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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칼럼

한 톨 먼지이면서 소우주인 인간

박선옥기자(sobahk@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3-19 00: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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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선옥 부장 (국제부)
 지난해 서울에서 거래된 최고가 아파트는 용산구 한남동의 ‘한남더힐’로 77억5000만원을 기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런데 이런 건물주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한남더힐 보다 대략 가격이 10배 정도인 아파트, 그러니까 한 채당 1000억원인 아파트를 소유한 건물주다. 그런데 그가 소유한 아파트가 한 채가 아니라 지구상의 인구 수, 아니 그 이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세계 인구는 78억을 넘으며 그 수는 매 초마다 시시각각 늘어나고 있다. 그러니 수십년을 앞당겨서 지구상 인구를 100억으로 잡아보자. 그러면 가상의 건물주가 소유한 건물의 가치는 1000억원의 100억배가 될 것이다. 헌데 이 건물주는 행성 하나만으론 성이 차지 않아 이런 행성을 100개나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건물주가 가진 재산의 가치는 무려 1000억원의 1조배가 되는 것이다.
 
이쯤 되면 숫자 때문에 머리가 아픈 독자도 있겠지만, 기왕 내친걸음이니 조금 더 가보자. 이 건물주가 한 채에 1000억원인 건물을 매물로 내놓자 단 한 사람의 구매자가 나섰다. 그런데 이 구매자의 조건이 특별했다. 그는 건물을 구입하되 대금을 모두 1원짜리 동전으로 치르겠다는 것이다. 1원짜리 동전 1000억개가 필요하다. 사실 요즘 1원짜리는커녕 10원짜리 동전도 보기 어려운 세상이다. 그러니 1원을 가지고 있으면 오히려 거추장스러워 버릴 지경이다. 그 하찮은 동전으로 1000억원을 준비하려면 어마어마한 양이 될 것은 충분히 짐작이 간다.
 
그렇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건물주가 가지고 있는 1000억원짜리 아파트 1조채를 모두 팔아서 1원짜리 동전으로 대금을 받는다면 동전의 수효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경지에 이른다.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의 어마어마한 숫자를 상상이라도 해보려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의 규모를 아주 미약하게나마 그려보려는 뜻이다. 천문학에 따르면 지구가 속해있는 태양계는 그저 ‘우리 은하(Our Galaxy)’라 불리는 은하계에 속해있다. 우리와 가까운 다른 은하계 중에는 잘 알려진 대로 ‘안드로메다 은하’가 있다.
 
우리 은하에는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별들이 1000억개 정도 있다고 한다. 물론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등 태양의 주위에서 맴도는 행성들은 제외한 숫자다. 우리 은하에 태양만 1000억개 있다는 말과 같다. 그런데 우주에는 이런 은하의 수효가 무려 약 1조라고 알려져 있다. 게다가 이 숫자는 인류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더 정밀한 관측을 통해 줄곧 확대되어 왔으니 앞으로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까 우주에는 별들이 1000억의 1조 배수 만큼 있다. 즉 조물주는 앞서 말한 건물주가 전 재산을 팔아 받은 1원짜리 동전과 같은 수의 별(태양)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우리의 태양계는 우주에서 있으나마나한 존재감을 가진 1원짜리 동전의 지위처럼 미미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그 1원짜리 동전 주변을 돌고 있는 많은 행성 중 하나다. 인간뿐 아니라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절대불가결한 에너지의 근원이 우주에서의 존재감은 1000억 곱하기 1조 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이 과학이 밝혀낸 사실이다. 우주란 그런 곳이다.
 
그렇다면 그토록 미미한 태양계를 맴도는 지구의 존재는 어떨 것이며 그 지구상에서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는 인간의 존재는 또 어떨 것인가. 우주의 먼지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할 따름이다. 하지만 여기도 끝이 아니다.
 
인간의 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면 구성 원소를 모두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고 말한 연구자가 있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써서 과학적 돌풍을 일으켰던 빌 브라이슨은 이 저서에서 중학교 때 생물학 선생님의 말을 인용해 동네 철물점에서 5달러 정도면 인체를 구성하는 재료들을 사들일 수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새로운 저서 <바디>를 통해 영국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신체를 기준으로 영국 왕립화학협회가 계산한 결과 재료값이 약 1억5천만원 든다고 정정했다. 하지만 인간이란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도 만들어낼 수 없는 신비한 존재라는 건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사실 조 단위의 숫자는 우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몸은 약 60조의 세포로 구성돼 있다. 우주의 은하 숫자의 60배가 된다. 그 몸 속에는 또 100조 개가 넘는 세균이 공생하면서 정교한 시스템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인간이란 그런 존재다. 세균 속에 또 어떤 미시 세계가 감춰져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 몸은 이미 세균들에게 거대한 우주이다. 인간의 몸을 소우주라고 부르는 이유가 쉽게 납득이 간다.
 
인간이 위대한 건 거시와 미시의 세계 중간에서 두 세계를 모두 인식할 수 있는 지적능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생명의 신비와 경외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한 인간의 존재가 이렇게 신비롭고 위대한 것인데 최근 어른들의 무자비한 학대로 잇따라 숨져간 어린 영혼들에게 우리는 어떻게 속죄해야 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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