 democracy로 표기한 것일 뿐이다. 그러나 한자어로 옮기면서 의미상 오해가 생긴 것이다. 민주주의(民主主義)를 한자어로 풀이하면 ‘백성이 주인인 이념’이라는 뜻인데 대중들이 호감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주의’라고 옮긴 것은 더 이상하다. ‘민주주의(民主主義)’를 영어로 다시 옮기자면 ‘democracism’이 돼야 한다. 그러나 영어에는 그런 단어가 없다.
 
그래서 대중들은 몰라도 일본의 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영어 발음 그대로 ‘데모구라시’라고 표기하고 있다. 가령 명치왕의 철권 통치 이후 왕위에 오른 대정왕 때 이루어진 민주화 시기를 ‘다이쇼 데모구라시’ 시대라고 표기한다. 적절한 번역어가 없으면 원음대로 표기하는 학자적 양심이 작동한 것이다.
 
최근 어떤 젊은 연구자는 democracy를 ‘다수정’이라 번역하자고 제안했는데 상당히 일리 있는 제안이다. 최소한 ‘민주정’ 정도라도 번역해야 의미상 오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특정 정치 세력이 ‘민주주의’라는 어감 좋은 말을 팔아 공화국에 빨대를 꽂고 재미를 보고 있다 하더라도 학자나 지식인들이 모른 척하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하다.
 
고대 그리스에서 democracy는 중우정(衆愚政)에 가까운 의미로 사용됐고 우리가 상상하는 민주정에 가까운 정체는 politeia라 불렀다. 상식 있고 진리를 탐구할 양심이 있는 학자라면 의미상 오해가 많은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고집할 게 아니라 democracy에 대한 적절한 번역어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수당이 통과시키면 무엇이든 법이 되는가
 
김두관을 비롯한 ‘대깨문’들은 연일 국회에서 검찰총장과 담당 법관을 탄핵해야 한다고 열을 올리고 있다. 과반 다수당이기 때문에 민주당 단독으로 국회에서 윤석열 탄핵을 의결하면 된다는 것이다. 
 
최근 국회에서 민주당 단독으로 일명 ‘김여정 하명법’이라 불리는 ‘대북전단 금지법’이나 ‘5·18 왜곡 처벌법’ 등이 통과되자 대한민국의 민주화가 거꾸로 간다고 세계인들이 우려하고 있다.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이런 법률은 공화국 헌법 정신에 맞지 않아 모두 위헌이다. 인권과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률이 무더기로 통과되는 것을 지켜본 미국 의회는 대한민국을 인권 감시 대상국으로 지정해야 할지 우려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민중의 의지는 사실 민중 전체의 의지가 아니다. 그것은 민중 가운데에서도 다수가 속하는 부분 또는 가장 활동적인 부분의 의지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민중이 자기들 가운데 일부를 억압하는 일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제1장)
 
자유주의자 밀은 일찍이 민중의 이름으로 민중을 억압하는 민중 권력, 바로 “다수자의 전제”(tyranny of majority)를 크게 우려했다.
 
‘대깨문’이라는 정치적 팬덤 조직, 즉 자기들끼리 사전 조직한 민중 조직의 의지를 주권자 다수 의지라고 미리 규정하고 어용 언론과 조작된 여론을 이용해 다른 국민들에게 다수의 의지에 따르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강요하는 것은 전형적인 ‘다수자의 전제’ 현상이다. 루소는 자유로운 주권자의 연합한 의지가 아닌 조작된 의지는 ‘일반 의지의 날조’라 규탄했다.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는 날조된 다수에 복종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포장해 공화국 국민들을 속이고 공화정을 안으로부터 붕괴시키려는 이념이다.
 
인간은 본성상 사회관계에서 파벌을 형성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공화국이라면 파벌의 폐해를 막기 위해 파벌을 구성할 자유를 부정할 수는 없다. 파벌의 나쁜 영향을 줄이는 방안을 제도화해야 한다. 그것이 공화정의 원리고 제도다. 그래서 헌정주의, 법의 지배와 권력분립의 원리는 어떤 경우에도 양보할 수 없는 공화국의 근본 원리이다.
 
공화국의 근본 원리를 부정하는 법은 법이 아니다. 그것이 공화국의 상식이다. 새해에는 공화국을 무너뜨리는 세력들이 그들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사용하는 사이비 진보나 사이비 민주주의의 가면을 벗겨 내도록 온 국민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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