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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잣돈과 잔고’만 밝힌 채 “믿어 달라”고만 읍소하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0억 원 코인 투자’ 발발 나흘 만에 사과했다. 뒤늦은 해명으로 나섰지만, 오락가락 설명에 의혹은 일파만파 퍼져가는데도 덮어놓고 ‘믿어 달라’고만 한다.
그는 2016년부터 코인 투자를 했으며 투자 원금은 주식 매도 대금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2021년 LG디스플레이 주식을 매도한 9억여 원은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재산도 없는 그가 수억 원에 달하는 코인 투자금에 탈법·불법이 없다는 소리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위믹스 코인 80만여 개를 보유했다가 지난해 2~3월 모두 찾아간 것이 의혹의 골자인데, 해당 금액을 두고 일각에서는 100억 원대를 이야기한다. 거래실명제 직전에 인출한 데다 자금의 출처와 인출 이후의 자금 행방도 묘연하다.
무수저·지방대 로스쿨 변호사 등을 자처하며 서민과 중산층 편에 서겠다는 포부 하나로 30대에 금뺏지를 단 젊은이가 알고 보니 코인과 주식으로 수십억대 수익을 올린 상위 1% 슈퍼리치인 데다, 재산은 15억 원이라 거짓신고를 한 것이다. 24시간 돌아가는 코인 투기판에 그것도 하루 아침에 쪽박을 찰지도 모르는 김치코인에 전재산에 상응하는 10억 원 가까이를 몰방한 채 국정을 운영했다니 고민정 의원이 앞장서서 운운할 정도로 상대적 박탈감의 파장은 커 보인다.
격분의 가운데에는 그의 ‘가난 코스프레’가 있다. 서민들의 눈과 귀를 철저하게 가리고 기만한 것이다. 구멍 난 운동화를 신고 “매일 라면만 먹는다” 고 밝힌 김 의원의 ‘가난 코스프레’는 이번 논란과 함께 재조명됐다. 소개팅 콘셉트의 유튜브 채널에서 미혼인 김 의원은 과거 “매일 라면만 먹는다. 그렇게 먹은 지 7~8년 된 것 같다”며 “거의 하루에 한 끼도 못 먹을 때가 많다”고 밝혔고 ‘까르보나라’를 주문하며 ‘까르보나’라고 발언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코인으로 자산만 60억 원 이상 불린 것으로 추정된 지난해에만 해도 지지자들에게 후원금을 호소하며 “국회의원이라고 호텔에 가서 잔 적이 없다. 저렴하고 깨끗한 모텔 이용한다. 작년 지방 선거 부산 지원 유세 때는 방 두 개 안 빌리고, 모텔에서 보좌진이랑 셋이서 잤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궁색함을 스스로 까발렸다.
2020년 이른바 ‘조국 사태’로 나라가 양분됐을 당시 김 의원은 “매일 조국 교수를 위해 기도한다”며 그에 대한 검찰의 과잉 수사를 다룬 조국백서 필자로 주요 언론에 대서특필 되며 정치 신인으로 발돋움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로 이렇다 할 입지가 없는 그가 조국 사태에 이슈 파이트를 하면서 21대 총선에서 문재인·조국 키즈의 대표 얼굴이 된 것이다.
정치입문 전후 소박하고 서민적인 삶을 강조하면서도 민주당에서 밀어붙인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을 완성하겠다며 친이재명계에 줄을 댔고,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보수 우파를 ‘기득권’으로 단정짓고 앞장서서 비판해 왔다. 이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내로남불의 전형 ‘조국대전 시즌2’가 새로 열리는 국면으로, 조국수호대 출신다운 업적이다.
의혹이 처음 터진 당시에도 그는 ‘검찰 공작’ ‘이준석은 왜 안 터냐’ ‘한동훈의 작품’ ‘김건희 여사의 3만 원 슬리퍼’ 등 운운하며 물타기 전략을 썼고 재차 자신은 가난하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해명에 여당에 이어 야당까지 등을 돌렸다. 민주당 중진 조응천 의원은 “잡코인에 10억을 때려 박아?”라고 되물었고, 지도부 송갑석 의원은 “탈법·불법이 없다고 당당할 일이 아니다. 부끄러워하고 반성하고 사과할 일”이라고 꾸짖었다. 김 의원은 사과했으니, 책임지고 자금 출처와 코인 거래내역을 모두 공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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