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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이의 도시인문학

음악 위해 태어난 ‘노들섬’ … 청중 사로잡았다

음악은 연주자와 청중이 함께 만드는 시간 예술

참여와 조화를 중시해 설계된 축제 장소 노들섬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5-11 09:47:03

 
▲유영이 도시공간문화 전문 칼럼니스트
 헨델의 메시아 중 유명한 구절인 2부 ‘할렐루야’가 울려 퍼지자 사람들이 하나둘 일어선다. 종교적인 이유일까. 해답은 메시아와 연관된 영국의 전통에서 찾을 수 있다. 1743년 런던에서 메시아가 연주되었을 때 영국의 왕인 조지 2세가 이 대목이 연주될 때 일어서서 들었다는 데에서 이러한 전통이 만들어졌다. 200년이 지난 지금도 헨델의 음악에 대한 왕실 국가 영국의 존중 문화가 널리 퍼진 결과가 특별한 음악 감상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연주자와 청중 사이에는 서로의 약속과 같은 에티켓이 작용한다. 연주자가 무대에 등장해 인사하면 손뼉을 치는 것뿐만 아니라 공연이 끝나면 약속한 듯 앙코르를 외치거나 박수로 연주자들에게 준비된 마지막 곡을 다시 부탁한다. 분명 박수치며 공연을 마무리짓는 듯했지만, 다시 나와 인사하고 또다시 무대에서 퇴장했다 다시 나와 인사하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는 커튼콜(Curtain call) 문화도 존재한다.
 
이와 같은 청중 에티켓의 기원은 17세기 리슐리외(Richelieu) 추기경에게서 유래한다. 특권 과시의 주요 수단인 에티켓의 준수는 의례에 대한 단순한 집착이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필수적인 도구였다. 18세기 귀족층에 가장 널리 읽힌 에티켓 안내서에는 공연이 끝난 후 “판단할만한 사람이 손뼉을 치던지 비난을 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다”라는 조언이 들어 있다. 모르면 조용히 누군가의 박수 소리를 기다리라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클래식 공연에는 분명 연주자가 내는 음악의 마지막 소리와 청중의 박수소리가 서로의 끝과 시작을 타협한다. 연주가 끝나는 시점에 청중의 박수가 이어진다. 물론 신나는 음악을 들을 때 손뼉을 치며 함께 노래 부르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처럼 음악은 다양한 장르의 연주자와 청중이 만드는 시간 예술과도 같다.
 
헨델의 메시아처럼 어떠한 곡, 또는 장르와의 첫 만남을 기억한다. 신나는 음악이라 박자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것도 아닌, 음악의 끝에 박수가 놓이는 여느 장르와의 다른 점이 유독 신선했다. 재즈는 곡 중간중간 연주자 개개인의 기교에 박수를 보낸다. ‘재즈 감상법’을 검색해 보니 흥미로운 구절이 눈에 띈다. ‘원칙적으로 손뼉을 언제 치는지 정해진 규칙이 없다’ ‘악기별 솔로가 끝날 즈음 박수와 환호를 보내면 된다’ ‘모든 열정적인 표현을 해도 괜찮다.’ 가장 자유로운 음악감상 방식인 것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 즉흥과 자유로움이 조화로운 세계 재즈의 날은 포용과 화해를 상징하는 재즈의 철학을 바탕으로 시작되었다. ©Jensth
  
세계 재즈의 날을 기념하여 서울 노들섬에서 4월30일을 전후로 서울재즈페스타가 개최되었다. 기획 단계부터 음악을 주요 콘텐츠로 설계된 노들섬 재즈의 향연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주목되었다. 노들섬은 조성 단계에서 운영에 대해 많은 고민이 반영된 공간이다. 
 
어반트랜스포머 팀은 운영 계획을 제안하며 ‘밴드 오브 노들(Band of Nodeul)’을 주제로 음악을 매개로 하는 복합문화기지를 선보였다. 다양한 음악이 연주되는 공연 공간을 표방하면서 공연장과 야외무대를 기획하였고, 음악을 포괄적 주제로 문화와 환경, 공간, 상업 등 다양한 분야의 조화로움을 추구했다. 참여와 조화를 중시한 운영 계획은 노들섬의 설계로도 이어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음악을 위해 태어난 노들섬에서 펼쳐지는 재즈페스타는 흥미롭게도 두 자리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가지런히 의자가 놓인 야외 무대 앞 실제 객석과 무대에서 거리가 있지만 무대 관람이 가능한 푸드 트럭 앞 잔디밭이다. 의자 객석에는 티켓을 발급받은 사람들이 선착순으로 자리를 차지한다.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음료는 뚜껑이 있는 생수가 전부다. 재즈 음악가들을 보다 가까이 마주하면서 음악에 집중할 수 있다. 그 양옆으로 오히려 음악과 음식을 조화롭게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야외무대 현장에서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음향과 영상 시스템 덕분에 가수들의 얼굴을 보고 음악을 듣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오히려 돗자리와 캠핑용 의자를 가지고 나만의 방식으로 음악을 즐기고 있는 이들이 재즈의 자유로움을 더 만끽하고 있는 듯했다.
 
혹자는 티켓 없이 관람하는 공연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 그러나 노들섬이라는 공간 안에서 축제를 조성하고 운영하는 데에 섬 자체 공간을 하나의 축제 장소로서 관리해야 한다는 시각에서 관람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건네고 싶다. 재즈라는 음악의 장르적 특성을 반영하고 음악에 집중하는 감상을 위한 청중과 자유로운 활동과 병행하여 음악을 하나의 배경으로 즐기고자 하는 다양한 청중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노들섬 아닐까. 
 
그 어떤 장르 중에서도 관객 한 명 한 명이 자유롭게 즐기고 감상하며 즉흥 연주에 박수와 환호로 대화하는 음악이 존재할까. 야외무대를 설치하고 이를 즐길 수 있는 적정한 거리 등 환경을 조성하여 즉흥의 예술 재즈를 감상할 수 있는 다양성을 더 넓게 실현할 수 있는 축제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음악을 위해 만들어진 노들섬이 더욱 노들섬답게 운영되는 현장은 음악, 공간, 그리고 사람의 조화에서 가능할 것이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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