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판문점 외국인 관광 독점… '바가지 비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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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 8만~9만 원짜리가 19만5000원으로
관람 횟수도 줄어 외국인 불만… 한국 이미지 흠집
현재 내국인·미군 판문점 견학은 정상 진행 중

이건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04 00:07:01

▲지난해 6월30일 통일부 판문점견학지원센터는 7월12일부터 판문점 일반견학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하나투어가 판문점 민간 외국인 관광을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투어의 독점 이후 관광비용이 코로나19 제한 이전보다 가격이 두 배 이상 뛰어오르고 참석 기회는 적어져 외국인 관광객들이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3일 스카이데일리가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2019년 이전에는 5~6개의 여행업체가 경쟁하던 판문점 민간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최근에는 독점 체제로 바뀌어 운영되고 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견학이 중단된 사이 판문점 민간 외국인 관광을 하나투어에서 독점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독점 이전에는 8만~9만 원대에 형성되던 관광상품 가격이 현재 19만5000원으로 뛰어오른 상태다. 실제로 3일 오전 기준 민간 외국인 대상으로 판문점 관광을 하는 업체는 단 한 곳으로 확인됐다. 해당 업체 관계자와 통화 결과 하나투어와 연결된 업체임이 밝혀졌다.

견학할 수 있는 시간대도 대폭 줄어들어 판문점 견학을 희망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문의가 매일 수십 건씩 오고 당장 오늘도 왔다”며 “12~13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와서 판문점을 보고 싶어 하는데 가격은 비싸고 대부분 예약은 가득 차 있다며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통일부 산하의 판문점견학지원센터에는 민간 외국인 견학과 관련해 문의하는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같이 하나투어가 민간외국인의 판문점 관광을 독점하게 된 것은 코로나19로 관광이 제한되면서부터다. 여행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2019년 10월2일부로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코로나19로 판문점 견학 프로그램이 중단됐다. 이후 재개와 제한을 거듭하다가 지난해 7월에야 다시 재개됐다.

내국인과 미군 등을 대상으로 한 판문점 견학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아갔지만 민간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판문점 견학은 받지 않고 있다.

문제는 USO(미국위문협회·United Service Organization)가 부여받은 미군 대상 판문점 견학 시간을 이용해 하나투어가 일반인 외국인 관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판문점 견학 프로그램에 대한 유엔사 규정에 따르면 판문점 견학은 관광업체·한국인·미군 부대에 허용된다.

현재 한국인 관광은 판문점견학지원센터가, 미군 부대는 USO가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제한되기 이전에는 여행업체들에 허가증을 주고 민간 외국인을 받았었다.

코로나19로 민간 외국인 제한이 모호해진 틈을 타 미군과 미군 가족에게 제공돼야 하는 USO 배당 시간을 이용해 하나투어가 독점적으로 민간 외국인 판문점 견학 프로그램을 높은 가격에 팔고 있는 것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하나투어가 비영리 기구인 USO에 기부금을 주는 대신 판문점 견학 시간을 할당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항의하기 위해 일부 여행업체가 유엔사에 문의한 결과 통일부에 관련 권한이 이관됐다는 답을 들었다. 하지만 정작 통일부는 내국인 판문점 견학만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USO는 여행업체의 문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본지는 하나투어 대표전화로 수차례 관련 문의를 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건혁 기자 gh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