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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부터 코로나19에 따른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됨에 따라 정상화로의 회귀가 서서히 이뤄질 전망이다. 우선 모임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도 757일 만에 사라지게 됐다. 이에 따라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계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움직임이 부쩍 활발하다. 따뜻해진 날씨도 유통사들의 오프라인 판매 전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라진 ‘거리두기’… 백화점업계, 봄맞이 새 단장 본격 돌입
정부가 코로나19 핵심 대응책인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전면 해제 조치를 18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따라서 사적모임 인원 및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도 완전히 사라지고 행사 및 집회 또한 인원 제한없이 개최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방역완화로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계들은 정상화에 시동을 거는 분위기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1일 발표한 ‘소매유통업계 경기전망지수(R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백화점 업계 RBSI는 지난 1분기 102에서 111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RSBI는 100 이상의 경우 해당 분기를 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전망한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을 밑돌 경우 반대의 의미다.
2년여간 지속된 방역수칙에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백화점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수천억원의 비용을 들여 점포를 새단장하고 늘어난 소비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소수 명품 브랜드가 실적을 견인하는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야외활동 등 관련 카테고리를 다양화해 수익 창구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우선 롯데백화점은 올해 5476억원을 들여 주요 점포의 대대적인 리뉴얼에 돌입한다. 서울시 중구 소공동 본점을 비롯해 올해 잠실점, 강남점 전관을 새로이 단장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롯데 상암몰, 대구 수성 쇼핑타운 등 신규 등장할 점포에 대한 투자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달 들어 야외활동과 관련된 뷰티, 골프, 아웃도어 등 상품군 행사를 집중적으로 열었다. 17일까지 진행되는 이 행사에서 롯데백화점은 AK골프와 골프존마켓 등 제품을 최대 34%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할인행사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0%가량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며 “정부의 방역지침이 자주 변경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정해진 행사 계획은 없지만 완화 추세에 맞춰 5월부터는 가정의 달을 맞아 리오프닝 준비의 일환으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4766억원을 투자해 2007년 개점한 경기점을 올해 상반기 중으로 구찌, 발렌시아가 등 명품 매장 중심으로 리뉴얼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또한 자사 SSG닷컴과 협업해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통합 백화점을 구축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압구정본점을 비롯해 △무역센터점 △목동점 △대구점 △판교점 △더현대서울 등 6개 점포 리뉴얼에 올해 2000억원을 투입한다. 이어 ‘봄 정기 세일’에서 300여개 패션·잡화 등 브랜드에 최대 10%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증정하고 기존 사은 상품권 증정률을 두 배로 늘렸다.
백화점 할인행사와 더불어 봄철의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유동인구가 늘어나자 백화점에 쇼핑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실제로 12일 서울 잠실 롯데백화점을 찾았을 때는 평일 늦은 오후였음에도 지하 식당가와 카페에는 빈 테이블을 찾아볼 수 없었다. 백화점 로비에는 쇼핑을 위해 바삐 움직이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한 의류 할인행사장에선 구매를 위해 긴 줄이 이어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지난 주말 롯데백화점을 방문한 한 시민은 “입장하는 데도 5분여 줄을 서서 입장해야 했고, 1층과 지하 1층 식당가는 사람이 몰려 쇼핑을 하는지 사람들에게 끌려 다니는지 모를 정도였다”며 “출근길 지하철에 탄 것처럼 줄을 서서 쇼핑을 해보기는 오랜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시민은 이어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코로나19로 어려웠었는데 이렇게 북적북적한 걸 보니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형마트·편의점, 대대적 리오프닝에 합류… “가격경쟁력·안전기준 관건”
리오프닝 움직임은 대형마트에도 이어졌다. 이마트는 신세계그룹 통합 행사로 이달 첫 주말 동안 ‘2022 랜더스 데이’ 할인 행사를 개최했다. 프로야구 개막 시기에 맞춰 진행된 이 행사는 이달 초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시기에 맞춰 진행된 할인행사다.
특히 한우 전 품목을 40% 할인하고 100여가지 생활용품 등을 할인 판매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1+1’, ‘50% 할인’ 등을 적용하는 품목을 늘렸다. 이마트에 따르면 한우, 딸기, 참외 등 신선식품들이 완판됐고 행사 이전 주말 대비 매출이 1.5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리오프닝의 일환으로 렌더스 행사를 비롯한 대형 행사를 기획 중”이라며 “고물가 시대에 신선식품 등 물가 변동에 민감한 품목들에 대한 파격적인 할인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내 이마트 점포에서 일하는 한 영업직원은 “방역 정책 완화로 여의도 벚꽃 길도 개방하면서 유동인구가 늘자 영등포, 여의도, 잠실 등 복합쇼핑몰에 고객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이에 따라 매출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편의점업계도 리오프닝 움직임에 합류했다. 통상 편의점 업계는 하절기에 성수기를 맞이하기 때문에 리오프닝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 따르면 본격적인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하절기에 제공하는 상품들의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기존 행사상품 중에서 ‘플러스 원’ 혜택을 확대할 방침이다.
GS25는 정부의 방역정책에 따라 유동적으로 리오프닝 행사를 기획하겠다는 입장이다. GS25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유행할 당시 영업장 외 파라솔 등의 운영을 할 수 없어 매출 상 피해를 입었다”면서 “연이은 방역대책 완화에 여행상권, 학교·학원상권 등을 중심으로 매출이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지만 방역 지표가 변동성이 다분하기 때문에 유동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리아세븐의 세븐일레븐은 봄 시즌에 접어든 가운데 유통업계에 리오프닝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유동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해 하절기를 중심으로 차별화 상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9~13일간 전주 동요일 대비 아이스크림, 스포츠음료 등 매출이 50%가량 늘었고 아이스드링크, 얼음컵 음료 등은 2배 이상 매출이 뛰었다”며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올해 들어 어느 정도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마트24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근거리 쇼핑족을 끌어들이기 위해 가성비 생필품을 확대하고 관련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을 밝혔다. 또 유동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소비자들이 좋은 경험을 얻어갈 수 있도록 상품개발 등 모든 업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포스트코로나 등 긍정적인 흐름이 유통업계에 지속되는 가운데 이마트24는 우량점 위주의 출점, 투자비 절감, 판관비 개선과 같은 비용효율화를 더해 지난해 영업손실을 2020년 대비 180억원 개선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산 국면의 감소세가 뚜렷해지면서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호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새로운 변이의 출현,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경제 회복에 대한 잠재적인 불안요인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봐서 완전 정상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교수는 특히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소비자 물가 부담에 대한 관리를 원활히 수행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면서도 자체 안전기준을 마련해 위생 등 소비자의 불안 요인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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