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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 학교폭력 방지 NGO, 푸른나무재단
“학폭 예방이 최우선… 학부모도 교육 받으세요”
아이들 얘기 들어주고 관심 갖는 것이 폭력 예방 큰 도움
침묵이 없으면 폭력도 없어… 누군가에 알려 도움 청하길
가해 학생 엄벌주의라는 키워드만 강조… 선도 방안도 필요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11 00:05:42
푸른나무재단은 학교폭력 방지와 예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윤영주(35) 푸른나무재단 예방교육센터 주임(왼쪽)과 김석민(36) 푸른나무재단 학교폭력 SOS 센터 팀장. 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언론 모니터링을 하다 보면 사회적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많이 느껴요. 이전에는 피해 학생 본인이나 피해 학생 가족이 아닌 일반 시민은 학교폭력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학교폭력 이슈가 하나둘씩 생겨나면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학교폭력과 관련해 국민청원이 올라오면 공감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확인됐고요. 후원 문의나 상담 전화도 다양한 곳에서 오고 있어요.”
 
최근 학교폭력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학교폭력을 단순히 아이들끼리의 장난 또는 성장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일로 치부하던 과거와는 달리 학교폭력을 적극적으로 방지하고 예방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스카이데일리가 학교폭력을 방지하기 위해 현장에서 활동하는 단체 푸른나무재단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김석민(36) 푸른나무재단 학교폭력 SOS 센터 팀장과 윤영주(35) 푸른나무재단 예방교육센터 주임이 인터뷰에 응했다.  
 
“처음에는 ‘학교폭력’ 단어도 못 써… 요즘에는 많이 달라졌어요”
   
푸른나무재단(재단)은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에서 특별협의 지위를 부여받은 청소년 NGO다. 재단은 1995년 학교폭력 피해로 16살의 나이에 죽음을 선택한 아들의 아버지가 다시는 자신과 같이 불행한 아버지가 없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설립했다. 푸른나무재단은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시민사회에 알리고 학교폭력 예방과 피해 학생 치유 등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처음 재단을 설립할 때는 학교폭력 예방 재단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려고 했으나 해당 명칭을 사용할 수 없어서 청소년 폭력 예방 재단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어요. 이후 2019년 푸른나무재단으로 명칭을 바꾸고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죠.”
 
윤 주임이 재단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학교폭력이라는 개념을 사회에서 다루게 된 것이 재단의 가장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설립 당시 교육부는 ‘학교폭력은 없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어요. 학원폭력은 있을 수 있어도 학교폭력은 없다는 것이었죠. 그때는 학교폭력이라는 키워드 자체가 이슈가 되지 않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큰 사건이 벌어지고 학교폭력이 수면 위로 올라와서 사회적 공론화가 조금씩 되기 시작했어요.” 
 
▲ 푸른나무재단 관계자들은 학교폭력이라는 단어를 먼저 언급하고 사회에 받아들여지게 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학교폭력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사회적 문제 중 하나다. 스포츠계와 연예계 등을 중심으로 과거에 있었던 학교폭력 사례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더 글로리’와 같이 학교폭력을 다루는 드라마가 화제가 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김 팀장은 최근 학교폭력과 관련된 문의가 이전보다 부쩍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학교폭력 피해 학생과 보호자를 직접 찾아가는 ‘위기 개입 통합 지원’도 운영 중이다. 구체적인 학교폭력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상담 지원·생활 지원·의료 지원·법률 지원·장학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저희가 출동한 것만으로도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여러 군데에 연락을 취하고 도움을 받으려고 해도 실제로 방문하는 곳이 거의 없다고 해요. 저희가 아예 처음이라고 하신 분도 있고요. 저희가 금전적인 지원도 해드리고 있지만 보호자 입장에서는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더라고요.”
 
“솔직히 피해 학생이나 보호자가 도움을 받았다고 해도 보람은 느끼지만 마냥 기분 좋지는 않아요. 좋은 일로 간 건 아니잖아요. 재단 덕분에 저희 아이가 조금 안정이 됐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됐다고 말해주시면 물론 좋아요. 그런데 이미 무기력해져 있거나 피해를 많이 받은 상황에서 저희를 만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금 더 빠르게 연락이 닿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더 많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학교폭력 피해 학생과 그 가족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점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피해 학생과 그 부모가 학교폭력을 자기 탓으로 느낄 때 가장 힘들어 한다고 김 팀장은 전했다.
 
“피해 학생은 가해 학생들이 왜 자신에게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많이 고민해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자신이 그런 일을 당할 일이 있었는지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 그런 생각을 계속 하다보면 책임을 자신에게 묻게 돼요. 그래서 자신이 잘못했다는 결론이 나는 거죠. 중간에 개입이 없으면 이 부분을 제일 힘들어 해요.”
 
“보호자들도 아이가 신호를 바로 줬으면 미리 예방하거나 보호할 수 있었는데 뒤늦게 알게 돼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해 하는 분이 많아요. 그랬을 때 자기가 또 다른 가해자가 아닌가 하는 죄책감을 많이 가져요. 자기 아이를 자신이 제일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생각이 깨지니까 그래서 많이 힘들어 하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폭력 예방… 더 효과적인 교육 필요해요”
 
윤 주임은 이미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본 아이들에게 찾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교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받지 않으면 학생들이 학교폭력을 당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몰라요. 목격하는 입장에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계획이 서지 않고요. 그러다 보니 스스로 더 수그러들게 돼요. 그래서 학교폭력 예방 교육이 중요하죠.”
 
“학부모들의 경우에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교육받는데 부모님들이 학교폭력과 관련된 경험이 없으면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6살·7살 아이를 둔 학부모들이 학교폭력의 형태나 대처법·징후를 어떻게 확인하는지 등을 교육받았으면 좋겠어요.”
 
학교폭력 예방법에 따르면 모든 학교는 학기별로 1회 이상의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게 돼 있다. 재단 교육센터에서는 이러한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더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전문가 양성 등에 힘쓰고 있다. 이에 더해 직접 학교로 찾아가기도 한다고 김 팀장이 설명했다.
 
“학교폭력예방법에서는 매 학기마다 학생을 대상으로 1회 이상, 학부모를 대상으로 1회 이상, 교직원을 대상으로 1회 이상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요. 물론 학교에서도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고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시다시피 학교가 바빠요. 학사일정도 빡빡하고 아이들이 공부도 해야 하니까 학교폭력 예방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교육을 운영하는 방식과 같이 세부적인 사항은 학교 여건에 따라 재량에 맡기고 있어요. 그래서 여건이 안 되는 곳은 어쩔 수 없이 전체 학생을 모아서 진행하는 강당 교육이나 방송강의로 대체하는 곳도 있어요. 운영상의 효율과 효과 사이에 딜레마가 생기는 거죠. 그렇지만 학교폭력은 문제가 일어나기 전에 예방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조금 더 효과적인 교육에 대해 고민해 봤으면 해요.”
 
▲ 푸른나무재단 관계자들은 학교폭력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카이데일리
 
김 팀장은 최근 학교폭력에 대해 엄벌주의라는 키워드만 강조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하지 않는 점과 학교폭력 피해 학생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내비쳤다.
 
“올해 4월에 정부에서 학교폭력 종합 대책을 내놨어요. 피해 학생의 회복이나 보호에 대한 정책도 많이 있었지만 가해 학생에 대한 엄벌주의적 내용이 더 주목받더라고요. 그런데 학교폭력 예방법 자체가 학교폭력의 회복·보호 또는 교육적인 면에 대해 만들어진 법인데 엄벌주의에 집중하는 감이 있어요. 피해 학생 보호에 더 관심을 뒀으면 좋겠어요.”
 
“재단 입장에서는 엄벌주의라는 단어가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가해 학생에 대한 선도나 처벌이 강화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동의해요. 처벌이 강해지면 학생들도 경각심을 가질 테니까요. 그런데 정책적으로 생활기록부나 대학교 입시 반영 같은 것들을 내세웠거든요. 그러면 대학을 목표로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별 실효성이 없어요. 가해 학생에 대한 선도나 처벌에 대해 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해요.”
 
마지막으로 학교폭력과 관련해서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김 팀장과 윤 주임 모두 학교폭력을 당하거나 목격했을 때 주변에 알리고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교폭력에 대해 알리거나 도움을 청하는 행위를 흔히 꼰지른다, 이른다고 생각해서 잘못됐다고 인식하잖아요. 학생이 문제가 있으면 주위 어른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당연한 건데 사회적 인식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학교폭력은 혼자 해결할 수 없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요.”
 
“재단에서 강조하는 말 중에 ‘침묵이 없으면 폭력도 없다’가 있어요. 저희가 예방교육을 할 때도 지켜보는 사람의 역할을 강조해요. 지켜보기만 해서는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없고 오히려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학교폭력을 목격한 학생 또는 일반 시민이 어떤 방식으로든 누군가에게 알려서 도움을 청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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