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추모공간에 현 정부 지도부를 겨냥한 풍자 캐리커처가 들어간 피켓 시위를 하는 이가 22일 등장했다. 이를 두고 참사가 일어난 현장에서 정부에 완전히 책임을 돌리려는 프레임 공작을 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제보해온 A씨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 이태원 참사 추모 공간에는 한 중년 남성이 피켓시위를 했다. 이 남성이 든 피켓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영부인 김건희 여사, 한덕수 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윤희근 경찰청장 등을 풍자한 캐리커처가 삽입됐다. 이와 함께 ‘1029참사,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는 문구가 함께 들어갔는데, 캐리커처는 사실상 정부 지도부 인사에 참사 책임을 전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캐리커처는 수년간 시사프로와 SNS등을 통해 시사풍자만화를 발표한 작가 아트만두(본명 최재용)가 9일부터 전날 까지 서울 인사동 문화거리에서 열었던 개인전 ‘이색기이’(耳塞奇異)에 걸렸던 작품들로 확인됐다.
진보성향의 복수 언론들은 해당 전시회에 대해 여권과 윤 정부를 두고 ‘귀 먹어 말귀를 듣지 못하니 기묘하고 이상하다’는 제목을 붙인 것이라고 전했다. 9월 윤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비속어’ 논란을 빚은 것을 빗대어 지었다는 것이라며 해당 전시회를 홍보해왔다.
추모공간을 매일 방문해 추모의 마음을 전하러 왔다고 밝힌 A씨는 “수많은 젊은 생명이 죽어간 참사현장을 종교 지도자들과 구청 관계자 및 의료진들이 지켜왔다”며 “갑작스럽게 등장한 이가 현 참사 수습을 위해 발로 뛰고 있는 정부 지도부를 겨냥한 피켓시위를 하는 것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이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추모하는 공간이고, 특히 남성이 서 있던 자리는 부여에서 오신 스님이 매일 예불을 드리는 공간으로 정파나 정쟁 혹은 정치적 공방의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시위현장에 대해 사진 및 촬영을 불허했으며 자신의 소속과 이름을 밝히지도 않았다. 이유에 대해 묻자 남성은 “그것을 왜 알려줘야 하느냐”며 따져 물으며 취재를 거부했다.
이를 두고 A씨는 “보통 시위대는 기자나 취재인력을 반가워하는데, 이 사람은 극도로 보수적이었다. 순수한 마음으로 시위하러 나왔는지 심히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통상 피켓시위는 언론과 미디어 노출을 바라고 하는 것인데, 이를 거부한 것에 대해 배후세력이 있다고 짐작한 것이다.
이태원역 인근에서 수년 간 자영업을 해 온 B씨는 이 같은 정치시위가 최근 들어 추모공간을 중심으로 수차례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언제부터인가, 광화문 및 시청 등 도심에서 반정부 투쟁을 하는 이들이 추모공간에 와서 ‘윤석열 정부 퇴진’ 관련 팜플렛을 놓고 간다”며 “이 공간은 사고가 난 현장으로 그런 식으로 소모될 곳이 절대 아니다”고 혀를 찼다.
계속해서 “세월호 참사처럼 몰아가려고 하는 것 같은데, 젊은이들이 기획 주체 없이 놀러 온 곳에서 사고가 난 것인데, 이게 왜 대통령 탓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추모공간은 추모의 장소로만 이용돼야 한다”며 “정치 시위꾼들에 의해 악용되는 기분이 들어 참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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