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된 공영방송 언론노조의 반민주적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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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노동조합의 불행한 역사에 대한 기록
뒤틀린 공영방송의 역사 끝내는 단초 되길

황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2-28 11:43:51

23일 KBS 노동조합에서 발간한 ‘진미위 특서 쟁투위 기록’ 출판기념회가 있었다. 무려 1175쪽이나 되는 책자였다. 우선 이 책을 발간한 KBS 노동조합은 지금도 KBS를 비롯한 주요 방송들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노총 산하의 언론노조가 아니다. 도리어 지난 5년간 언론노조의 탄압으로 회사에서 쫓겨났거나 한직으로 밀려나 온갖 고초와 수모를 당했던 피해자들이다.

이 책을 보면 2017년 문재인정부 집권 직후, KBS 언론노조와 집행부가 주도한 ‘진실과 미래위원회’는 6.25 남침 후 남한을 점령했던 인민위원회의 인민재판이나 문화혁명 중에 중국 홍위병들의 행태 거의 그대로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라는 사또씩 재판이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으로 대대적으로 행해졌다. 마치 정권과 좌파노조가 공영방송을 영원히 장악하기 위해 사전에 철저히 기획된 대학살극이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혹자는 이 기록물이 또 다른 보복을 위한 도구로 사용될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마치 지난 정권이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으로 보수 진영을 말살하려 했던 정치보복을 재연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 우려가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문재인 정권 아래서 언론노조와 경영진이 자행했던 공영방송 내부의 반민주적이고 반인륜적 행태들은 어딘가에 기록되어 반면교사가 되어야만 한다. 그래야 그 같은 비극적 만행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 대부분은 지난 정권 시절 KBS와 MBC를 비롯한 공영방송 내부에서 자행되었던 이런 행태들을 거의 알지 못하고 있다. 도리어 지난 정권과 언론노조가 내세웠던 거짓 주장과 역선전을 믿는 국민들이 더 많을 듯 싶다. 그들이 표방했던 ‘언론자유’ ‘방송 독립’ ‘민주 언론’ 같은 그럴듯한 슬로건 뒤에는 폭압적 방송장악 행태들이 은폐되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다.

정권이 바뀌어 점차 많은 사실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러니 그들은 누구의 말처럼 잊혀지고 싶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권 내주기 직전에 폐기했거나 무슨 기록물 창고에 가두려고 무진 애를 썼던 것도 나름 이해가 간다. 자신들이 한 일은 뭐든 다 잘한 일이라고 그렇게 자랑하기 좋아하던 세력들이 이제는 왜 그렇게 악착같이 감추려하는지 애처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이것도 내로남불이라면 내로남불일 것이다.

특히 좌파들의 행태에 대한 사실적 기록은 매우 중요하다. 만약 잊혀지거나 어렴풋이 기억하게 되면, 그들의 반민주적 행적들은 언제나 거룩한 신화가 되어 부활했기 때문이다. 시민과 경찰을 폭행하고 고문한 것이 민주화 운동으로 포장되고, 재벌 회장 집을 털었던 것이 민주화를 위한 군자금 조달이라는 의로운 행위가 되기도 했다. 언론노조의 반민주적 역사들 역시 대충 기억하게 되면, 언젠가는 다시 방송 민주화의 신화로 부활하게 될 것이다.

지난 정권과 좌파 세력들은 자신들의 불법적 행적들이 사람들에게 선택적으로 기억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집권 내내 법원, 검찰 그리고 언론 같은 권력기구 장악에 혈안이 되었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들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을 감시하는 가장 중요한 기구이자 권력의 행적을 기록하는 장치들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한국의 좌파 집권 세력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반민주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개방 사회인 민주주의 국가에서 영원한 비밀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좌파는 사실을 은폐하고 거짓을 만들어내는 데 천부적 재능을 지니고 있다. 반면 자유민주주의 세력들은 생득적으로 은폐와 조작에 능하지 못하다. 좌파들은 이런 허점을 잘 알고 또 파고든다. 만약 KBS 노동조합이 ‘진실과 미래위원회’의 반민주적 행태들에 대한 기록물을 만들지 않았다면, 아마도 그들은 계속해서 자신들이 방송 민주화와 공영방송 독립을 위해 싸운 투사들이었다고 주장할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 지난 정권에서 빈번히 써먹었던 슬로건이다. 마찬가지로 언론노조의 반민주적 폭압의 역사를 잊은 공영방송에게 미래는 없다. 한국의 언론 특히 방송은 정치권력과 영욕을 같이 해왔다. 그러니 정권의 부침에 따라 공영방송 헤게모니 쟁탈을 위한 극심한 내적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정치권력과의 유착성도 점점 심화되어왔다.

공영방송은 대한민국 정치 지형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해 특정 정파에 의존하는 역설적 행태들도 고착되어 있다. 지난 정권은 그런 정치 병행성의 극치를 보여줬다. 이번 KBS 노동조합의 불행한 역사에 대한 기록은 심하게 뒤틀린 공영방송의 불행한 역사를 끝내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황근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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