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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삼성전자, 갈 길 못 찾는 한국경제

21세기는 지식경제 시대…한국 경제 도약 위해 지식 선진국과 동맹 필수

중국에 신지식·기술 유출 막아야…삼성전자 중국공장 포기·즉각 철수 절실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4-22 09:20:11

▲ 최재기 공화주의 칼럼니스트
문정인의 혹세무민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이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이 미국 편에 설 경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며 하나의 진영에 속하지 않는 ‘초월적 외교’가 한국의 나아갈 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중앙일보, 2021.4.11.)
 
다른 체제를 숭상하는 속마음을 감추고 민주 공화국의 공직을 맡은 자의 전형적인 요설이다. 역사를 살피면 세계는 늘 국가별로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동맹과 가상 적국으로 뭉쳐 대립해 왔다. 현실이 이런데도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책 연구소 이사장이라는 자가 달나라에나 있을 법한 초월 외교 타령이나 하고 있다니 참으로 세금이 아깝다. 
 
사회주의, 공산주의는 그 원리 상 체제 유지에 필요한 생산력을 만들어 낼 수 없다. 그래서 체제가 성립한 직후부터 공화주의와 시장경제 체제 나라들로부터 지식과 기술을 훔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정치, 경제 등 모든 영역을 중앙계획기관(gosplan)이 지시했던 전체주의 체제 소련은 망했다. 이를 지켜 본 중국 공산당은 교묘하게 전체주의 체제의 실체를 분식하는 수정주의(revisionism)를 들고 나왔다. 대외적으로 ‘개혁 개방’을 내세우면서 시장경제를 하는 것처럼 가장해 세계 시장경제 체제에 편입하고 경제 성장을 이뤄냄과 동시에 정치적으로는 공산당 일당 독재를 고수하는 체제를 고안한 것이다. 이것을 수정 사회주의라 한다.
 
미국은 중국에 투자해 개혁 개방을 이끌면 중국 경제가 성장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중국 인민의 재산권이 보호되고 정치적 자유화가 진척될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 기업은 원래 집산주의 자본으로 조직돼 ‘민간 기업’이라 볼 수 없어 국제 거래의 주체가 될 수 없는데도 미국은 이를 묵인하고 중국의 WTO 가입을 용인했다. 그 덕분에 세계 시장경제에 편입한 중국은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일궈냈다.
 
미국의 기대와는 달리 경제가 성장하자 중국 공산당 정권은 미국 등으로부터 도입한 신기술을 악용해 자국민을 더욱 통제하고 소수 민족의 인권을 탄압했다. 이들은 국제 규범을 훼손하고 주변국을 부채의 늪에 빠지게 하여 전체주의 영향력을 키우는 패권 세력이 됐다. 또 시민적 자유와 헌정 질서, 법치주의와 사유 재산권을 보장하는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미국의 가치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세력이 됐다.
 
이제 세계는 수정 사회주의, 전체주의를 고수하는 중국 진영과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공화정과 시장경제 체제 진영의 대립으로 본격적인 신 냉전에 돌입했다.
 
21세기 경제 성장의 원천은 지식, 기술, 데이터
 
21세기는 지식경제 시대다. 현대의 지식은 사상과 학문의 자유가 보장되는 가운데 자유로운 연구자들 간의 협업으로 생산된다. 또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rights)을 보장해주는 국가에 축적되기 쉽다. 당파성과 이념을 우선시하는 사회라 사상과 학문의 자유가 없는 전체주의 체제에서는 지식의 생산과 축적이 어렵다. 지식경제 시대에는 공화정과 시장경제 체제 국가들만 번영할 것이다. 수정 사회주의 체제의 중국이나 전체주의 국가들은 필사적으로 공화주의 국가의 지식과 기술을 훔치려고 할 것이다.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제기한 핀 공장 분업 사례는 수확체증의 원리, 즉 단위 생산물 가격 하락 경향을 규명하는 경제 성장론의 출발점이다. 그런데 이후 경제학은 스미스의 핀 공장 분업 사례와 같은 지식에 기반한 성장론을 다루지 않았다. 생산의 3대 요소는 토지(land), 노동(labor), 자본(capital) 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지식과 인간의 선호는 주어진 것으로 간주했다.
 
현대 경제 성장론을 개척해 경제학의 근본적 변혁을 가져온 폴 로머(Paul Romer)는 경제 성장의 핵심 요소는 아이디어, 즉 지식이라고 봤다.
 
“냄비와 프라이팬(우리의 자본), 인적 자본(우리의 두뇌), 그리고 원료(양념 같은 것)는 우리가 사용하는 물질(materials)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문장으로 만들어진 요리 방법은 지시(instruction)에 해당한다.”
 
요리의 맛을 결정하는 데는 사용하는 물질보다 요리 방법인 지시가 더 중요하다. 신 성장론 경제학에서는 경제 성장을 어떻게 규명할까.
 
“인간은 경쟁재(냄비와 프라이팬, 기계 등)를 비경쟁재인 지시를 이용해 다른 경쟁재로 변화시키는데 기존의 경쟁재보다 가치가 높은 경쟁재를 탄생시킨다.…사람들은 보통 이러한 변화를 모색할 때 비경쟁재인 지시를 다른 사람에게 한동안 비밀로 한다. 아예 특허 형태로 보호하기도 하는데 구 성장 이론은 이러한 가능성을 공공재 부분에서 놓치고 말았다.”(데이비드 워시, <지식경제학미스터리> 제2장)
 
이처럼 한 나라의 경제 성장은 지식을 투입해 기존의 경쟁재보다 가치가 높은 경쟁재를 다른 나라보다 먼저 생산하고 시장에서 그 가치를 실현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이에 21세기 지식경제 시대의 지식은 국민 경제의 핵심적 경쟁력이 됐다.
 
모든 상품은 생산하는 과정이 길수록, 즉 우회 생산 과정을 더 많이 거칠수록 부가가치가 더 커진다. 그런데 지식의 생산은 다른 어떤 생산물보다 우회로가 긴 생산물이다.
 
일상 생활에서 국민들이 과학을 즐겨 학습하도록 보편적 교육 수준을 높이되 지식 생산을 할 수 있는 인력을 길러낼 수 있도록 수월성 교육 제도를 전국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산업자본주의를 통해 축적된 국부로 뒷받침할 수 있어야 약 20년이 걸리는 교육 과정 동안 국민들이 학습에 몰두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후진국은 교육을 통해 인력을 양성하는 지식생산의 긴 우회 과정을 뒷받침하기 어려워 지식 생산 경쟁에서 더욱 불리할 것이다. 그래서 지식경제 시대에는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지식경제 후진국들이 지식 생산 격차를 줄이려면 먼저 지식경제 선진국들과 동맹을 맺고 교육 제도를 대개혁해 지식 생산 인력 양성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지식경제 친화적으로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미신이 아니라 과학을 숭상하는 기풍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전 세계가 이런 방향으로 급속하게 진보하는 마당에 퇴보적인 이데올로기 투쟁에 몰두하다가는 대한민국은 조만간 후진국으로 뒤쳐질 것이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386운동권과 시대에 뒤떨어진 문정인 따위의 이데올로그들은 그간의 행동을 반성하고 빨리 퇴장하는 게 후손들을 도와주는 길이다.
 
위기의 삼성전자, 대한민국이 살 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올렸다. ‘이 반도체가 바로 인프라다’며 ‘우리는 과거의 인프라를 수리하는 게 아니라 오늘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미국 내에서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반도체 생산 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막는 방안까지 논의 중이다.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산하 인공지능(AI)위원회는 지난달 초 연방의회에 ‘반도체 생산 장비가 중국으로 수출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동아일보, 2021.4.14.)
 
신 냉전의 주요 전장은 지식기반 산업 부문이다. 이 부문에선 이미 열전(熱戰)이 벌어졌다. 미국은 중국에 지식과 기술의 유출을 체계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중국의 반도체 칩 설계회사 ‘파이시움’이나 중국군의 연구 기관인 ‘국가수퍼컴퓨팅센터’, 국영 기업 ‘중국전자(CEC) 등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했다.
 
이번 백악관 회의에 참여한 아시아 지역 기업은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대만의 TSMC는 이미 방향을 확고히 정립했다. 과거부터 중국에 투자를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아예 중국의 파운드리 주문도 끊은 것이다. 미국 편에 확실히 서겠다는 뜻이다.
 
문제는 삼성전자와 갈 길 잃은 한국 경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시안과 우시에 반도체 공장을 각각 운영 중이다. 그런데 미국은 반도체에 관한한 중국에 투자하는 것은 물론 특정 제품은 중국과 거래조차 하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다.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
 
첫째, 산업의 특성을 잘 판단해야 한다. 반도체는 전형적인 지식기반 산업이다. 매 6개월 단위로 공정을 개선하지 않으면 현재 차지하고 있는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어렵다. 새로운 공정에 필요한 원천 지식과 기술 및 그 사용에 관한 특허는 지식 선진국이 쥐고 있다. 어느 쪽에 붙어야 기업이 생존할 것인지는 자명하다. 무조건 지식 선진국과 동맹해야 한다.
 
둘째, 얼마 전 중국 공산당 정권은 중국의 민간 기업에도 당 세포 조직 활동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삼성전자의 중국공장에는 중국 공산당 세포 조직이 생기지 않았는가? 만약 당 세포 조직이 활동한다면 삼성전자 시안 공장의 주인은 진정 누구일까?
 
중국에는 엄밀한 의미에서 민간 기업은 없다. 중국에 투자한 기업 내부에 당의 세포 조직이 활동한다면 그 기업은 공산당에 사실상 탈취당한 셈이다. 자기 것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공장을 붙들고 새로운 지식과 기술, 돈을 투자할 이유가 없다.
 
삼성전자는 중국공장을 포기하고 즉각 철수해야 한다. 지식기반 산업의 특성 상 3~4년 동안 신지식과 기술을 투입해 공정을 개선하지 못하면 그 공장은 사실상 고철 덩어리일 뿐이다. 여태까지 투자한 돈에 미련 두지 말고 인력만 챙겨서 빨리 철수해야 한다.
 
차제에 중국에 투자하거나 중국 기업과 합작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주의를 당부한다. 지식경제 시대 진영 간 대립은 지식과 기술과 데이터를 생산하고 지키는 전쟁이다. 더욱 복잡해진 현대 지식체계의 특성 상 새로운 지식은 개인이 아닌 지식 생산자들의 협업 체계를 통해 대부분 생산된다. 독일의 바이오앤테크 연구팀과 미국의 화이자 연구팀이 협업해 화이자 백신을 생산한 것과 같은 방식이다.
 
국제적 지식 협업 체계에 그 나라 연구자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지식 선진국과 후진국이 갈릴 것이다. 이런 협업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일까? 바로 그 나라 국민들이 공화정과 시장경제 가치관을 확실히 정립하고 있는지, 생산된 지식과 기술을 사회주의 진영으로 유출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줄 수 있는지 등이다. 지식 선진국들은 지식과 기술의 사회주의권으로 유출을 조장하거나 방치하는 나라와 기업에게는 신지식과 기술을 공유하지 않을 것이다.
 
경쟁의 세계에서 초월 외교란 없다. 정치권이나 공직사회 뿐 아니라 대학 등 지식 생산자 그룹이나 기업에서도 반 공화주의 세력을 축출해야 우리도 지식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은 중국을 숭상해 패망했고 미국과 동맹해 번영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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