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기의 시사&이슈] ‘민주주의’는 공산당 선전·선동 서식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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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자들, 사실 착취하는 사회적 특수계급 되고자 해
프롤레타리아 독재·공산당 일당 독재를 민주주의로 포장

최재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2-23 11:18:16

민주주의(民主主義)라는 말은 영어의 ‘democracy’를 번역한 말로서, 한자 문화권 국가에 널리 통용되는 말이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반(反)민주적 정권인 북한과 중국 공산당 정권이 애용하는 말이며, 대한민국 내 주사파들이 누구보다 즐겨 쓰는 말이기도 하다. 이런 역설이 벌어진 이유는 ‘democracy’를 ‘民主主義’라고 잘못 번역했기 때문이다.

근대 계몽주의 철학자 몽테스키외는 인류 역사에 등장한 ‘정체’(form of government), 즉 ‘통치의 형태’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누었다. 군주정체(monarchy)와 귀족정체(aristocracy), 그리고 민주정체(democracy)가 그것이다. 민주정체 ‘democracy’는 민중(people)을 뜻하는 ‘demos’ 와 지배(rule)를 뜻하는 ‘kratos’ 의 합성어이다. 말 그대로라면 ‘민중이 지배하는 정체’라는 의미다. 정체의 한 종류인 이 ‘democracy’를 일본인들이 民主主義라는 한자어로 번역한 것이다. 한자어로는 ‘백성이 주인인 이념’이라는 뜻인데, 봉건왕조와 신분제의 탄압과 착취에 시달리던 백성들은 속박에서 해방되어 자신도 주인이 될 수 있다는 民主主義라는 말에 환호했다.

공산주의자와 그 수하 주사파, 모택동주의자들은 늘 민주주의라는 말을 앞장세운다. 인민들을 현혹하기 좋은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민주정체’를 실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추구하는 전체주의 독재 권력을 ‘민주주의중앙집권제’(民主主義中央集權制)라는 말로 포장하여 인민들을 속일 때 민주주의를 내세운다. 이 민주주의중앙집권제에서 ‘민주주의’는 포장이고 핵심개념은 ‘중앙집권제’이다. 프롤레타리아 독재, 공산당 일당 독재를 민주주의라는 말로 포장한 것이다.

일찍이 레닌은 마르크스의 프롤레타리아 독재 개념에 천착했고, 이 개념에 기초하여 공산당 조직원칙을 정식화했다. 공산당이 러시아에서 집권한 이후 이 조직 원칙은 국제공산당의 원칙이 되었고, 코민테른은 1920년 2차 대회에서 다음의 조직 강령을 채택했다.

“(14조) 민주주의중앙집권제에 기초하여 공산당을 세워야 한다. 민주주의중앙집권제의 기본 원칙은 하급 당이 상급 당을 선출해야 하고, 하급 당은 상급 당의 모든 지시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당 대회 사이에 모든 당원이 보편적이고 의심의 여지없이 권위를 인정하는 강력한 당 중앙이 있어야 한다.”

코민테른의 이 조직 강령은 현재의 북한 헌법에도 명기되어 있다.

“(제5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모든 국가 기관들은 민주주의중앙집권제 원칙에 의하여 조직되고 운영된다.”

2021년 11월11일, 중국공산당은 새 역사결의를 채택했다. “당이 시진핑 동지의 당 중앙 핵심, 당 핵심지위를 확립한 것은 결정적 의미를 갖는다.” ‘민주주의중앙집권제’는 결국 김정은과 시진핑처럼 ‘당 중앙’ 일인의 독재로 귀결된다. 코민테른 조직 강령은 지금도 작동 중이다.

공산주의자들과 주사파들은 왜 전체주의 독재 권력에 그리도 집착할까?

첫째, 공산주의자들은 인민들에게 평등과 민주주의를 선전·선동하지만, 자신들은 일반 인민들 위에서 그들을 착취하는 사회적 특수계급이 되고자하기 때문이다.

둘째, 공산주의 체제는 현실에서 존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산주의자들은 자본주의는 불안정한 무계획적 경제이고, 공산주의 사회는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받는’ 지상낙원 사회라고 선전한다. 그러나 사유재산과 시장을 부정하면 경제계산의 기초가 되는 가격을 도출할 수 없다. 공산당 관료가 각 경제주체들에게 거래가격을 지시할 수밖에 없는데, 당 관료의 자의적인 지시 경제야말로 무계획적 경제이다. 또 지상낙원 사회가 되려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어야 하고, 생산성 향상은 분업화의 정도에 달려 있다. 분업화는 경제주체들 간 거래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체제에서만 고도화될 수 있다. 자의적인 지시 경제 체제에서는 거래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

현실에서 존립할 수 없는 억지 체제를 인민들에게 강제하기 위해서 전체주의 독재 권력이 필요한 것이다.

“인간은 선악이 뒤섞인 피조물이고, 최선의 인간에게도 악은 존재한다. 헌정 체제, 공정한 법률, 사회적 규약들은 바로 우리의 그런 악마적 충동들(즉 권력욕)이 겉으로 튀어나오지 못하도록 억제하려고 만들어졌다.” (러셀 커크, '보수주의' 제2장).

불완전한 존재들인 인간들로 구성된 사회에서 인간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근대 공화정 국가이다. 스스로 완전한 계획자라고 자처하고, 계획경제를 선동하여 전체주의 권력을 구축하는 빨갱이들은 인민들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인정할 수 없다. 주사파들이 한사코 교과서에서 ‘자유’라는 말을 삭제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천부인권(natural human rights)을 부정하는 체제에서는 절대로 ‘백성이 주인’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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