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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이의 도시인문학

메타버스(Metaverse)로 향하는 도시 공간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6-09 10:50:58

 
▲유영이 도시공간문화 전문 칼럼니스트
/코로나19 장기화 속 도시 이벤트 공간이 실제에서 가상세계로 이동
/도시를 무대로 기획하는 일이 가상시스템 환경 구성으로 전환 활발
/숭실대 가상 오리엔테이션-日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대표사례
/가상세계와 실제 사이 각자 지향점과 상호보완적 관계 정립이 중요
 
그동안 전시와 축제 등 도시에서 이루어지는 이벤트는 도시의 물리적 공간을 배경으로 했다. 행사장 건립을 위해 넓은 대지가 필요했고 이동을 위한 교통시설이 준비되었다. 전시장이나 공연장을 중심으로 모이는 사람들에 대비하기 위해 집적시설을 중심으로 호텔 등 숙박과 식음시설이 구성되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대표적으로 많은 사람이 모이는 현장인 전시와 축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비대면 회의와 행사의 확대에서 나아가 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Metaverse)가 확대되고 있다. 한 대학교에서는 신입생 환영회를 메타버스에서 개최하고 공연계 또한 현실에서의 제약을 가상공간을 해소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메타버스는 1992년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소설 ‘스노우 크래쉬(Snow Crash)’에서 처음 등장하여 2000년대 중후반 게임 ‘세컨드라이프’를 통해 주목받았다. 당대 VR, AR 등 기술이 웹 기반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었으나 이후 모바일, 웹 기반 기술이 발달하고 특히 인공 지능, 사물인터넷 등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공감각적 체험이 가능해지면서 3차원에서 4차원의 경험으로 확장되었다. 기술의 발전뿐만 아니라 소셜 네트워크에 가상의 자아가 형성된 사람들에게 디지털 트윈을 통해 넘나드는 가상과 현실 경험은 더 이상 생소한 개념이 아니다.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일부 회의감이 존재하며 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적응도가 미미했던 과거에 비해 물리적 공간에서의 행동을 제한하는 코로나19의 대유행은 디지털 전환에 대한 사회적 적응도를 가속화시켰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불신과 회의감이 잠식되었고 오히려 디지털에 대한 필요도와 순응도가 급격히 증가하였다. 이는 원격 근무 경험을 통한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하고 사회적 거리 유지를 위해 디지털 환경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면 나타난 변화이기도 하다. 이제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코로나19가 이 흐름에 날개를 달아준 상황에서 도시 공간이 이를 어떻게 대응해나갈 것인가라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여행이 제한된 가운데 가상공간이 새로운 대안이 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의 시설이 문을 닫은 싱가포르의 관광명소 센토사섬은 작년 섬 자체를 게임 내 가상 세계로 전환했다. 센토사개발공사(SDC)는 직접 방문을 못하더라도 센토사섬을 즐길 수 있도록 전 세계 약 1200만 개 이상 팔린 게임인 ’모여봐요 동물의 숲‘ 내에 가상 센토사섬을 구축하여 많은 이들의 가상 방문을 이끌었다. 실제 센토사섬이 오픈하기 전인 6월 1일에 종료되었다는 점에서 실제 공간을 대신한 가상공간으로서 기능했으며 향후 지속해서 잠재고객을 확보하는 통로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처럼 실제 공간에서 반길 수 없는 사람들을 메타버스에 초대하고 있다.
 
▲게임 속 센토사 섬에서는 실제 여행을 통해 방문하는 비치 클럽, 스파, 아쿠아리움 등 7개의 공간을 가상 세계에서 즐길 수 있다. [사진제공=필자, @sentosa.com.sg]
  
다양한 주체 사이 정보나 물자의 교환을 위해, 혹은 즐길 거리를 공유하기 위해 조성되는 전시, 축제 등 이벤트가 점차 실제 도시 공간과 작별을 고하는 듯하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공연장, 관광명소, 전시시설이 사라지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 도시에 이벤트가 개최될 때 그 장소 주변의 교통과 식음, 숙박시설 등 다양한 인프라가 함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결국 도시는 이벤트라고 하는 시간과 밀도와 연결되어 기능하고 있던 것이다.
 
▲순천향대학교는 올해 초 SK텔레콤의 ’점프VR’ 플랫폼을 통해 가상공간에서 입학식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가상공간 내 운동장에서 각 학과별 안내를 받으며 별도 방으로 입장한 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실제 오리엔테이션에서 진행하는 순서에 따라 가상공간에서 행사가 구성되었다. [사진제공=필자]
 
그러나 가상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이벤트는 도시 공간의 너른 마당과 참가자들에게 제공되는 부스 등 공간적 조건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벤트가 디지털로 전환되며 오히려 도시는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용한다. 가상 세계에서 사람들은 아바타를 통해 이동하며 새로운 공간을 인식한다. 실제 공간에서 수용 인원의 적정선을 검토했다면 가상 세계는 다양한 행동을 할 참여자들의 경우의 수를 고려한다. 도시를 무대로 거대한 이벤트를 기획하는 일이 결국 가상세계에서 시스템적 환경을 구성하는 일로 전환된다.
 
이러한 변화 안에서 우리는 가상 세계로 이동되는 실제 도시 공간의 역할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모든 것이 가상으로 넘어간다면 실제 도시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이벤트 공간의 역할은 무엇일까. 공연장은 축소되고 경기장은 더 이상 건설되지 않으며 대형 컨벤션 센터는 더 이상 기능하기 어려울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모든 것이 가상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구체화하기보다는 실제 공간의 어떠한 요소가 가상공간과 상호작용할지 세분화하는 과정을 통해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가 지나간 후 남을 실제 공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 이미 우리 안에 깊숙이 자리한 디지털 전환의 흐름 안에서 실제 공간과 가상공간의 지향점에 대한 고민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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