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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사회적협동조합 관악길고양이보호협회

“길고양이와 주민들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세상 꿈꿔요”

회원 90% 이상이 관악구민…“점차 바뀌는 주민들 반응 감사하고 뿌듯해”

기사입력 2021-09-03 13:00:00

▲ 사회적협동조합 관악길고양이보호협회는 관악구 유일한 비영리법인 동물보호단체로 대부분이 관악구 주민들로 구성됐다. 사진은 서유진 사회적협동조합 관악길고양이보호협회 대표. [사진=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사회적협동조합 관악길고양이보호협회(관악길보협)는 관악구 유일 비영리법인 동물보호단체예요. 지난달 기준 회원 수는 1675명으로 90% 이상이 관악구민으로 구성됐어요. 대부분이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사는 반려인이죠. 정기후원인은 126명으로 관악길보협 운영 및 활동은 정기후원금으로 집행되고 있어요.”
 
“대부분의 기존 지역 캣맘단체는 길고양이 급식과 구조, 치료, 임보(임시보호), 입양, 쉼터나 보호소 운영에만 급급해 모든 자원과 에너지를 소진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바자회나 모금 같은 일시적이고 불안정한 자본과 체계적이지 못한 조직력으로 활동하면서 정작 길고양이의 삶의 질, 인식개선 측면에서 한 발도 나아가지 않았다는 것에 반면교사하게 됐죠.”
 
급식소 설치·집중 중성화·인식개선 등을 주요 목표로 활동
 
서유진 사회적협동조합 관악길보협 대표(49)는 처음부터 길고양이에 관심을 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반려견을 키우던 서 대표는 자녀들이 방과 후 조그마한 새끼 고양이 남매를 데리고 와 이들을 키우면서부터 길고양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 후 반려견과 산책할 때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분들이 보였고, 실제로 한 할아버님이 혼자 두 시간 동안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을 보고선 같이 밥을 주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단체의 설립도 시점이 정해졌다기보단 자연스레 규모가 커졌어요. 2014년 저를 포함한 5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고양이 카페가 있었는데 그게 시초예요. 이를 시작으로 5명이 합심해서 모임이든 단체든 한번 꾸려보자고 했죠. 3년 전 비영리 임의단체로 등록을 해서 활동을 하다가 점점 많은 사람이 활동하게 됐고 지난해 법인 인가를 받았어요.”
 
서 대표는 관악길보협의 중심 활동으로 △급식소 설치 정책화 △조직적인 군집단위 집중 중성화 △인식개선과 공존 위한 홍보 및 교육 △동물정책 활동 등을 꼽았다. 지난달 기준 관악구 길고양이 급식소는 누적 총 240대로 전국 최다 수준이다. 서 대표는 2017년 관악구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급식소 사업을 시작해 21대를 설치했고 2018년부터는 관악길보협 자체 급식소를 제작·보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정된 급식소 운영이 주는 효과는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첫째로 급식소 중심으로 형성된 군집단위 집중 중성화가 용이해 길고양이 개체 수 조절에 효과가 있어요. 민원 해소에 큰 도움을 주죠. 둘째는 청결하고 위생적인 지역 환경 및 생태환경 보호 관리에 용이해져 공존효과가 증대돼요.”
 
“현재 관악구 관공서 급식소는 구청청사, 구립 신림복지관, 연주대 공원, 원당 공원, 약수 공원, 인헌동 주민센터, 신림동 주민센터, 행운동 주민센터 등에 설치됐어요. 관악길보협 조합원이 정관리자로 급식소 설치 및 운영관리를 담당하고 있죠. 길고양이 급식소는 조합원에게만 설치와 관리 자격을 부여해 관악구 내에 매달 5~7대 배급 및 설치를 하고 있어요. 대·중·소 세 가지 사이즈로 제작돼요. 관악길보협이 자체 제작한 길고양이 화장실도 있어요. 배변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보급됐죠.”
 
▲ 관악구는 조직적인 군집단위 집중 중성화 사업을 시행한 유일한 자치구다. 사진은 관악길보협의 활동 모습. [사진=사회적협동조합 관악길고양이보호협회]
 
서 대표는 조직적인 군집단위 집중 중성화 사업은 관악구가 전국에서 유일한 시행 자치구라고 말했다. 2016년 관악길보협이 제안해 2017년 주민참여사업이 됐고 2018년부터 현재까지 관악구 예산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매년 6~8개 동에서 실시된다고 덧붙였다. 길고양이 인식개선과 공존을 위한 홍보 및 교육은 크게 정기 버스광고, 정기 캣맘교실, 야외 홍보 행사 세 가지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2017년 11월 전국 최초로 관내 지선버스, 마을버스에서 정기 버스광고를 시작했어요. ‘길에서 태어났지만 우리의 이웃입니다’ ‘생명이 가장 존중 받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우리동네 길고양이’ ‘사람과 동물 자연이 공존하는 관악 함께 살아요’ 등의 인식개선 문구를 넣었어요. 지금은 관악구뿐 아니라 전국에서 정기 버스광고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죠.”
 
“2019년 2월 서울대입구역 스크린도어에 전국 최초로 길고양이 인식개선 지하철 광고를 진행한 바 있어요. 이후에도 신림역 와이드 광고, 서울대입구역 래핑광고 등을 하면서 길고양이 학대방지와 생명존중을 위해 노력했죠. 올해도 서울대입구역 스크린도어와 멀티비전 광고, 신림역 와이드 광고 등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서 대표는 정기 캣맘교실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관악길보협이 주관하는 인식개선 및 공존 교육활동으로 2017년부터 현재까지 분기마다 다양한 분야의 강사를 초빙해 강연했다. 대상은 일반인과 캣맘으로 매회 50~70명 정도 수강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2016년부터 매년 상·하반기에 3회 도림천과 낙성대, 서울대 캠퍼스에서 길고양이 인식개선 홍보부스를 운영해 길고양이 인식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최근 코로나19로 활동에 제약이 생겨 아쉽다고도 전했다.
 
“총선과 지방선거 때 관악구 후보자를 대상으로 동물관련 정책질의서 발송 및 답변을 온라인으로 공개해 여러 사람과 의견을 공유했어요. 대표적으로 길고양이 돌봄 노인일자리 사업제안이 있죠. 다행히 구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주셨고 2019년 어르신 6명 채용, 지난해와 올해엔 각각 7명이 채용돼 전국 최초로 길고양이 관련 노인일자리가 시행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사는 행복한 관악구를 만들기 위해 동물정책 토론회도 개최하고 있죠.”
 
민·관·의 합심… “모두가 행복하게 공존하는 세상되기를”
 
▲ 서 대표는 캣맘이 있건 없건 영역동물인 길고양이가 안정적으로 공공 정책과 제도 하에 보호받는 세상을 꿈꾼다고 밝혔다. 사진은 사회적협동조합 관악길고양이보호협회. [사진=사회적협동조합 관악길고양이보호협회]
 
“단체 활동을 하면서 감사함과 보람을 느낄 때도 많아요. 해가 지날수록 주민들의 반응이 바뀌는 걸 몸소 느끼죠. 동물을 안 키우는 분들도 저희에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길고양이 간식이나 사료를 놓고 가거나 칭찬을 해주시면 뿌듯해요. 저희에게 관심을 안 가져주시고 참여 안 해도 괜찮아요. 그런데 저희 같은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존중해준다면 이 세상은 하루라도 빨리 모두가 행복하게 공존하는 세상으로 바뀌지 않을까 해요.”
 
서 대표는 단체가 열심히 활동한 덕분에 외부에서 먼저 함께하자는 의사를 표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2019년 11월 GS25와 관악길보협이 길고양이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한 적이 있다고 했다. 관악구 내 GS25 100여개 점포 중 20개 점포가 참여해 반려동물 간식코너에는 인식개선 띠, 식음대에는 동물보호에 유용한 연락처 미니배너를 배치했다.
 
서 대표는 화제를 바꿔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길고양이 학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서 당장 하고 싶은 말은 없어요. 말한다고 해서 바뀌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길고양이뿐만 아니라 동물 학대 문제 관련해 강력 처벌을 가해야 한다고들 하지만 강력 처벌만 강조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사람들이 길고양이를 괴롭히는 이유는 단순히 싫어서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길고양이가 말도 못하고 주인도 없는 약자이기 때문에 만만해서 함부로 대하는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 같아요. 범행동기를 찾을 때 범행이 아니라 동기에 초점을 맞춰야 해요. 무력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충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어요.”
 
서 대표는 끝으로 캣맘이 있건 없건 영역동물인 길고양이가 안정적으로 공공 정책과 제도하에 보호받는 세상을 꿈꾼다고 밝혔다. “길고양이와 주민 모두가 행복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위해 정책과 제도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예요. 앞으로도 지역주민단체와 관악구 TNR 병원, 관악구청 반려동물팀이 합심해 길고양이 급식소 문제, 길고양이 조직적인 군집단위 집중 중성화, 길고양이 인식개선을 위해 힘쓸 예정이에요. 이를 통해 체계의 안정성과 지속성 보장, 민원해소와 공존의 효과 증대를 바라는 마음이죠.”

 [허경진 기자 / sky_kjheo , kjheo@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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