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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사회를 위한 자신들만의 설계와 비전에 빠져 국민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어서는 안 된다. 문재인정부는 집값을 잡는다는 미명아래 규제를 쏟아내며 시장에 적극 개입했다. 수많은 부동산 정책이 나왔지만 전국 아파트 값은 치솟았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시장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서울 강남지역(한강 이남 11개 구)의 평균 아파트 값은 15억1210만원으로 나타났다. 강남지역 아파트값은 2019년 8월 처음으로 10억원을 넘은 뒤 1년간 2억원가량 올라 2020년 9월 12억356만원으로 12억원을 돌파했다.
이어 6개월 만인 지난해 3월(13억500만원)에는 1억원 더 올라 13억원을 넘어섰다. 불과 6개월이 지난 같은 해 9월엔 14억2980만원을 기록했다. 이후 5개월 만인 이달 드디어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되는 15억원 선까지 넘어섰다. 현금부자만 평균가격인 아파트를 살 수 있다.
서울 강북지역(한강 이북 14개 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6월(9억290만원) 처음으로 고가주택 기준선인 9억원을 돌파한 이후 8개월 만인 이달(10억487만원) 1억원이 더 올라 처음으로 10억원을 초과했다. 심각하다. 평범한 직장인의 근로소득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아울러 아파트 매매·전세 시장은 양극화가 역대 최대로 심화됐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매매 10.0, 전세 7.8로 조사됐다. 2008년 12월 관련 월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로 가장 높은 수치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 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사이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것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양극화가 심하다는 것을 뜻한다.
전국적으로 가격 상위 20%의 아파트가 하위 20% 아파트보다 매매가는 10.0배, 전셋값은 7.8배로 높은 셈이다.
이는 부동산 정치의 결과물이다. 시장을 무시하고 전문가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아 발생했다. 부동산 때문에 국민은 더욱 갈라졌다.
부동산을 도구로 사용해 확실한 지지층을 확보하려는 심산이었다면 잘 못 생각했다. 국민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착각하는 정치인들이 많다.
무주택자, 특히 청년들은 ‘내 집 마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가 대다수다. 많은 설문조사에서도 이는 드러난다. 이들이 염증을 느끼고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에 부동산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본다.
이젠 달라져야한다. 대통령이 부동산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 전문가에게 의견을 묻고 정책을 만들면 된다. 현실적인 선에서 시장과 발맞춰 가며 장기적으로 보고, 움직여야 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가 이달 초 공개한 ‘주간리포트’에 따르면 문재인정부의 주요 15개 정책에 대한 평가 결과에서 부동산은 12%의 지지를 받아 최하위를 기록했다. 30대는 겨우 5%만 지지, 즉 95%가 잘못했다고 생각했다.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 당장 집값을 반토막 낸다는 것도 부동산 정치라고 본다. 그만둬야 한다. 부동산 정책만큼은 색깔보다는 상식적으로, 유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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