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데르 야노시 헝가리 대통령의 “원전 사용 없이는 탄소중립이 불가하다는 게 한국·헝가리 입장이다” 발언이 ‘탈원전’을 추진 중인 문재인정부 방침과 정면 충돌해 파문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이 사실상 국내에서는 탈원전을 주장하고 해외에서는 원전 필요성을 주장한 셈이 돼 이중성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3일(현지시간) 아데르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양국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기로 약속했다”며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원전에너지 사용 없이는 불가하다는 의향도 (양국이) 공동이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재임 기간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탈원전 정책 기조가 달라진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또 문 대통령이 외국 정상 앞에서 국내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며 정책에 혼선을 주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아데르 대통령과 달리 원전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뒤늦은 해명을 통해 상황 수습을 시도했다. 박경미 대변인은 공동언론발표로부터 약 5시간30분 지나 이뤄진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2050년 탄소중립까지 원전의 역할은 계속된다. 그러나 신규 원전 건설은 하지 않고 설계수명이 종료된 원전을 폐쇄하며 탄소중립을 이뤄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에너지 비중을 높여 탄소중립을 이뤄 나가야 한다고 했다”며 “아데르 대통령께서 (본인이) 이해한 대로 말씀하신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상대국 정상이 ‘다르게 이해했다’는 식의 해명은 외교결례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나아가 대내외적으로 원전 산업이 우리 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상반되는 탈원전을 무리하게 고수하다 보니 이처럼 외교 석상에서 괴리가 생기는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기본적인 정책의 우선순위나 방향성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세일즈를 하려다 보니 실수가 발생하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문재인정부의 정책적 ‘이중성’ 논란은 이번 문 대통령 순방 이전에도 있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탈원전 정책 하에 재외공관이 원전 수주를 추진하며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대해 “이를 뒷받침할 외교적 노력도 활발히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비세그라드그룹(V4)과의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헝가리‧폴란드와 원전 건설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V4는 헝가리 등 동유럽 4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기구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