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영문자막 엉망”…국내외 지적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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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old man(늙은 남자)’, ‘아주머니’는 ‘grandma(할머니)’
넷플릭스 “대사 의미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 논의 중”

이두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06 18:20:21

▲ 넷플릭스 화제작 ‘오징어게임’의 한 장면 중 ‘한미녀(김주령)’ 대사 ‘오빠’가 ‘늙은 남자(old man)’로 번역돼 있다. [사진=유튜브 캡쳐]

수일 째 넷플릭스 ‘전 세계 톱 10 TV 프로그램’ 부문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화제작 ‘오징어게임’의 영문자막 번역 오류 지적이 국내외서 잇따라 제기됐다.

5일 BBC는 한국어에 능통한 미국의 코미디언이자 인플루언서인 영미 마이어(Youngmi Mayer)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오징어게임’ 영문자막을 두고 “원래 대사는 잘 쓰여져 있지만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번역이 엉망”이라 적은 글을 소개하며 오역 논란을 보도했다.

영미 마이어는 소셜미디어에서 극중 ‘한미녀(김주령)’가 등장하는 장면을 예로 들며 “꺼져”라는 강한 대사가 “저리 가(Go away)”로 번역된 점 등이 극중 갈등 분위기와 ‘한미녀’의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미녀’의 “내가 공부를 안 해서 그렇지 머리는 장난 아니라니까”라며 자신을 부각하려는 대사가 “난 천재는 아니지만 해낼 수 있어(I'm not a genius, but I still got it worked out)”라고 번역된 점도 지적했다.

‘오일남(오영수)’이 ‘성기훈(이정재)’을 ‘깐부(딱지치기, 구슬치기 등 놀이를 할 때 같은 편을 의미하는 속어)’라고 칭하는 장면에서도 “‘네 거 내 거 없이 깐부’라는 문장이 ‘공유한다(you share things with them, you see?)’라고 번역한 것은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지적에 또 다른 해외 사용자는 “나와 룸메이트가 노트북 두 대를 놓고 '오징어 게임’을 봤는데 우리의 영어 자막이 달랐다”며 “차이점들이 미묘했지만 마치 다른 작품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댓글을 달았다.

BBC뿐 아니라 앞서 유명 남성 매거진 에스콰이어(Esquire)도 4일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리즈를 제대로 관람하지 못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며 “‘오징어게임’은 완전히 다른 쇼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극중 호칭이 영어로 어색하게 번역됐다는 지적이 여럿 나왔다. ‘오빠’라는 대사는 ‘늙은 남자(old man)’로, ‘아주머니’라는 대사는 ‘할머니(grandma)’라는 한국 특유의 호칭 오류에 관한 것 등이다.

이 같은 번역오류에 대해 넷플릭스는 “한국어 대사의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정재, 박해수, 위하준 주연의 ‘오징어게임’은 상금 456억원을 노리고 목숨이 걸린 게임판에 뛰어든 밑바닥 인생의 광기와 해학을 담아냈다.

이두경 기자 oysterlover@naver.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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