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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옥의 열사일침(烈士一鍼)]
‘마약청정국’ 지위 잃어버린 대한민국
순간적 쾌락의 대가로 인생 무너뜨리는 마약
마약청정국은커녕 미성년자 마약사범도 늘어
정창옥 필진페이지 + 입력 2022-12-01 08:32:31
 
▲ 정창옥 길위의학교·긍정의힘 단장
7월30일 서울 강남의 한 주점에서 남녀 2명이 사망했다. 마약을 술에 타 먹다가 죽은 것이다. 그들의 승용차에선 2100명이 동시에 투여할 수 있는 필로폰이 발견됐다. 
 
2019년 발생한 버닝썬사건의 가장 큰 문제는 물뽕(GHB)이었다. 물뽕은 무색·무취의 신종 마약으로 여성 모르게 술잔에 타면 기억을 잃고 남자가 이끄는 대로 따라간다. 하루가 지나면 마약성분 검출도 안 돼 성폭력을 당해도 입증이 어렵다. 물뽕은 버닝썬을 중심으로 강남 일대는 물론 전국 유흥가에 급속도로 퍼져 있다. 마약 중 가장 환영받는 것은 북한산이다. 관세청은 2021년 밀반입하려던 물뽕 2만8800g을 적발했다. 2020년에 비해 61배 급증한 수치다.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에겐 필수품이 되어 버렸다. 업계에선 대마초를 ‘게이트웨이 드러그’라고 부른다. ‘입문용 마약’이란 뜻이다. 그리고 필로폰(히로뽕)·코카인·LSD·물뽕·엑스터시·야바·케타민 등등이 있다. 
 
일본 제약회사가 감기약을 만들다 우연히 탄생한 필로폰은 뛰어난 각성 효과에 착안해 피로회복제로 둔갑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히틀러가 나치의 충성도를 위해 이용했고, 가격이 저렴해 노동자들에게는 피로회복제로 남용됐다.
 
필로폰은 뉴런 내부의 도파민을 시냅스로 몰아넣고 재흡수할 트랜스포터를 막아 버린다. 시냅스에 뿌려진 도파민의 수는 코카인의 3배, 통상 1200%, 무려 12배 분량이다. 12배에 달하는 도파민은 마약의 반감기인 8시간 동안 인간의 뇌를 환각 상태로 몰아간다. 일반적인 성적 쾌감을 10배 이상 느낀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부작용은 치명적이다. 강력한 이갈이로 치아가 망가지는 매스마우스, 벌레가 기는 듯한 가려움으로 온몸을 긁다가 상처가 덧나는 매스버그, 신체의 통제력이 무너져 온몸을 비트는 트위커 등 신체 능력은 물론 언어 능력까지 상실하고 만다. 도파민을 강제로 배출시킨 극적인 쾌감은 피해망상·환청 등 정신분열로 이어지고 각자가 누리는 ‘소확행’을 송두리째 뽑아 버리는 것이다.
 
국내 마약사범은 2021년 1만6000명이 넘었다. 그중 56.8%가 20~30대 젊은이며 미성년자는 450명으로 전년대비 43.8%가 증가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500명이 넘었다. 미성년자 마약사범이 74명에 불과한 2018년에 비하면 얼마나 늘었는지 금세 가늠이 된다. 유엔은 5000만 명당 마약사범이 1만 명 이하면 마약청정국가라고 부른다. 한국은 2016년 이미 마약청정국 지위를 상실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마약중독 경험자를 100만 명 이상으로 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올해 전국 52개 하수처리장에서 마약 16종을 분석한 결과 필로폰이 52개 전 지역에서 검출됐다. 마약이 광범위하게 퍼졌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올 7월까지 적발된 마약은 238kg이다. 적발된 거래량과 실제 거래된 마약량 간의 비율을 ‘암수율’이라고 하는데, 탈북 10년 만에 거물급 마약상이 된 한 마약범이 유통한 양은 최소 94kg, 최대 268kg에 이른다. 최소 188만 명에서 최대 537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실제로 마약은 짐작보다 우리 사회에 가까이 침투해 있다. 올해 처음으로 중학생 마약사범이 검거됐다. 청소년 마약사범은 7월까지 527명으로 작년 400명 대를 훌쩍 넘겼다. 집중력 강화란 이유로 펜타닐이 단체로 투약되고 날씬해진다며 여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나비약, 여성흥분제 러시 등 19세가 팔고 17세가 집단으로 투약해 호기심 많은 청소년 1만 명이 마약 중독에 내몰린 대한민국이다.
 
이제 마약은 특정지역 특정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라 가정은 물론 어린 학생들에까지 파고든 것이다. 거기다 텔레그램·트위터·채팅 앱 등을 통해 흔적 없이 거래된다.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집’ 가면 형태의 마약, 츄파춥스 로고 형태의 마약, 고양이 발바닥 형태의 마약, 루이비똥 로고 형태의 마약 등 다양하다. 
 
사탕 모양으로 가공된 마약을 음료에 몰래 타는 일명 ‘퐁당마약’에 한 번 걸리면 인생 끝난다. 마약과의 전쟁에서 얼마나 많은 청소년이 검거될지 섬뜩하다. 정부는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한다.
 
한 달 전, 안타깝게도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지만 핼러윈데이 이태원의 문제 1순위는 마약이었다. 영화티켓 한 장 값이면 구할 수 있고 2030세대는 물론 청소년들에게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불과 며칠 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윤석열정부를 비웃기라도 하듯 ‘도리도리’로 불리는 엑스터시 제조법이 인터넷에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한국은 마약위험국가가 아니라 마약동호회가 판치는 ‘마약취미국가’가 되어 버린 유일한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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