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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한류를 못따라가는 번역

‘오징어게임’으로 드러난 한류의 과제

기사입력 2021-10-15 00:02:52

 
▲ 박선옥 국제부장
 도저히 안보고는 못 배길 정도로 ‘오징어게임’이 국내외에서 연일 화제다. 그래서 기자도 지난 주말엔 하루를 통째 바쳐 장장 약 9시간 동안 9편에 달하는 이 드라마를 정주행 했다. 그렇다, 애당초 하루에 몰아 볼 계획은 아니었으나 지루할 새 없는 내용에 몰입해 내친 김에 나머지도 돌파해버렸던 것이다.
 
다 보고난 소감은 한 마디로 역시 세계가 들썩일 만도 하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단순한 소재를 가지고 인간의 심리와 인간사의 모든 것을 압축해 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존경쟁, 승자독식, 각자도생, 부조리 등 삶의 진부한 공식들이 몸서리치게 현실감 있게 다가와 오히려 충격이 된다. 또 다양한 디테일한 장면들의 꼼꼼한 배치로 리얼리티를 살리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에 더해 50대 이상의 세대들에겐 어린 시절 골목길에서 동네친구들과 뛰어놀던 놀이에 대한 추억을 소환하고 젊은 세대들에겐 레트로 문화의 신선함을 안겨줬다. 해외 관객들은 드라마에 등장한 쉽고도 생소한 게임에 관심을 폭발시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BBC는 영국 경찰이 올린 트위터 내용을 소개했다. 트위터에는 세모·네모·동그라미가 세로로 나란히 그려져 있는 도로표지판 사진과 함께 “이 표지판은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오징어게임’으로 안내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이것은 도로공사 중 우회로를 나타내는 표지판이다”는 설명을 붙였다. 실제로 표지판을 오인하는 사람들이 있어서인지 아니면 영국 경찰의 유머인지는 기사에 설명이 없었지만, 이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세모·네모·동그라미를 보면 ‘오징어게임’을 떠올리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다.
 
해외언론은 오징어게임의 인기몰이에 매우 놀라고 있는 모습이다. BBC는 13일 오징어게임이 출시된 지 4주만에 1억1100만건의 시청률로 이전까지 가장 히트작이었던 ‘브리저튼’을 제치고 넷플릭스 사상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면서 “우리 모두 그렇게 되리라고 알고 있었으나 이제 그것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넥플릭스 조차도 이 드라마의 성공에 대해 “우리가 막연히 꿈꾸던 성공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런 성공의 이면에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옥의 티’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드라마 대사의 번역 자막이다. 영어번역에 오역이 많다는 지적이다. 오역 문제는 한국어에 능통한 미국 코미디언이자 인플루언서인 영미 마이어(Youngmi Mayer)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지적하면서 불거졌다. 예를 들어 “꺼져”라는 강한 대사가 “저리 가(Go away)”로 번역되어 극중 갈등 분위기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점 등이 문제로 제기됐다. 또 한국인 특유의 정서가 담긴 호칭인 ‘오빠’ ‘아주머니’가 ‘old man’ ‘grandma’로 표현된 것 등 많은 부분에서 오류가 지적되고 있다.
 
유명 매거진 에스콰이어도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은 완전히 다른 쇼가 있다며 번역오류 문제를 제기했다. 에스콰이어는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시리즈를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며 “‘오징어게임’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한국어를 배우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사실 한국드라마의 번역 문제가 이제야 제기된 것은 아니다. 2018년 6월 BBC는 한국 대중문화에는 K-팝 등 음악 뿐 아니라 K-드라마도 있다면서 한국드라마의 세계적 유행의 가능성을 점치는 기사에서 다만 한 가지 한국드라마가 극복해야할 과제로 ‘훌륭한 자막’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번역 문제는 드라마뿐 아니다.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The 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수상작이었던 소설가 한강의 작품 ‘채식주의자’ 영문판에도 많은 오역이 지적된 바 있다. 이 작품의 번역은 영국의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가 맡았는데, 한국 문화에 익숙치 않아 생긴 오역이 눈에 많이 띤다. 예컨대 딸을 보고 한탄하듯 내뱉는 엄마의 대사 ‘이것아...’를 ‘This...’라고 단순히 단어 뜻만 옮겨놓은 것이나, 또 “달리다 죽은 개가 더 부드럽다”는 말에 담긴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해 “가벼운 처벌을 받아 달리다 죽은 개”로 잘못 번역하는 식이다.
  
에스콰이어의 충고대로 세계인이 한국드라마를 보기 위해 한국어를 배운다면야 우리로서는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그렇게 되기까지엔 우리 작품을 제대로 전달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흔히 우리말의 영어 번역은 출발어(한국어) 보다는 도착어(영어)에 능숙한 사람이 유리할 것이라고 보고 한국어를 이해하는 외국인이 더 나은 번역을 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단어·문장의 뜻을 이해하는 것 이상으로 한 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알아야 제대로 된 번역이 나올 수가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우리 번역가 양성이 시급하다. 이것이 모처럼 세계 정상에 오른 한국 드라마의 위상을 계속 이어가는 토대가 될 것이다.
 

 [박선옥 기자 / sky_bini2 , sobahk@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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