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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기의 시사&이슈

사전투표제와 전자개표기 즉각 폐지하라

사전투표제는 투표 당일 의사 묻는 대원칙 거슬러

투표의 편의성보다 선거의 ‘무결성’이 훨씬 더 중요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4-06 11:30:20

 
▲최재기 공화주의 칼럼니스트
 전제정의 억압과 종교권력에 의한 인민의 속박, 신분 질서에 의한 인권 침해를 떨쳐내고, 근대 시민들은 “인권에 대한 무지, 망각 또는 멸시가 공공의 불행과 정부의 부패를 가져오는 유일한 원인이라고 생각하여, 엄숙한 선언으로, 사람의 자연적이고 양도할 수 없는 신성한 권리들을 제시하기로 결정했다.”(1789.8.26.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 전문). 이런 선언을 기치로 근대 시민혁명을 통해 봉건 국가를 타도하고 근대 공화국을 만든 것이다.
 
근대 공화국은 시민의 생명, 자유, 재산(행복추구권)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건국한 나라이다. 시민들은 선거 등을 통해 자신이 가진 ‘사람의 자연적이고 양도할 수 없는 신성한 권리’ 일부를 공직자에게 위임함으로써, 시민 스스로 다스리는 나라를 만든 것이다.
 
“법은 일반의지의 표현이다. 모든 시민은 자기 자신이, 또는 대표자를 통해 법제정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 법은 보호하는 경우이든 처벌하는 경우이든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것이어야 한다. 모든 시민은 법의 눈으로 볼 때 평등하므로, 그들의 능력에 따라서, 그리고 그들의 품성과 재능의 차이 이외에는 다른 차별 없이, 모든 고위직, 모든 공적 지위와 직무에 똑같이 취임할 수 있다.” (위 선언, 제6조)
 
장 자크 루소의 일반의지(general will)는 특수한 의지의 총합인 전체의지와 다르다. 프랑스 혁명의 정신 일반의지는 어려운 개념이지만, 시민이 스스로를 통치하는 공화정 체제가 직면하게 되는 현실의 모순을 헤쳐 나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공화주의 정신의 요체이다.
 
“루소가 제시하는 일반의지 산출의 핵심 조건은 인민집회에서 투표에 임하는 각자가 적절한 정보와 판단력을 갖추어야 하고, 또한 특수 이익을 지향하는 파당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의지 성립에는 이러한 투표자 조건(투표자 능력, 투표자 독립성) 외에도, 시민적 덕성이라는 또 다른 타율적인 조건이 필요하며, 이는 입법자를 다루는 사회계약론의 2부 7장과 시민종교를 다루는 4부 8장에서 논의된다.”(오근창, 일반의지의 두 조건은 상충하는가? 서울대 철학과 박사논문)
 
근대 공화국에서 선거(투표)는 국민의 일반의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절차다. 루소를 비롯한 근대 공화주의자들은 단순히 시민 다수의 의지 총합 도출이 아니라, 투표에 임하는 시민이 충분한 정보와 판단력을 갖추고 심의(審議 또는 숙의熟議, deliberation) 했는지, 공공선을 식별할 덕성을 갖추고 있는지 등, 두 가지 조건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첫째, 사전투표제는 이러한 공화주의 원리에 맞지 않아 폐지해야 한다.
 
선거는 투표자 조건을 갖춘 시민들이 특정 사안에 관해 정해진 투표일에 내리는 정치적 결단이다. 그 때까지 투표자 집단은 그 사안에 대한 심의과정을 거치는데, 그 과정을 통해 시민들은 자신의 의견으로 다른 시민에게 영향 주기도 하고, 거꾸로 다른 시민의 의견에 따라 자신의 생각을 바꾸기도 한다. 사전투표제는 투표 당일 국민의 의사를 묻는다는 대원칙에 반하고, 편의성을 핑계로 더 중요한 심의과정을 줄인 것이므로, 공화주의 원칙에 반한다.
 
또 모든 투개표 절차는 상식 있는 복수의 시민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투표수의 크기나 투표의 편의성보다 선거의 무결성(integrity)이 훨씬 더 중요하다.
 
지난 총선과 이번 대선에서 드러났듯, 대한민국의 사전투표제는 투개표관리가 부실하여 국민들의 진정한 일반의지가 침해되고 있다. 개표된 투표지가 동일하지 않아 투표지 바꿔치기 의심을 지울 수 없고, 투표함을 최장 4일간 시민들이 감시할 수 없게 하여 함 바꿔치기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사전투표는 투표의 편의성을 핑계로 선거의 무결성을 희생시킨 것이다. 본말이 전도된 제도이다. 선거 당일 투표하기 어려운 투표자의 투표권은 기존 부재자투표(absentee voting)로 보장하면 충분하다. 미국에서도 2020년 대선에서 무제한 조기선거(early voting) 때문에 물의를 일으켰고, 조만간 폐지 등 제도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다.
 
둘째, 전자개표기 사용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 독일 헌재 판결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전자투표기 사용에 대한 비판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종이로 된 투표용지와 달리 오작동이나 조작 가능성은 오로지 기술 전문가만 인지할 수 있다는 것과, 종이에 기록된 투표절차처럼 ‘영수증’이 없기 때문에 기계의 오류가 있다 해도 투표를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투표절차의 불투명성은 비민주적이라고 헌재는 비판한다. 또한 기술 자체도 조작방지에 충분치 못하다고 본다.”(박병석, 독일연방헌법재판소 2009.3.3.일자 판결분석)
 
요컨대 상식을 가진 복수의 시민이 확인할 수 없는 투표수는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들 중 대략 6할 이상은 선거부정을 의심하고 있다. 국민들 의심의 9할 이상은 사전투표제와 전자개표기에 쏠려 있다. 과반수의 국민이 이것들이 부정선거의 근원이라고 의심하고 있는데, 왜 이 제도를 폐지하지 않고, 생뚱맞게 음모론이나 늘어놓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사전투표제와 전자개표기를 즉각 폐지하라.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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