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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정부 교육개혁과 유보통합
유치원·어린이집 일원화 ‘유보통합’ 논란… 쟁점과 대안은
정부, 2025년까지 만0~5세 영유아 보육·교육 통합 계획
어린이집 ‘환영’ vs 유치원 ‘교육 질 우려·졸속’ 비판
교육부·복지부 조직 개편 및 ‘유보분리’ 대안 목소리도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2-24 00:07:07
▲정부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나뉜 만 0~5세 영·유아의 교육과 보육을 통합하는 ‘유보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에 따라 2025년부터 취학 전 아동들은 새롭게 출범하는 유치원·어린이집 통합기관에 다니게 된다. 사진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11월16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교육계의 묵은 난제로 꼽히는 ‘유보통합’은 현재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원화된 유아 보육·교육 체계를 하나로 합치는 정책이다. 정부는 1월 유보통합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제도적 정비를 마친 뒤 2025년부터 본격적인 유보통합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보통합 정책 추진에 있어 쟁점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서로 다른 교사 자격·처우를 통합하는 문제 △유보통합을 통한 영유아 교육·보육의 질적 향상이 관건으로 꼽힌다.
 
정부가 내놓은 유보통합 정책에 관련 당사자 간에 찬반이 엇갈려 논란이 되고 있다. 어린이집에서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인 반면, 유치원 교사들을 중심으로 유보통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육부 “유보 통합으로 국가가 교육과 돌봄 책임질 것
 
지난달 30일 정부는 2025년부터 유아교육·보육 관리체계를 교육부·교육청으로 통합한다는 유보통합 정책의 청사진을 발표하면서 유보통합 정책 추진에 나섰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부터 누구나 차별 없이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목표에 두고 유보통합을 그 수단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어느 기관이든 학부모가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유보통합과 늘봄학교로 우리 아이들의 첫 12년의 교육과 돌봄을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유보통합을 통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한 제3의 기관을 만들어 만0~5세 영유아의 보육·교육을 통합할 계획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 같은 유보통합의 추진은 1단계(2023~2024년)와 2단계(2025년~)로 나뉜다.
 
1단계에서 유보통합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기관 간 격차 해소 및 통합 기반을 마련하고, 2단계에서는 교육부·교육청이 중심이 돼 유보통합을 본격적으로 실시한다.
 
우선 정부는 2023년 하반기부터 3~4개의 ‘유보통합 선도교육청’을 지정해 운영할 방침이다. 선도교육청은 유치원·어린이집 간 급식비 균형 지원, 누리과정비 추가 지원, 돌봄 시간 확대, 시설 개선 지원 등 자체적으로 과제를 발굴해 예산을 선제적으로 지원한다.
 
2024년부터는 학부모의 교육비와 돌봄 부담 해소를 위해 교육비·보육료 지원을 확대하고 돌봄지원비 지원 규모를 현실화한다. 2013년부터 동결됐던 돌봄지원비(유치원 방과후과정비·어린이집 누리운영비)를 2024년부터는 현실화하고 야간연장·휴일보육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전국교직원노조 유치원위원회 등이 지난달 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유보통합 강행 교육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유보통합 논의 과정에 현장 교사 의견 반영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2023년 상반기에는 ‘관리체계 통합방안(조직·재정)’을 수립하고 2023년 하반기에 관련 법령의 제·개정을 추진한다.
 
2025년부터는 유보통합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이에 따라 기존 유치원·어린이집은 새로운 통합기관으로 전환된다. 유보통합추진위 논의 결과 등을 반영해 연령별 학급 수 조정 운영·새로운 명칭 및 법적 지위 등이 적용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현장에서는 민감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어린이집에서는 대체로 유보통합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어린이집총연합회는 “현행 체제에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역할·기능이 유사하지만 관리·감독 등이 이원화돼 있는 비효율적인 상황으로 영유아에게 차별을 야기한다”며 “모든 영유아와 부모에게 균등하고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국정과제인 유보통합을 통해 전문적 교육을 평등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유치원 교사들은 반대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유아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교육 질 하향 평준화 우려… 유치원·어린이집 각각 전문성 살리는 유보분리 주장도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은 유보통합이 될 경우 유아교육의 질이 하향평준화 될 것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교사의 자격 요건의 차이를 주장하며 유보통합으로 교사·교육의 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유치원 교사는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하거나 아동복지학 등 관련 분야를 전공하고 교직 이수를 해야 자격이 주어진다. 특히 국·공립 유치원 교사의 경우 임용고시까지 통과해야만 한다.
 
반면 어린이집 교사는 대학에서 관련학과를 졸업하면 자격이 생긴다. 또 학점은행제를 통해 학점을 이수하고 실습을 거치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관련 자격증을 딸 수 있다.
 
시설 부문에서도 유치원은 유아교육법의 적용을 받아 건물 면적이 학생정원 40명 이하인 곳은 학생수 X 5(㎡)를, 41명 이상은 80㎡에 학생수 X 3(㎡)에 해당하는 면적을 더해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영유아보육법을 적용받는 어린이집은 공공·민간의 위탁운영에 별다른 제약이 없는 실정이다.
 
회계 투명성의 관점에서도 유치원의 경우 2020년부터 사립까지 모든 유형이 K-에듀파인 시스템을 통해 국가가 회계 투명성을 직접 관리한다. 반면 어린이집은 지방자치단체마다 이용하고 있는 회계관리 시스템도 다르고 이마저도 사용하지 않는 곳도 많아 회계 관리의 투명성 보장이 어려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와 관련해 “유보통합이 국·공립 유치원의 교육 환경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유보통합에 따른 유치원·어린이집 교사 간 양성체계 및 처우의 차이 등에 대한 논쟁이 벌써부터 불거지는 것에 대해 교육부 한 관계자는 “쉬운 과제가 아니고 과거에도 몇 차례 시도했다가 합의를 구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먼저 관리체계를 일원화한 뒤 중장기적으로 풀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발표한 유보통합 로드맵을 두고 이원화된 유아 교육·보육 체계를 어떻게 합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있는 등 졸속 추진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보통합의 대안으로 현재 명확하지 않은 영아 보육과 유아 교육의 경계를 연령 분리를 통해 명확히 하자는 유보 분리에 대한 목소리가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  서울의 한 어린이집과 유치원 간판. (뉴시스)
 
정부의 유보통합 정책은 만0~5세 영유아에 대한 교육·보육을 통합하고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나뉘어 있던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관리체계도 교육부로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연령 분리를 통해 오히려 유보분리에 대한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유치원 교사와 보육교사가 각각 교육과 보육의 분야를 정확히 구분해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펼치자는 것이다. 같은 연령이라도 개월 수에 따라 발달차이가 큰 영유아들을 하나의 체계 안에서 관리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구체적으로 만 0~2세의 영아는 어린이집이 보육을 맡고, 만3~5세의 유아의 경우 유치원에서 교육을 전담하자는 안이 있다. 연령 분리를 통해 유치원 교사와 보육교사는 각자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는 규정상 대상연령이 어린이집은 만0~5세, 유치원이 만3~5세로 되어 있어 보육과 교육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는 “보육과 교육에서 각각의 전문성을 제고하도록 교사 자격을 이원화 체제로 유지해야 한다”며 “아이의 발달 격차를 고려해 연령을 분리하는 방안을 마련해 무분별한 연령 통합이 이뤄지지 않도록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의 유보통합 정책에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유보통합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추진단뿐 아니라 복지부 내 보육 담당 부서를 교육부로의 이관·통합과 동시에 교육부 차관이 나서 ‘유보통합’에 아직 미온적인 사립유치원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추진단만 구성해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고 복지부 내 보육 3과를 교육부로 이관·통합하는 조직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며 “교육부 차관이 직접 추진단장을 맡아 공무원들의 저항을 조정하고, ‘유보통합’에 아직 미온적인 사립유치원 설득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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