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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카셀게임즈
“다양하고 거침없는 아이디어가 우리의 힘”
자유와 존중을 바탕으로 발전하는 인디게임 개발팀
첫 작품 스팀 셀링 타케고리 대작 게임 제치고 1위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7-30 00:45:00
▲ 카셀게임즈는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학생들이 모여 만든 인디 게임 개발팀이다. [사진=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각종 게임 플랫폼이 활성화되며 인디게임 개발팀도 자신들이 만든 게임을 세상에 내놓기 쉬워졌다. 그러나 충분한 자본과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인디게임 특성상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있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 대형 게임회사들이 인디 게임 발굴에 관심을 가지고 정부에서도 지원에 나서면서 인디게임의 사정도 조금 나아지는 추세다. 현역 인디게임 개발팀을 만나 인디 게임 업계의 현황에 대해 들어봤다.
 
학교에서 만나 개발팀 결성… 만든 사람이 애정 가지는 게 중요해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서울게임콘텐츠센터에서 황성진(30) 카셀게임즈 대표와 직원들을 만났다. 카셀게임즈는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학생들이 모여 만든 인디게임 개발팀이다. 카셀게임즈가 2019년 출시한 첫 작품인 ‘래트로폴리스’는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 탑 셀링 카테고리에서 ‘GTA 5’와 ‘몬스터 헌터 월드’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화제가 됐다. 카셀게임즈 구성원들은 학교를 졸업한 후 신작 개발을 진행 중이다.
 
‘래트로폴리스’의 시작은 학교 프로젝트였다. 카셀게임즈 팀원들은 프로젝트 중 만들어진 게임을 학교 수업에서 끝내지 않고 공모전에 내보내기로 했다. 다행히 반응이 좋아서 개발을 이어 나간 결과 오늘날의 카셀게임즈가 됐다. 황 대표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저는 사실 게임이 이것보다 더 잘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팀원들의 생각이 다 달라요. 이 정도까지 성공하지는 못할 거라고 예상한 팀원도 있고, 딱 이정도 성공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 팀원도 있어요.”
 
“스팀에서 1위를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저희가 벌써 세계적 대작을 넘어섰다, 이런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카셀게임즈는 래트로폴리스 개발 과정에서 계속해서 작업 내용을 홈페이지에 업데이트하면서 피드백 과정을 거쳤다. 황 대표는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며 트렌드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게임은 그 시대에 맞는 트렌드가 있어요. 열심히 노력했다고 해서 성공하는 건 아니예요. 자기가 장인정신으로 시간과 노력을 들여 개발했는데 반응이 안 좋으면 다시는 그 정도의 열정을 쏟아붓지 못할 수 있어요. 대외적으로 계속 공개하고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 좋아요.”
 
“개발 과정을 공개한 건 후배 개발자들이 참고했으면 하는 생각도 있어요. 저희도 다른 인디게임 개발사들이 개발 과정을 공개한 걸 참고를 많이 했거든요. 저희도 게임을 만들면서 생긴 노하우 같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죠.”
 
카셀게임즈는 개발자들이 자신이 만든 게임에 애정을 가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모두가 애정을 가질 수 있는 게임이여야 하기 때문에 수평적인 의사결정과정을 중시하는 편이다.
 
▲ 카셀게임즈는 서로 존중하고 설득하는 수평적 의사결정 구조와 결과물에 대한 애정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다. ⓒ스카이데일리
 
“저희가 모두 시작하는 단계이기도 하고 규모가 작으니까 한명 한명이 소중하잖아요. 오랫동안 서로 맞춰가려면 애정이 있어야 해요. 의사 결정 과정에서 수직적인 관계를 만들 수도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얻는 편리함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수직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채택했을 때 팀원들이 결과물에 애정이 생긴다고 장담할 수 없어요. 그래서 서로 귀기울여 듣고 존중하면서 설득하는 문화가 만들어졌죠.”
 
카셀게임즈 구성원들이 게임개발자의 세계에 뛰어들게 된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황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고 아쉬운 부분들을 보며 이렇게 만들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실제로 기존의 게임을 변경해서 친구들과 즐기기도 했다. 황 대표는 게임을 통해 사람들을 재미있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개발자가 됐다.
 
아트·디자인을 담당하는 김민수(26) 씨는 예술을 전공하다가 그림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생각에 게임 개발의 길로 방향을 틀었다. 민수 씨는 자기가 만든 작품을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줄 방법이 게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프로그래밍을 담당하는 이선웅(27) 씨는 중·고등학생 때 컴퓨터가 취미였다. 딱히 프로그래밍을 할 생각은 없었지만 진로를 고민하던 중 게임교육원에 들어와서 시작한 프로그래밍이 적성에 맞아 계속하게 됐다.
 
인터뷰에 참여한 세 사람은 모두 게임 개발자이자 한 명의 게이머다. 게임을 하는 것과 만드는 것 중에 어느 쪽이 더 재미있는지 물었다.
 
“어느 쪽이 좋다기보다는 게임을 잘 만들려면 게임을 많이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게임을 만들다가 지치고 힘들 때 다른 게임을 하면 더 재미있기도 하고요. 그 과정에서 학습이 되고 더 다양한 것을 생각하게 돼요. 그런데 그 게임이 세상이 없으면 자기 스타일로 고치기 시작하죠. 그러다 재미가 없어지면 새로운 걸 또 찾고요.”
 
“영화 같은 다른 콘텐츠랑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자기가 할 때는 한 명의 관객 혹은 플레이어지만 만드는 건 한 시간의 플레이를 위해 2, 3년을 고생해야 할 때도 있어요. 하는 것보다는 만드는 게 훨씬 힘들다는 것을 학교에 다니고 실제로 개발하면서 배웠어요.”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이 장점이자 단점… 모든 분야 살필 줄 알아야 해요
 
황 대표에게 인디게임 개발자의 장단점에 대해 물었다. 황 대표는 장점은 정해진 것이 없는 데서 오는 자유로움을 꼽았고, 단점으로는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것에서 오는 막막함을 꼽았다.
 
“저희가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해본 적은 없지만 회사는 이미 프로세스가 갖춰져 있어요. 그런데 저희는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쉽게 의견을 내고 받아들여지면 바로 해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단점도 여기서 와요. 끌어줄 수 있는 선배가 없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하나하나 배워야 했죠. 성과를 내지 못하면 당장 회사에 문제가 생기니까 부담이 크기도 하고요.”
 
선웅 씨와 민수 씨에게 각각 프로그래머와 아티스트의 입장에서 인디게임 개발자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물었다. 두 사람은 자신이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말했다. 선웅 씨가 먼저 대답했다.
 
“회사에 다니는 선후배들한테 물어보면 회사는 섹터가 딱 정해져 있어요. 자기 역할에 맞는 작업을 반복해서 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인디게임 개발사는 소수의 프로그래머가 모든 것을 책임지기 때문에 전반적인 일을 해야 해요. 프로그래밍을 하면서도 게임 전반적인 것을 신경 써야 하고 경중을 판단하는 법을 알아야 하죠. 
 
▲ 카셀게임즈 구성원들은 자신이 스스로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단점은 아까 말한 대로 많이 알아야 한다는 게 단점이 될 수 있겠네요. 지금 하는 게 맞는지 틀린지를 모르는 상황도 힘들어요. 판단할 사람이 저밖에 없으니까요.”
 
민수 씨 역시 업무의 범주가 자유롭다는 것이 장점이면서 단점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과 다르게 자유롭게 자기가 그리고 싶은 걸 그릴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직접 만든 게임의 캐릭터나 콘텐츠에 대한 애정이 더 높은 것 같아요.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니까요. 단점은 제가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한다는 점이 있겠네요. 저는 원래 컨셉 아티스트로 들어왔는데 지금은 이펙트, 애니메이션, UI까지 작업하고 있어요. 아트와 게임의 중간 지점이 되는 코드도 공부하고 있어요.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역량을 키우지 못하면 게임이 만들어지지 않죠.”
 
최근 정부와 대형 IT 회사들은 인디게임 개발자 발굴과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관련 기관이 인디게임 공모전과 함께 자금 지원을 하고 있으며 구글코리아는 국내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위해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역시 매년 ‘스마일게이트 인디게임 창작 공모전’을 열고 있다. 이러한 지원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물었다.
 
“저희가 개발을 완료할 때까지 많은 지원을 받았어요. 네트워킹이나 멘토링을 해주기도 하고 잘 찾아보면 마케팅을 해주는 경우도 있어요. 가장 도움이 많이 된 건 아무래도 돈이죠. 돈 없이 열정만으로 하긴 힘들고 개발하는 도중에 아르바이트 같은 걸 해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지원 사업이 없었으면 팀원들이 여기까지 견디고 올 수 있었을지 모르겠어요.”
 
“인디게임이 대형 회사의 지원을 받기 시작하면서 대형 게임사에 맞춘 게임 위주로 흘러간다는 우려가 있는데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떤 게임을 만들지에 대한 간섭은 아직 없는 것 같아요. 다양하고 자유로운 아이디어가 인디 게임의 힘이니까요.”
 
마지막으로 카셀게임즈의 포부에 대해 물었다. 카셀게임즈의 구성원들은 지금 추구하는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인디게임 개발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청난 대기업이 되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한국에 어떤 인디 게임사가 있냐고 누가 물었을때 카셀게임즈의 이름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영향력이 있는 회사로 자리 잡았으면 해요. 만들고 싶은 게 많으니까 산하에 여러 인디게임 팀이 있다면 더 좋겠네요.”
 
“우리 회사의 장점은 서로의 직군에 대해 존중하면서도 다 같이 의사 결정을 한다는 거예요. 서로의 생각을 들어보고 토론하면서도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같이 노력하는 거죠. 이런 장점을 잃지 않으면서 회사를 확장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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