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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경복궁관리소(소장 원성규)가 오는 6월 6일까지 2주간 ‘장고’를 개방한다. 경복궁은 1년에 한 차례, 기간을 정해두고 장고를 개방했는데 이번 행사는 코로나 여파로 인해 3년 만에 여는 것이다.
장고(醬庫)란 궁궐에서 장을 보관하던 장독대를 일컫는다. 화학조미료가 없던 시절 우리네 조상은 전통 장으로 음식 맛을 냈다.
궁중에서도 된장, 간장, 고추장, 막장, 청국장과 같은 익숙한 장에서부터 등겨장, 빡빡장 같은 낯선 이름의 장을 해마다 담가 요리에 이용했다. 장고는 궁중음식을 가장 밑에서 떠받치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임금님 상에 올라갈 것들이므로 장고는 철저한 보안 속에 유지 관리됐다. 이에 장고 전담 상궁을 따로 두었는데 장꼬마마(醬庫媽媽)라 하여 장고 옆에 집을 짓고 장을 지키도록 했다.
장고가 있는 곳은 경복궁 향원정 서쪽 구역이다. 궁궐의 장독대인 만큼 여염집과는 규모부터가 다르다. 또한 장을 뜨기 좋도록 장독 자리를 계단식으로 배치했다. 장독만 아니라면 공연장이라고 해도 믿길 정도다.
눈에 띄는 것은 장의 종류에 따라 용기의 크기를 달리했다는 점이다. 커다란 독에는 간장을 보관했고, 항아리에는 젓갈을, 가장 작은 단지에는 된장을 보관했다. 경복궁 장고에 간장독만 50개가 넘었다고 하니 다른 용기는 헤아릴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경복궁 장고는 2005년 복원 이후 현재에 이르도록 전국에서 장독을 수집하고 있다. 각지에서 모이다 보니 그 모양새도 제각각이다. 배가 불룩한 것, 땅딸한 것, 날렵한 것,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독, 메마른 질감의 독…
관람객은 안내판을 통해 전통 장의 재료, 도구의 정보를 알 수 있으며 궁중음식 체험 지도사와 함께 궁중 식생활 문화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눌 수 있다. 경복궁 장고는 휴궁일인 30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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