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양된 반려동물 맡는 신종 펫샵, 불공정 약관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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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신종 펫샵 아이조아 서울점의 파양·입소각서 심사·시정
파양 후에도 반려동물 상태 확인·파양동물 반환 등 가능
분할 납부 연체 시 즉시 반환 조항·과도한 납부 지연 위약금 등 시정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09 12:00:41

▲ 공정거래위원회가 파양된 반려동물을 위탁하는 신종 펫샵의 약관을 심사하고 불공정한 조항들을 시정했다. ⓒ스카이데일리

부득이한 사정으로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신종 펫샵이 확산됨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약관을 심사하고 불공정한 조항들을 바로잡았다.

공정위는 ‘아이조아 서울점’의 파양 입소각서를 심사해 △파양동물의 입소 후 반환·환불 불가 △최고절차 없는 계약해제 △과도한 위약금 조항 등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고 9일 밝혔다.

반려동물을 키울 여건이 되지 않으나 반려동물의 새 주인을 곧바로 찾을 수 없는 주인들은 유기나 안락사보다는 해당 동물을 맡아 보호·관리를 하는 사업자를 찾게 된다. 이러한 고객들은 반려동물의 소유권을 사업자에게 이전하면서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의 비용을 지불한다.

공정위는 소위 ‘안락사 없는 요양보호’라는 명목으로 파양된 반려동물을 맡아 관리해주는 사업자의 ‘파양·입소각서’가 약관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에 불공정성이 있는지 여부를 심사해 달라는 심사청구서를 접수했다.

심사과정에서 사업자는 계약해제 및 일체의 환불이 불가하다는 조항과 과다한 위약금을 부과하는 조항 등 불공정약관을 스스로 시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고객은 사업자가 계약상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계약 위반 시 계약을 해제해 파양동물을 반환받고 파양비용을 환급받을 수 있어야 하나 ‘파양·입소각서에 따르면 불가능하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사업자가 보호․관리 의무를 소홀히 하거나 약정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고객이 반려동물 소유권을 포기했다는 이유로 고객의 관여를 전면 불가능하게 해 사업자가 채무를 이행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사업자가 계약사항을 위반하더라도 반환·환불을 불가능하도록 해 고객의 해제권 행사를 배제하고 사업자의 원상회복의무를 면제했다.

이에 고객의 관여 불가 조항을 삭제하고 사업자가 계약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시 고객이 파양동물과 파양비 반환을 요구할 수 있도록 시정했다. 사업자의 귀책 사유가 없음에도 고객이 단순 변심으로 계약을 해제하려고 하는 경우에 사업자와 협의할 수 있게 해 고객의 개인 사정을 고려하도록 했다.

또한 고객이 파양비 분할납부를 연체할 경우 계약이 즉시 해제돼 사업자의 의무가 중단되고 고객은 파양동물을 즉시 데려가야 한다. 그러나 이는 법에 따른 해제에 필요한 최고절차를 생략하는 부당한 조항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미지급 파양비에 대해 14일 이내 납입할 것으로 약관을 수정하고 사업자의 채무 중단 및 고객의 원상회복의무를 삭제했다.

이에 더해 아이조아 기존 조항은 고객의 파양비 분할납부 지연 시 위약금으로 2000만 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고객의 귀책 사유로 계약이 해제될 경우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액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해야 하지만 이전 조항은 파양비의 무려 9배를 초과하는 2000만 원을 손해배상액으로 정하고 있어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조항이다. 이에 손해배상액으로 연 6% 이자를 규정해 과중하지 않게 시정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소송의 승패와 무관하게 고객이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조항을 민사소송법에 따라 패소자가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